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온 <렛미인4>는 외모로 상처받는 이들에게 의료적 도움을 줘 희망을 주고자 하는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이번 시즌은 특히 고비용에 위험한 수술인 부정교합 치료가 여럿 있었다. 식사가 힘들 정도의 부정교합으로 고통받는 '렛미인'들은 프로그램에서 새 삶을 얻고 돌아갔다.

하지만 24일 방송된 9회 '가상세계에 갇힌 여자' 편은 평소보다 더 드라마틱했다. 이날 렛미인으로 선정된 '삐뚤어진 블로거' 손미혜는 렛미인으로 선정됐지만, 하나뿐인 딸을 맡길 데가 없어 희망의 끈을 놓았다. 그래서 자동적으로 탈락자 'SNS 중독녀' 엄다희가 닥터스의 도움을 받았다. 엄다희는 셀카 덕분에 SNS에서 '여신'으로 불렸지만, 보정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그의 모습은 많이 달랐다.

다이어트 지원금 2천만원...손미혜가 딸과 함께 치료받게 할 수는 없었나

 스토리온 <렛미인4> 렛미인을 포기한 손미혜.

스토리온 <렛미인4> 렛미인을 포기한 손미혜. ⓒ 스토리온


이날 도움이 절실한 사람은 엄다희보다 손미혜로 보였다. 손미혜는 부정교합과 삐뚤어진 얼굴로 취업이 힘든 상태였고, 하나뿐인 딸을 키워내기도 버거워보였다. 닥터스도 그 사실을 인지하고 있었고 손미혜를 렛미인에 선정했다. 하지만 손미혜는 "나 혼자 잘되겠다고 딸에게 더 고통을 줄 수 없다"며 떠났다.

이런 사연에 제작진이 조금 더 신경을 써줄 수 없었는지 의문이 들었다. 엄다희에게 지원한 2천만 원의 다이어트 지원금으로 손미혜가 딸과 함께 지내며 도움을 받게 할 수는 없었던 걸까. 또 비만을 제외하고 외모적으로 문제가 없었던 엄다희가 2천만 원의 거금을 들여 고통의 다이어트를 할 이유가 있었을까. 물론 건강상의 이유로 체중감량은 필요하지만 엄다희가 어린만큼 천천히 다이어트를 할 수도 있었다.

자신감 상실의 원인이 비만?...효민같은 몸매만이 나이스한 걸까

 스토리온 <렛미인4> 8대 렛미인 'SNS 여신' 엄다희.

스토리온 <렛미인4> 8대 렛미인 'SNS 여신' 엄다희. ⓒ 스토리온


엄다희가 자신감을 상실한 이유는 그의 외모가 한국인들의 사회적인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은 이유에 있는 듯하다. 그는 쌍커풀 큰 눈에 오똑한 코를 가졌지만, 몸매만큼은 세상 사람들이 날씬하다는 기준에 부합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심각한 초고도 비만이라고 볼 수도 없었다. 어찌보면 가상세계에 빠진 것 외에는 그저 평범했던 것이다.

그런 엄다희에게 시급했던 건 다이어트보다 심리학적인 상담으로 보인다. 그가 진짜 자신감을 상실하게 된 이유가 뭔지, 언제부터 포토샵을 통해 보정한 얼굴로 가상 세계에서 사랑받는 데 중독된 것인지를 분석해 볼 필요가 있었다. 그가 지금은 다이어트로 자신감을 회복하고 행복을 찾았지만, 진짜 원인이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면 다시 살이 찌는 경우 더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지도 모른다.

엄다희는 87일만에 31kg을 감량했다. 오히려 급격한 체중감량에 너무 무리한 다이어트로 고통을 가중한 것은 아닐까. 물론 전문가의 조언도 있었고 의료적 도움도 있었지만, 엄다희가 "운동을 하지 않겠다"며 방문을 걸어잠그는 장면이나 눈물을 흘리며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은 안타까웠다.

결과적으로 <렛미인4>가 엄다희에게 큰 도움을 줬지만 이번 방송은 프로그램의 제작의도에서 벗어난 것은 아닌가 싶다. 외모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유한다더니, 사회적인 미의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자신감을 상실한 이들을 틀에 맞추려고 하는 듯 했다.

티아라 효민이 '나이스 바디'(Nice Body)라는 곡에서도 얘기하듯 한국 여자들은 날씬하고 말라야 '나이스하다'는 시선이 원인이 된 것은 아닐까. 뚱뚱할수록 미인이라고 생각하는 나라도 있듯 관점은 다를 수 있는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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