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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25일 오전 9시, 사당2동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노회찬 정의당 후보가 25일 오전 9시, 사당2동투표소에서 사전투표를 진행했다.
ⓒ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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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명확한 사실은 제가 나경원 후보에 한 표 앞서 있다. 왜냐하면, 나는 방금 투표했지만 나 후보는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다." 

'진보의 입심'다웠다. 7·30 재보궐 선거의 사전투표 첫날인 25일, 사당2동 투표소에서 한 표를 행사한 노회찬 정의당 서울 동작을 후보는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의 '약한 고리'를 파고들었다. 나 후보의 전략공천이 늦어지면서 주소지 이전을 못 해 그에게 투표권이 없다는 사실을 의도적으로 상기시킨 것이다. 

노 후보는 "기동민 후보의 당부대로 이 선거가 집권 여당의 무능을 심판해서 반드시 승리해야겠다는 무한한 사명감과 책임감,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라며 "꼭 이겨 달라는 주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자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후보 단일화를 촉구했던 제 제안이 시발점이 돼서 마치 나비효과처럼 수도권의 야권 부진을 만회하는 판세로 변화시킬 줄은 저도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와 노 후보의 단일화가 나 후보 독주 판세를 바꿀 수 있을까? 동작을 주민들의 얘기는 엇갈렸다. 

"단일화는 정의로운 일... 박빙 대결 될 것" 

일단 일부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필요했고, 그것이 선거 판세를 바꿀 수도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사당 1동에서 사전투표를 한 강윤희(34·여)씨는 "국민 여론을 반영한 단일화다,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라며 "(단일화가) 판세에 영향을 미쳐서 박빙의 대결이 될 것 같다"라고 내다봤다. 이순배(49·여·사당 2동)씨도 "단일화를 안 하면 (야당이) 질 게 뻔한데 단일화를 하는 건 당연하다"라며 "만만찮은 선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단일화 방식을 비판하면서도 단일화로 여권을 심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안경희(37·여·사당1동)씨는 "단일화 방식은 별로였다, 결과적으로 나눠먹기식이었다"라면서도 "한쪽이 양보한 모습을 보였으니 어쨌든 잘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아무개(44·여)씨는 "안 될 사람은 빨리 그만두는 것이 낫지 않느냐"라며 "야권 단일화는 여당 심판을 위해서라도 매우 잘 된 것이다"라고 평했다. 출근 전 투표소에 찾아온 김아무개(68·남)씨도 "현 정권을 심판해야 하기 때문에 이번 단일화는 정의로운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한 주민은 "야합과 거짓만 남은 선거"라는 여당의 비판 공세가 지극히 여당의 이익을 위한 것이라 일축하기도 했다. 당당하게 사전투표에서 노회찬 후보를 찍었다고 밝힌 조아무개(60·여성)씨는 "단일화를 두고 한 비판은 여태껏 새정치민주연합이든 새누리당이든 다 하지 않았나"라며 "지금은 국민을 위한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단일화가 절실히 필요한 상황이었다"라고 말했다.

"단일화해도 판세에 영향은 없을 것"

기동민 후보가 사퇴한 다음날 이수역 11번 출구 부근에 걸린 현수막
 기동민 후보가 사퇴한 다음날 이수역 11번 출구 부근에 걸린 현수막
ⓒ 김현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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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민 후보가 사퇴를 선언한 다음 날인 이날 이수역에는 '노회찬-기동민 단일화 성사! 야권 단일후보, 기호4번 노회찬'이라 쓰인 현수막이 걸렸다. 하지만 이렇게 빠르게 진행된 단일화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주민들도 있었다. 이들은 단일화가 뜬금없고 선거 판세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당 1동 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하고 나온 김선용(27·남)씨는 기동민 후보와 노회찬 후보의 단일화를 향해 "뜬금없다"라며 "단일화해도 판세에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투표를 마치고 휴가를 간다는 임아무개(38·여·사당2동)씨는 "단일화에 별고 관심 없다"라며 "결과가 뻔히 보이지 않나? 나경원 후보가 무난히 승리할 거라 본다"라고 답했다. 여자 친구와 함께 투표한 안아무개(30·남)씨도 "시간을 끌다가 단일화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새누리당이 승리를 거머쥘 것"이라고 말했다.

일부 주민들은 단일화 과정에서 당 대 당 협의도, 정책적 협의도 없이 오직 '정권 심판론'에만 매달렸다고 지적했다. 나경원 후보를 찍었다는 백발의 60대 노신사는 "정책을 논의하지도 않은 야권의 후보 단일화는 그야말로 정치실종이다"라며 "저 짓을 하고 있기 때문에 나경원 후보가 볼 것도 없이 이긴다"라고 주장했다.

투표를 막 마치고 나온 안아무개(47·남성)씨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이곳을 시작으로 다른 곳까지 단일화가 이뤄지지 않았나?"라며 "후보로 나왔으면 끝까지 완주해야 하는데 이는 새누리당 말대로 정치적 뒷거래다"라고 단일화를 비판했다.

심지어는 야당 지지자가 여당을 지지한 경우도 있었다. "내 이름 나가도 된다"라고 했던 백승진(53·남성)씨는 "단일화가 안 되면 사퇴하겠다는 노회찬 후보가 결국 '단일후보'란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재개했다"며 "결코 혁신을 기대할 수 없는 노 후보에게 실망해 나경원 후보를 찍었다"고 말했다.

한편, 사당동 사전투표소에서 안내를 맡은 김아무개(36, 남)씨에게 사전투표 첫날의 분위기를 묻자 "60대 이상 남성분들이 가장 많이 오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김씨는 "사람들이 투표소 나오면서 이런저런 이야기 많이 하는데 아무래도 나경원 후보의 이야기가 많다"라며 "아무래도 사전 투표를 포함해서 이른 시간에 미리 투표하시는 분들은 보수성향의 분들이 많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김현우, 정민경 기자는 오마이뉴스 제20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재보궐선거, #동작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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