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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에서 밝혔듯이 인간실격패 게스트하우스에서는 현재 패배자들을 대상으로한 이벤트를 진행중에 있다. 이혼, 자퇴, 퇴사, 사퇴, 사직, 부도, 탈영, 탈출, 이별, 포기 등등 갖가지 실패를 겪고 한 달 이내의 사람에게 입실료를 받지 않겠다는 것이다. 겉으로 패배자 이벤트라고 명명했지만, 실은 그것은 패배가 아니라 선택임을 말해주고 싶었던 것이 가장 큰 취지였다. (관련기사: 이혼, 실연, 퇴사... 이들은 숙박비 무료!)

패배자들을 일으켜주는 내 나름의 복지사업이다.
▲ 인간실격패의 패배자 이벤트 패배자들을 일으켜주는 내 나름의 복지사업이다.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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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어제 7·30 재보선 선거에서 동작을에 출마한 새정치연합의 기동민 후보가 정의당 노회찬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해 후보직을 사퇴했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이유도 있었겠지만 여론조사나 대의원선거 같은 절차 없이 단일화를 위해 양보하는 모습은 기분좋은 낯선 풍경이었다.

거기에 어떤 정략적인 의도가 있고 암묵적인 합의가 있었는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단, 유권자의 입장에서 봤을때 그런대로 유쾌한 드라마를 지닌 단일화의 모습이었던 것이다. (선거초기 전략공천 문제로 인한 갈등이 드라마적 요소를 깊게 하는데 한몫 하기도 했다.)

정치도 하나의 드라마다. 지더라도 멋있게 져야 더 큰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법이다.
▲ 기동민 전 후보에게 쓴 편지 전문 정치도 하나의 드라마다. 지더라도 멋있게 져야 더 큰 선거를 이길 수 있는 법이다.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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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 사퇴한 기동민 전후보에게 게스트하우스 인간실격패 대표의 이름으로 편지를 썼다. 용기있는 사퇴에 대한 격려와 함께 게스트하우스 무료숙박권을 동봉해서 말이다. 물론 이 무료숙박권을 들고 방문할 지에 여부는 기후보가 알아서 판단할 부분이다. 어쩌면 보는 관점에 따라 다소 무례해보일 수도 있는 이러한 서신을 띄우는 것은 멋있는 패배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다. 언제나 승리한 사람은 소수이고 패배한 사람은 다수다.

또한 모든 이야기의 중심은 승리한 사람에게만 맞춰져 있다. 이제는 바뀌어야 한다. 패배한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야 한다. 당당히 또 멋있게 패배할 수 있어야 멈추지 않고 도전할 수 있는 법이다.

많은이들이 죽어라 노력해서 정상의 자리에 올라가려 애를 쓴다. 막상 정상에 올라가고 나서는거기서 내려오는 법에 대해서는 거의 알지를 못한다. 비행기 조종사들은 한결같이 비행에서 가장 어려운 점을 착륙으로 꼽는다.

더 큰 존재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갖가지 시행착오를 필수적으로 겪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니 우리 패배를 두려워하지 말고 도전하도록 하자. 모든 실패는 경험이라는 귀중한 자산을 손에 얻는 것이므로 남는장사임을 잊지 말라. 인간실격패는 당신의 유쾌하고 발랄한 실패를 응원한다.

필자는 현재 3년내리 개그맨 공채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 개그맨 시험장에서의 모습 필자는 현재 3년내리 개그맨 공채시험에 응시하고 있다.
ⓒ 강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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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패배자 이벤트는 아무에게 덥석 공짜로 재워주는 것은 아니오니, 적당한 근거자료(이혼 서류·사직서·사업계획서·자퇴확인서·연인으로부터 받은 이별문자 등)와 구구절절한 사연을 첨부하여 신청(gaetorang@nate.com)하기 바람.



태그:#강드림, #인간실격패, #기동민, #야권단일화, #노회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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