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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대체: 25일 오후 3시 49분]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후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종합평가 적용 시기 1년 연기 등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조희연 교육감 자사고 정책 발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후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종합평가 적용 시기 1년 연기 등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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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의 선택은 자율형 사립고(자사고) 고사 작전이다.

조희연 교육감은 25일 낮 서울시교육청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정책 전환을 1년 미루기로 했다. 당초 내달 13일까지 2010년에 설립된 자사고 14곳에 대한 재지정 취소 결과를 내놓고, 2015년부터 적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자사고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10월까지 새로운 종합평가를 실시한 뒤 그 결과를 2016년에 적용하기로 했다.

자사고는 당장의 폐지는 면했지만 큰 어려움에 직면한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은 "국회에서 법 개정을 통해 자사고 제도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합당한 방식이지만, 당장 그것이 어렵다면 자사고를 최대한 엄격하고 철저하게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우수학생 선발권 등 자사고에 주어진 혜택을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자사고 고사 작전으로, 자사고 생존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자사고 고사 작전은 성공할까?

당초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전면 취소 쪽에 무게를 뒀다. 조희연 교육감은 "평가 대상 14개 자사고의 전면 취소를 심각하게 고민했다"면서 "2015년 전형일정에 차질이 생기면, 자사고 입시를 준비했던 학생·학부모에게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조희연 교육감은 "신중의 신중을 거듭했다"면 고충을 털어놓았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의 공정성 논란도 입장 선회의 원인이다. 문용린 전임 교육감 때인 지난 6월에 끝난 1차 평가에서는 14개 자사고 모두 재지정이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하지만 조희연 교육감 취임 이후 실시된 2차 평가(공교육 영향 평가) 시뮬레이션 결과, 14곳 모두 지정 취소 의견이 나왔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후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종합평가 적용 시기 1년 연기 등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 조희연 교육감 자사고 정책 발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25일 오후 교육청 브리핑실에서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종합평가 적용 시기 1년 연기 등 관련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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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교육감은 "1차 평가는 재지정 취소 사유에 해당하는 학교를 걸러내지 못했다"면서 "공교육 영향 평가는 자사고가 원래의 목적대로 운영되고 있는지 평가하기 위한 가장 적절한 지표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러 가지 의견 있기 때문에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혔다. 교육청은 새로운 종합평가 지표를 만들어 10월까지 평가 결과를 발표하기로 했다.

종합평가 역시 자사고에 유리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조희연 교육감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는데, 자사고 정책의 전면적인 전환과 대대적인 지정 취소 의견이 많았다"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이 한길리서치에 의뢰해 18~19일 이뤄진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 1000명 중 60.7%가 자사고의 일반고 전환에 찬성했다. 반대는 22.9%에 불과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자사고 특혜 축소를 강조했다. 2016학년 입시전형부터 자사고의 면접권을 박탈하는 방안을 교육부와 상의하겠다고 밝혔다. 2014년 전형 때까지는 중학교 성적 상위 50% 이내 학생만 자사고에 지원할 수 있었고, 2015년 전형에서는 지원자의 성적 제한을 폐지하는 대신 학교에 면접권이 부여된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존 입학전형에 따르면, 자사고가 성적 우수학생 또는 자기주도학습 능력과 인성이 우수한 학생을 선점함으로써 일반고에 상대적인 박탈감을 줬다"고 지적했다. 자사고 전입 시기를 제한해, 자사고의 일반고 학생 빼가기도 방지할 예정이다.

서울시교육청의 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우수한 면학분위기를 강조하는 자사고의 강점이 사라진다. 일반고보다 학비가 3배가량 비싼 자사고는 학부모의 외면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김용복 배재고 교장(서울자사고교장협의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자사고를 고사시키기 위한 고도의 전술이 나왔다, 당혹스럽고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자사고 학부모 2500여명 모여... "자사고만 죽이려하지 말라"

서울시내 25개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자사고 교장들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 나선 자사고 학부모들 서울시내 25개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집회에는 자사고 교장들도 참석해 지지 발언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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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25개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자사고 교장들이 연단에 올라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 자사고 학부모 시위 격려하는 교장들 서울시내 25개 자율형 사립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 보신각앞에서 '자사고 폐지' 규탄 시위를 벌이는 가운데, 자사고 교장들이 연단에 올라 지지발언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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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자사고 학부모들은 자사고 폐지 반대 집회를 열고 조희연 교육감을 압박했다. 이날 오전 학부모 2500여명이 서울 종로구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양순지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장은 "자사고만 공개 체벌하는 조희연 교육감의 자사고 폐지 정책을 규탄한다"면서 "자사고만 죽이려들지 말고 일반고를 포함한 모든 학교들이 상생할 수 있는 교육적인 정책을 모색하라"고 요구했다.

보인고 학부모 최아무개씨는 "자사고 폐지는 일반고 정상화가 선행된 후에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일반고에서는 아이가 자도 내버려두는 식이다, 일반고에서는 5년 단위로 순환 근무가 이루어지고 정년이 보장되기 때문에 열의 있는 교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주장했다.

숭문고 학부모 김아무개씨는 "큰 아이는 일반고에, 작은 아이는 자사고에 보냈는데 교육의 질적 차이를 확연히 느꼈다"면서 "자사고는 교사의 열의도, 학교 프로그램도 일반고와 다르다, 특히 자사고는 프로그램 검토에 학부모도 참여할 수 있어 만족도가 높다"고 전했다.

일반고의 3배에 이르는 학비 부담을 두고, 보인고 학부모 지아무개씨는 "자녀를 자사고에 보내면 학교에서 자녀를 제대로 관리하기 때문에 학원을 따로 보내지 않아도 된다"면서 "대치동 학원의 한 달 학원비가 50만 원을 넘는 것을 감안하면 자사고 학비는 저렴하다"고 말했다.

조희연 교육감은 기자회견에서 "자사고 학부모의 충정을 이해한다, 현재의 대학 입시 체제 하에서 모두가 피해자이고 정책 전환에 따른 과도기적인 피해가 여러 주체에게 불균등하게 배분되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큰 틀에서 자사고 전환 정책을 받아들여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태그:#자사고 폐지 1년 미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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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법조팀 기자입니다. 제가 쓰는 한 문장 한 문장이 우리 사회를 행복하게 만드는 데에 필요한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바랍니다. 댓글이나 페이스북 등으로 소통하고자 합니다. 언제든지 연락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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