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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자원공사(K-water, 아래 '수공')가 낙동강에 창궐하는 녹조를 줄이기 위해 화학적 작용을 일으켜 물속의 녹조를 떠오르게 하는 액체를 뿌리는 등 인위적인 시범을 선보이자, 환경단체가 즉각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수공은 22일 대구 달성군 구지면 낙동강 도동나루터에서 녹조 제거 기술을 가진 민간업체를 참여시켜 기술시범을 선보였다. 수공은 공모절차를 거쳐 6개 업체를 선정했다.

업체들은 바람, 초음파, 태양광 등을 이용해 물을 순환시키거나 조류를 제거하는 기술을 선보였고, 한 업체는 화학적 작용을 일으켜 물 속의 녹조를 떠오르게 하는 액체를 낙동강에 뿌리는 기술을 시연해 보이기도 했다.

23일 낙동강 창녕합천보 상류 율지교 쪽에 녹조가 발생해 있다.
 23일 낙동강 창녕합천보 상류 율지교 쪽에 녹조가 발생해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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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공은 3개 업체를 선정해 8월말까지 율지교(합천)·우곡교(청도) 인근 녹조 발생지역에서 성능평가를 하고, 최종적으로 선정된 업체는 내년부터 녹조 제거작업에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최근 몇 년 사이 낙동강에는 녹조를 제거하기 위해 녹조제거선이 투입되었고, 황토가 살포되기도 했으며, '수중컨바인'과 '수중펌프시설'도 가동되고 있다.

"녹조는 대형 보 때문 ... 수문을 열어라"

23일 마산창원진해환경연합은 성명을 통해 "식수로 이용되는 낙동강에 마구잡이식 시범사업"이라며 당장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근본적인 문제는 대형 보(낙동강 8개)에 물을 가둬둔 것"이라며 "보 수문을 열어라"고 촉구했다.

또 이들은 "율지교와 우곡교에 8월말까지 성능평가 계획에 녹조제거제 기술을 제외할 것"과 "수공은 조류제거제로 사용된 약품에 대한 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마창진환경연합은 "정부는 당장의 눈앞의 녹조를 없애기 위해 혹은 당장의 비난을 피하기 위해 낙동강에 화학약품을 과도하게 사용하고 있다"며 "정수처리장에서의 응집제 사용이 많이 늘어난 문제도 있지만, 이번 수자원 공사에서 시행한 녹조 제거기술 현장시연은 국민으로부터 식수 안전성에 대한 우려를 가중시키는 결과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수공의 22일 시연과 관련해, 이 단체는 "대구지방환경청에 문의한 결과, 천연 바이오 응집제라는 이름의 액체를 낙동강에 시현했다고 한다"며 "그러나 이 시연에 대해 시민사회에 어떠한 공지도 없이 이뤄졌을 뿐만 아니라, 조류제거제로 사용된 액체에 대한 어떠한 정보도 공개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의 화학약품의 경우는 그 효과가 인정되더라도 시간이 흐른 후에는 다른 환경피해나 인체에 대한 문제로 사용이 금지되는 사례들이 많다"며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바로 DDT이다. 그리고 응집력이 좋아 현장에서 많이 사용되는 응집제(PACS, PAC)는 인과 PAC가 결합했을 때 신경계에 알츠하이머를 유발한다는 발표도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이들은 "낙동강 본류는 국민의 식수이다. 인체 혹은 생태계에 어떤 영향이 미치는지는 시뮬레이션을 가동해 본 뒤에 낙동강 본류에 시행해야하는 것이 올바른 순서가 아닌가?"라며 "혹여 시뮬레이션을 가동한 뒤라 할지라도 전문가의 자문 또는 시민사회와의 논의와 협의를 통해 낙동강에 화학약품을 사용해야하는 게 맞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23일 낙동강 창녕합천보 상류 샛강 쪽에 녹조 발생을 억제시키기 위해 펌프기 2대를 가동하고 있었지만 녹조가 발생해 있었다.
 23일 낙동강 창녕합천보 상류 샛강 쪽에 녹조 발생을 억제시키기 위해 펌프기 2대를 가동하고 있었지만 녹조가 발생해 있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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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창진환경연합은 "미세량이라도 인체에 축적된다면 해로울 수 있다는 것을 염두에 둬야 한다 이렇게 무턱대고 약품을 사용하는 것은 중단되어야한다"고 촉구했다.

정부는 지난해 낙동강에 녹조제거선을 띄워 사용했고, 2012년에는 황토를 살포한 사례가 있는데, 이에 대해 이 단체는 "계속해서 정부가 낙동강에 확실하게 검증되지 않은 물질을 사용하고 있어 생태계와 시민들의 식수 안전성에 대한 위협을 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온갖 방법들이 동원되는 것에 대해, 이 단체는 "마치 방에 음식쓰레기가 버려져, 초파리가 발생했는데, 초파리를 없애기 위해 음식쓰레기를 치우는 것이 아니라 초파리 잡는 약품을 뿌리거나 초파리를 없애기 위해 선풍기를 트는 것 과 같다"며 "녹조는 물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녹조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빠른 시간 내에 보의 수문의 열어야한다"고 밝혔다.


태그:#낙동강, #한국수자원공사, #마창진환경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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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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