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0 재보궐 선거 동작을 지역에 출마한 노회찬 정의당 후보는 기동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의 사퇴와 관련해 "기 후보의 걸어온 길과 능력을 잘 알고 있고, 국회의원으로서 자격이 있는 분이라 양보를 바란적 없다"라며 "형님 먼저 아우 먼저 하는 사이에 아우가 먼저 양보를 했다. 오늘은 기동민 후보가 이긴 날이다"라고 말했다.
기 후보의 사퇴로 후보단일화를 이룬 노 후보는 24일 오후 서울 동작구 상도동 선거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새누리당을 심판해 달라는 기 후보의 뜻을 반드시 이루겠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동안 노 후보는 24일을 시한으로 자신의 후보직 사퇴를 걸고 정의당과 새정치연합의 당 대 당 후보 단일화 논의를 요구해 왔다.
결과적으로 배수의 진을 쳤던 노 후보가 살아남았다. 정의당 지도부는 당 대 당 논의를 주장하며 새정치연합 지도부를 압박했지만 새정치연합 측은 "당 사이의 야권연대는 없다"라며 결정 권한을 기동민 후보에게 일임했다. 당의 전략공천을 받은 기 후보 역시 당의 결정을 요구했지만,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이 또한 사실상 거부했다.
노 후보는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결정을 회피하자, 단일화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이날 오후 사퇴를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후보는 지난 22일 "24일까지 단일화가 안 될 경우 후보직을 사퇴하고 기 후보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를 제안했으나 기 후보는 이를 수용하지 않았고, 결국 기 후보의 결단으로 단일화가 성사됐다.
노 후보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서 한 장을 꺼내 보이며 "이게 조금 전에 직접 작성한 후보 사퇴서"라며 "오후 5시 30분에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하고, 6시에 이 자리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기로 했었다"라고 밝혔다.
그는 후보 단일화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관련해 "당의 후보가 다른 당의 후보와 단일화를 추진하고 중도 사퇴하는 것은 정당정치의 정상적인 모습은 아니"라며 "작금의 후진적 단일화는 후진적 선거제도에서 비롯된다, 근본적인 선거제도 개혁 없이 파행은 계속 될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다.
노 후보는 "정치 불신은 정치 혐오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라며 "그간의 상처를 치유하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전력을 다하겠다. 서민과 중산층, 부유층이 함께 사는 서울의 표준구, 동작구가 상생의 모범구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기동민 후보는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모든 것을 내려놓겠다"라며 "동작에서는 노회찬 선배께서 제 몫까지 하셔서 반드시 새누리당을 심판하고 승리하셨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다"라고 후보직을 사퇴했다.
한편, 이날 유선희 통합진보당 후보 역시 김종철 노동당 후보를 지지하며 후보직을 사퇴했다. 동작을 선거는 나경원 새누리당 후보와 노회찬 정의당 후보, 김종철 노동당 후보의 3파전으로 치뤄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