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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6월 13일 부산 북구 화명동에서 세월호 참사 추모문화재가 있은 후 화명동의 촛불은 매주 목요일로 전환되었습니다.

매주 목요일 오후 7시가 되면 한 명 두 명 낯선이들이 모여 촛불을 들었습니다. 자칭 타칭 화명촛불지킴이로 불리는 황기철씨는 서명을 위한 가판대을 설치하고 화명촛불을 꺼트리지 않기 위한 준비를 하였습니다. 화명촛불로 알게된 이들은 이제는 서로 눈인사를 합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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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4일 화명목요촛불도 '세월호 참사 100일 추모집회'를 조촐하게나마 가졌습니다. 10명 이내로 모였던 화명촛불은 이날 30여 명이 모였습니다. 화명촛불지킴이 황기철씨의 여는 말로 추모집회를 시작하였다.

"세월호 참사 100일입니다. 하지만 아직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고 아직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직도 물속에는 희생자들이 있습니다. 아무것도 해결된 것도 없습니다. 단 하나 변하지 않은 것은 무능하고 부패한 정부의 조작 질입니다. 정부이기를 포기하니 결국 유가족이 나서고  국민이 나서야 하는 어처구니 없는 100일을 맞이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현장
 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현장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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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현장
 세월호 참사 100일 화명목요촛불 추모집회 현장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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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의 '세월호 100일 영상'을 함께 보며 구조의 골든타임을 어떻게 놓쳤는지, 해경과 정부의 어처구니 없는 대응을 다시 확인하는 시간은 여전히 안타깝고 답답하였습니다.

화명촛불시민 한 분이 100일을 맞는 답답하고 슬픈 마음을 담은 글을 읽었습니다. 곧이어 송경동 시인의 '이 세상에서 가자 슬픈 수학여행을 떠난 아이들에게'을 또 다른 분이 낭독하였습니다.

세월호에서 희생된 고 박수현군의 추모영상인 '수현이의 버킷리스트'를 보며 참아왔던 눈시울이 뜨거워졌습니다. 

▲ 화명목요촛불시민의 합창
ⓒ 송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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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달그림자 물결위에 차고~~~" 함께 노래도 불렀습니다. 사회의 제대로 된 등대로 어둠 속에서 방향을 잡아주지 못한 어른들의 미안한 마음을 답아 등대지기를 불렀습니다.

"안녕 귀여운 내 친구야, 멀리 뱃고동이 울리면 네가 울어주렴 아주도 모르게 모두가 잠든 밤에 혼자서~~~" 어둠 속 세월호에 갇힌 이들을 생각하며 많이 울었습니다.

내 아이만 지켜서는 내 아이을 살릴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한 세월호 참사입니다. 다른 아이도 지켜야 내 아이도 지켜진다는 것을 알게한 세월호 참사입니다.

내 아이만 행복해서는 행복한 세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다른 아이들이 함께 행복할 때 행복한 세사이 된다는 것을 세월호 참사는 가르쳤습니다. 유가족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아이들의 등대지기를 자처하기 위한 약속으로 이날을 함께 하였습니다.

추모집회 말미에는 민권연대에서 준비해온 판위에 들었던 촛불을 놓았다. 4월16일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들었던 촛불이 글이 되었다.
 추모집회 말미에는 민권연대에서 준비해온 판위에 들었던 촛불을 놓았다. 4월16일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들었던 촛불이 글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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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지 않겠습니다. 4.16
 잊지 않겠습니다. 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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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살인자는 곳곳에 있다.

우리들 구해줄 영웅은 없다.
과거에도 미래에도 없었다.
그날도 없었다.

각자 살아남아야 하는 세상
두려운 세상

희망이란 지팡이로 힘겹지만
오늘도 살아남는다.

아이히만은 우리곁에 있다.
살인자는 곳곳에 있다.

내 아이만 지켜서는 내 아이만 살릴수 없다.
다른아이도 함께 지켜야 내 아이를 살릴수 있다.



태그:#화명목요촛불, #황기철, #촛불지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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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폐지, 헌옷, 고물 수거 중 하루하루 살아남기. 콜포비아(전화공포증)이 있음. 자비로 2018년 9월「시(詩)가 있는 교실 시(時)가 없는 학교」 출간했음, 2018년 1학기동안 물리기간제교사와 학생들의 소소한 이야기임, 책은 출판사 사정으로 절판되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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