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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나물을 이용해 시원함이 돋보이는 국밥에는 피순대와 돼지 내장 등이 듬뿍 들어가 있다.
 콩나물을 이용해 시원함이 돋보이는 국밥에는 피순대와 돼지 내장 등이 듬뿍 들어가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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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순대랍니다. 업소가 대주는 것 안 쓰고 직접 만들어요."

토속적인 맛이 담긴 옛날순대다. 예상치 않는 곳에서 만난 제대로 된 음식은 행복감으로 내  마음을 적셔준다. 단돈 5천 원에 차려낸 순댓국밥 한 그릇이 이내 마음에 잔잔한 파문을 몰고 온다.

문은 연지 채 1년도 안 된 업소인데 구례 어르신들과 직장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무더위에도 식을 줄 모르는 인기절정의 옛날순댓국집을 찾아가봤다.

"돼지 대창에 선지를 넣어 만든 토속 순대예요. 전북 정읍에서 4대째 내려오는 순댓국밥의 비법에 15년 경험한 제 자신의 노하우를 접목했지요."

대창과 선지를 이용해 옛날순대국밥을 만든 박용상씨다
 대창과 선지를 이용해 옛날순대국밥을 만든 박용상씨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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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돌이가 지난 23일 찾아간 구례 미풍정은 한우 암소고기와 옛날 순댓국 전문점이다. 박용상(49)씨가 정성을 다해 돼지 대창과 선지를 이용해 만든 옛날순대는 지난해 세상에 첫선을 보였다.

옛날 순댓국밥은 오지고 푸지다. 내용물이 푸짐해 정말 먹음직하다. 이렇게 오진 국밥 한 그릇의 가격은 5천원, 정말 순박하다. 개업 초기 6천 원이었던 순댓국밥이 5천 원이 된 사연은 이렇다.

"혼자 사는 어르신들이 대부분 점심을 사 드시더군요. 이곳은 시골이라 어르신들이 노인 회관에서 노시다가 친구 분들과 어울려 점심 식사하러 와요. 그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배려 차원에서 가격을 내렸어요."

맛깔난 반찬과 함께 차려낸 5천원의 옛날순대국밥은 참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맛깔난 반찬과 함께 차려낸 5천원의 옛날순대국밥은 참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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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이 듬뿍 담긴 옛날순대국밥 맛은 예사롭지가 않다.
 정성이 듬뿍 담긴 옛날순대국밥 맛은 예사롭지가 않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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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집이 참 깔끔하고 고급스럽다. 이러한 분위기 때문에 손님들이 이집 문턱을 높게 생각하지 않을까 해서 물었다. 그러나 그의 대답은 의외였다. 늘 어르신들을 편하게 대해주고 주방까지 개방해서인지 부담 갖지 않고 다들 좋아한다고 말했다. 손님들이 원하면 밥도 아낌없이 드린다.

"아무리 촌에서 국밥집을 해도 깨끗해야지요. 주방도 다 오픈합니다. 국밥 식재료는 일주일에 서너 차례 작업을 해요. 한 번에 돼지 열 마리 분을 작업합니다. 손질하는 부위는 대창, 소창, 막창, 염통, 허파 등이지요."

국밥 한 그릇에 피순대와 돼지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다.
 국밥 한 그릇에 피순대와 돼지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다.
ⓒ 조찬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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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이 담긴 국밥 맛은 예사롭지가 않다. 가격대비 풍부한 내용물과 입맛을 사로잡는 특별함에 맛돌이도 혀를 내두를 지경이다. 매일 담근다는 배추김치와 한정식 집에 버금가는 맛이 담긴 멸치볶음, 오이나물, 깍두기 등의 반찬도 만족스럽다.

국밥 한 그릇에 피순대와 돼지 내장이 듬뿍 들어가 있다. 콩나물을 이용해 시원함도 돋보인다. 오랜만에 단돈 5천 원에 느껴보는 소소한 행복감이다. 순대국밥에 담긴 주인장의 사연을 듣고 나니 기분이 좋아진다. 무더위마저 식혀주는 감동밥상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다음 블로그 '맛돌이의 오지고 푸진 맛'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옛날순대국밥, #구례맛집, #국밥집, #무더위, #맛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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