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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 원장 건너편으로 국과수 슬로건인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이라는 글귀가 벽에 걸려 있다.
▲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 서중석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 원장이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국과수 서울연구소 대강당에서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으로 추정되는 변사체의 정밀부검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서 원장 건너편으로 국과수 슬로건인 '진실을 밝히는 과학의 힘'이라는 글귀가 벽에 걸려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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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사망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가운데, 유 전 회장이 저체온증으로 사망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강신몽 가톨릭대 법의학과 교수는 25일 국과수 서울과학수사연구소에서 열린 '유병언 추정 변사체 감정 결과' 브리핑에 참석해 "부검으로 사인을 밝히지 못했기 때문에, 시신이 발견된 현장의 사진을 근거로 사인을 추정해볼 수도 있다"며 "그런 전제하에서 (유 전 회장의 변사체가 발견된 곳은) 저체온사에 아주 합당한 현장"이라고 말했다.

강 교수는 ▲ 유 전 회장이 변사체로 발견된 현장에서 사망했다 ▲ 사진 속 현장의 시신이 훼손되지 않았다를 전제로 저체온증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추정했다.

말려 올라간 옷, 벗겨진 양말... "저체온으로 죽어갈 때의 현상"

우선 그는 사진 속 시신의 옷 단추가 풀어헤쳐져 상체 위쪽으로 말려서 올라가 있거나 신발과 양말이 벗겨져 있는 것이 '이상탈의 현상'이라고 설명하며 "사람이 체온이 떨어져 죽어갈 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보통 저체온증이 사인일 경우 근처에 옷이나 양말이 여기저기 널려있을 수 있다"며 "심지어 옷을 다 벗는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저체온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현장 환경도 추정 근거로 제시했다. 그는 "사망 추정 시기가 5월 말~6월 초일 경우 야간에 기온이 급격히 하강할 뿐 아니라 비에 옷이 젖어 체온이 떨어질 수 있다"며 "(유 전 회장이) 노령의 상태라는 걸 고려하면 저온에 노출돼 사망에 이르렀다는 추정을 한번 해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시체를 부검해서만 사인을 밝힌다고 생각하는 게 우리나라의 맹점이다, 그 사람의 행적이나 현장 또한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다"면서 "앞으로 수사기관과 국과수가 현장 정밀 감정으로 사인을 밝혀내는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국과수 브리핑에 참석한 법의학 전문가들도 강 교수의 의견에 대체로 동의하는 분위기였다.

서중석 국과수 원장은 "변사체가 발견된 장소가 산이기 때문에 저체온에 따른 사망 가능성을 아예 배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이숭덕 서울대 교수는 "아직 여러 가지 정황이나 그 사람의 행적을 두고는 밝혀진 게 없으므로 이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수사가 계속 진행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태그:#유병언, #국과수, #세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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