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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연합뉴스) 박철홍 기자 = 경찰이 유병언 씨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이 발견됐다며 이를 언론에까지 공개했으나 발견된 안경이 유 씨의 것이 아닐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24일 오전 10시께 송치재 별장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지점에서 유씨의 것으로 추정되는 안경을 발견해 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히며 발견된 안경과 현장을 전격 공개했다.

그러나 주변 정황과 안경 상태로 미뤄보아 유 씨의 안경이 아닐 가능성이 커 보인다.

전날 유씨가 한때 은신한 송치재 인근 '숲속의 추억' 별장에서 유병언 씨가 평소 착용한 것과 비슷한 반무테 안경이 목격됐다.

경찰이 이미 압수수색을 마치고 공개한 현장, 유씨 현금을 보관했다는 2층 쇼파 뒤 비밀공간에 안경이 버젓이 놓여 있었던 것이 뒤늦게 확인됐다.

경찰이 2시간여동안 샅샅이 뒤진 공간, 특히 현금이 보관됐다던 2층 비밀 공간에 없어졌다던 유씨의 안경이 있었는데도 경찰은 이를 알지 못하고 지나쳤다.

더구나 황당한 것은 별장 안에 놓인 안경을 두고 엉뚱한 안경을 유병언 씨의 안경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매실밭에서 발견된 안경의 정체는 무엇일까.

안경이 발견된 매실나무 과수원 인근 주민에 따르면 전날인 23일 오전 9시께부터 11시께까지 안경이 발견된 위치를 거쳐 올라가는 인근 묘지에서 굿을 했다.

무당 등 7~8명이 2시간여 동안 꽹과리를 치며 떠들썩하게 굿판을 벌였다.

주민 서모(62)씨는 방송화면으로 본 안경이 새것처럼 깨끗해 보였다며 "어제 굿을 하러 온 사람들이 놓고 간 안경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안경이 발견된 곳은 굿을 한 묘지까지 가는 길목, 언덕의 끝자락에 사람이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스티로폼 형태의 작업용 의자와 플라스틱 통 옆이었다.

서씨는 "지난 6월 10일께부터 매실을 수확하며 과수원 주인이 수차례 예초기로 풀을 베어내고, 매실을 따느라 밭 곳곳을 돌아다녔을 텐데 안경이 그렇게 깨끗하게 발견된 것이 이상하다"고 말했다.

또 안경이 발견된 지점은 이미 경찰이 2~3차례 수색을 마친 곳이다. 굿을 하고 간 뒤 안경이 발견된 것으로 미뤄 유 씨의 안경이 아닐 가능성이 높다.

발견된 안경은 유 씨가 평소 즐겨 쓴 안경의 형태와도 차이가 있다.

수배 전단에 실린 유 씨 최근 사진을 보면 대부분 반무테 형태의 안경을 착용하고 있으나 이날 발견된 안경은 뿔테 형태의 안경이다.

유 씨는 돋보기 안경을 착용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매실 과수원에서 발견된 안경은 난시 시력보정용 안경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유 씨 안경으로 추정한 근거가 있느냐는 질문에 "안경의 외견상 흠집은 없었다"며 "안경점에서 급하게 알아본 결과 난시용 안경인데 눈이 나쁜 사람이면 누구나 착용할 수 있어 조사하고 있다"고 얼버무렸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태그:#유병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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