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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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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2일째,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세월호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이 13일째인데도 여당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했고, 경찰은 '집회 해산'만 다그쳤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시민들에게 '광화문 국민 휴가'에 동참해달라고 호소했다.   

26일 세월호 유가족의 단식이 진행중인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김병권 세월호 가족대책위원장은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광화문광장에서, 국회에서 단식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전략) 수사권과 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되는 그날까지 국회에서 광화문광장에서 끝까지 있겠습니다. 국민 여러분께서 함께해주십시오. 우리 가족들이 외롭지 않게 혼자 있다고 느끼지 않게 함께해주십시오. 세월호는 더 이상 우리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저희가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지 못하면 제2, 제3의 세월호가 계속될 것입니다.

휴가기간에 광화문광장에 모여주십시오.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밝히기 위한 광화문 국민 휴가에 동참해주십시오. 국민 여러분이 우리의 가족이 되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되는 그날까지 광화문광장에서 여러분들을 기다리겠습니다."

이제 휴가철이지만 그동안 보내줬던 응원을 거두지 말아달라는 호소다. 김 위원장은 "누구는 '이제 산 사람은 살아야 하니 잊는 게 좋겠다'고 하지만 잊혀지지 않는 걸 잊을 순 없다"며 그동안 시민들이 보내준 위로와 성원에 깊은 감사를 나타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발언하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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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족, 첫날부터 단식 수십 일 한 상태... 의사도 못 말려"

단식 중인 유가족의 건강을 살펴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의사 최규진씨는 "세월호 유가족들은 단식 첫날 혈압·맥박·혈당 등을 재봤는데 이분들은 단식을 수십 일째 한 분들처럼 수치가 좋지 않았다"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단식을 말리는데, 내가 말리니까 아예 진료를 안 받으시는 분도 있다, 항상 '오늘은 어떤 분이 쓰러질까' 초조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최씨는 "정말 죽을 때까지 단식할 것 같아서 너무 걱정"이라며 "나는 이분들을 더 이상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시민들이 함께 나서서 하루라도 빨리 수사권·기소권이 보장된 특별법이 제정되도록 만드는 게 단식 중인 유가족들을 살리는 길이라는 호소였다.

박주민 세월호가족대책위 변호인은, 유가족이 요구하는 특별법을 '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다'고 반대하는 여당의 주장에 "대한민국 모든 변호사가 모인 대한변호사협회가 만든 법안을 무시하는,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 반박했다.

박 변호사는 하루 전 광주지법 목포지원에서 실시한 증거보전절차에서 세월호에서 인양된 노트북PC의 파일 중 '국정원 지적사항'이라는 문건이 나왔다는 사실을 상기시켰다(관련기사 : "세월호 구입, 증개축에 국정원 개입").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발언을 경청하는 참석자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에서 발언을 경청하는 참석자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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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변호사는 "국정원이 해명하면서 '보안측정'을 한 적이 있다고 했지만 보안측정 시기는 3월이고 이 문건이 작성된 건 2월 27일이어서 서로 아무런 관련이 없는 내용"이라고 지적하면서 "국정원과 세월호는 어떤 관계인지, 국정원과 유병언은 어떤 관계인지 반드시 밝혀야 하는 상황이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시작된 집회에는 1000여 명이 모였다. 광화문광장에 경찰 수백 명을 배치하고 세종문화회관 앞과 KT 앞 도로가에 경찰버스 수십 대를 배치한 경찰은 오후 8시부터 '미신고 불법집회를 해산하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시민들은 경찰의 해산경고가 나올 때마다 함성으로 받아쳤다. 그러나 더 이상 집회를 이어가지 않고 오후 8시 30분경 해산했다.

한편 이날 집회에선 자신을 '태백시민'이라고 밝힌 한 여성이 자신이 출퇴근길에 틈틈이 받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촉구 서명 1180명분을 유가족에 전달하기도 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 도중인 오후 8시부터 경찰이 해산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인력을 증원하자 집회 참석자들이 경찰 앞에 '촛불벽'을 만들고 있다.
 2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수사권, 기소권 있는 진상규명 특별법 촉구 국민촛불' 도중인 오후 8시부터 경찰이 해산경고방송을 내보내고 인력을 증원하자 집회 참석자들이 경찰 앞에 '촛불벽'을 만들고 있다.
ⓒ 안홍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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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세월호, #유가족, #단식, #특별법, #국민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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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상근기자. 평화를 만들어 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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