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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동강 하구에 철새들이 사라지고 있다. 이곳은 세계적 철새도래지로 보호하기 위해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는데, 최근 몇 년 사이 쇠제비갈매기와 도요물떼새의 개체수가 크게 감소한 것이다.

매월 낙동강 하구 일대에 대한 조류조사를 벌이고 있는 습지와새들의친구는 24일 그 결과를 발표했다. 대표적인 여름철새인 쇠제비갈매기가 크게 줄어들었고, 봄철에 이동하다 이곳을 찾는 도요물떼새 역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 신호대교 북단 문화재보호구역 갯벌에서 사람들이 조개를 채취하고 있다.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 신호대교 북단 문화재보호구역 갯벌에서 사람들이 조개를 채취하고 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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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제비갈매기는 2007년 5월 4728개체, 6월 3821개체가 발견되었는데 올해 5월에는 89개체, 6월에는 39개체로 대폭 줄었다. 이 단체는 "이 새는 매년 4월초부터 3000~4000여 개체가 이곳을 찾아 5월초에 산란하여 3주 정도 포란기를 거쳐 5월말경 부화하게 된다"며 "새끼들을 키운 뒤 7월 초순에 떠나게 된다"고 설명했다.

도요물떼새도 감소했다. 봄철 이동기에 낙동강 하구를 거쳐 시베리아, 알래스카 일대로 이동하는 새로, 2007년 4~5월 사이 1만1415개체가 관찰되었으나 올해 같은 시기에는 3339개체만 보인 것이다.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 '쇠제비갈매기'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쇠제비갈매기 연도별 개체수 변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 '쇠제비갈매기'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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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 '도요물떼새'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도요물떼새 연도별 개체수 변화 철새도래지인 낙동강 하구에 '도요물떼새'가 계속 줄어드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 습지와새들의친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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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지와새들의친구는 "도요물떼새류는 이동기에 낙동강하구 갯벌에서 주로 먹이활동을 하며 만조시에는 사주섬 일대에서 휴식을 취하게 된다"며 "그러나 사주섬 일대에 대한 청소행위와 갯벌에서의 인간 활동으로 인해 먹이터와 휴식지 모두에서 교란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잘못된 청소 행정 탓이라는 것. 이 단체는 "부산시 사하구와 강서구는 매년 낙동강하구 사주섬 일대에서 홍수기 등에 상류로부터 흘러온 쓰레기 청소를 실시하고 있다"며 "이 청소는 쇠제비갈매기가 산란하기 전인 늦어도 4월중에 마무리 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산란기까지 청소를 계속 함으로 인해 번식지를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도요물떼새류는 만조시 도요등, 신자도 등에서 휴식하게 되는데 이러한 청소행위로 인해 휴식지에서의 교란이 발생하고 있다"며 "낙동강하구 일대 사주섬 일대에 대한 청소는 2009년부터 시행되고 있는 바 쇠제비갈매기와 도요물떼새류의 개체수 감소 시기와 일치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2013년 잘못된 청소행정에 대해 지적하고 시정을 요구하였으나 여전히 이러한 청소행위가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사주섬 일대에 대한 청소는 매년 실시할 필요가 없으며 모니터링을 통해 청소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때 시행하면 될 것"이라고 제시했다.

이 단체는 "문화재청은 문화재보호구역에 대한 보전대책 등 본연의 임무는 망각한 채 무분별한 현상변경허가를 남발하여 문화재보호구역 훼손에 일조하고 있으며 관할 지자체는 문화재보호구역에서 이루어지는 각종 불법매립 등 각종 문제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며 "도요물떼새들의 먹이터인 갯벌에의 불법적인 출입 등 기본적인 통제장치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습지와새들의친구는 "문화재보호구역에 대한 관리행정의 일원화가 필요"하고 "낙동강하구 일대 번식지와 주요 먹이터, 휴식지에 대한 조사 및 보전, 개선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태그:#낙동강 하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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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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