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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맘때쯤 고3교실에 들어가면 퀘퀘한 쉰내가 난다. 제법 꾸미기 좋아하던 여고생들도 모든 걸 접고 모의고사 점수에 매달린다. 그리고 수시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자기와의 싸움에 돌입한다.

대입수시가 9월~11월인 까닭에 여름방학은 지원 대학에 필요한 자격을 갖출 수 있는 마지막 시기이기도 하다. 특히 논술전형에 있어서 충분한 시간을 배정하여 실전논술에 대한 이론과 테크닉을 쌓아야 한다.

또 그동안 차일피일 미루며 논술을 제대로 준비하지 못한 학생들도 서둘러 막차에 올라야 한다. 오늘은 수시를 준비하는 고3이나 재수생들이 여름방학에 유념해야 할 논술전형 대비법을 간단히 정리해본다.

첫째, 논술기출문제에 집착하지 말라

지원대학의 논술기출문제는 해당대학의 논술유형을 알 수 있는 좋은 표본이다. 모의논술과 더불어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논술을 공부할 때 가장 많이 참고하는 자료이다. 지원대학의 논술기출문제와 논술모의문제는 전반적인 '논제유형'을 파악하기 위해 기본적으로 학습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1차적이고 기본적인 학습이지 논술준비의 전체가 될 수는 없다.

기출은 어디까지나 과거 자료이고 모의논술은 대학이 수험생들에게 미리 제시하는 최소한의 가이드이다. 더불어 각 대학의 논술기출문제는 몇 개 되지 않는다. 논술시험이 보편화된 90년대 중후반부터 지금까지의 모든 기출문제들을 지원대학과 문이과 계열로 추려내면 실제 참조할 수 있는 문제는  몇 개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공부할 거리가 없는 것이다.

둘째, 주제에 집착하라

정확하게 따져보자. 우리가 어떤 대학의 논술유형을 파악한다고 했을 때 십중팔구는 형식에 대한 연구이다. 1번 논제는 요약하기 2번 논제는 분석, 3번 논제는 자료를 활용한 비판 … 그러나 이런 식의 유형파악은 논술을 꾸준히 공부해온 학생들은 구태여 할 필요가 없는 부분이다. 많은 논술문을 쓰면서 자연스레 터득하게 되고 익숙해지기 때문이다. 다만 실전에서는 시간 제약과 혹시나 모를 실수를 경계하기 위해 전반적으로 정리할 필요가 있다.

그렇다고는 하나 여전히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주제다. 가령 '우리 아빠에 대해 요약하라'와 '마열다에 대하여 요약하라'라는 똑같은 형식이지만 전혀 다른 문제로 다가온다.

'우리 아빠'가 쉬운 것은 논의대상에 대한 소양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고 '마열다'가 어려운 것은 아는 바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이 시기에 수험생이 주력해야 할 것은 우리나라 대학들의 전반적인 논술형식유형을 간결하게 파악하는 것이 하나이고(맘 먹고 달려들면 1주일 안에 끝낼 수 있다. 아니, 1주일 안에 끝내야 한다.) 또 하나는 대입논술의 다양한 주제들을 파악하는 것이다. 물론 논술주제는 바다와 같아서 몇 개로 유형화하기는 불가능한 일이다. 그러나 90년대부터 지금까지의 논술문제들을 살펴보면 매년 유사성을 지닌 주제들이 있다.

가령 법, 정치, 경제 분야의 원론적인 내용을 소개하고 실제 사회현상과 비교하여 논의하는 꽤나 아카데믹한 유형(고려대, 연세대 등)이나 고령화, 남녀평등, 복지정책 등 큰 시류에서 논의할 수 있는 사회문제 등을 통계나 문학작품 제시문과 함께 수험자의 분석능력과 비판능력을 묻는 유형(성균관, 이화여대, 서강대 등)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유형을 풀수 있는 능력은 형식이 아니라 주제 즉, 논의대상에 대한 소양이다.

한마디로 역사에 대해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본 학생은 수월하게 써낼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사전적인 의미, 지극히 상식적인 논의에서 그칠 확률이 크다. 시험장에 들어가는 순간까지 다양한 논술주제들을 접하고 생각해보는 기회를 갖길 권한다.

셋째, 공유하라

논술은 문학이 아니다. 논술은 이성의 산물이다. 그런데 우리는 감정을 지닌 사람이고 편견이나 오해 등을 갖고 있다. 당연히 우리가 써낸 논술문에는 비이성적인 요소가 있기 마련이다. 따라서 에세이를 작성했다면 내가 아닌 다른 사람과 공유되어야 한다. 그 사람은 나의 생각에 대해 객관적인 의견을 내 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좋다.

첨삭 서비스를 받는 것도 좋겠고 주변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으로부터 평을 듣는 것도 좋다. 명심해야 할 것은 멋진 글을 쓰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논리적인 사고, 깊고 넓게 바라보는 인식을 담는 것이다. 그 방법이 공유이다. 남에게 지적질당하는 것이다.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대입수시 전형 일정. 정확한 일정은 반드시 대학별 요강을 참조.
▲ 2015학년도 대입수시 논술전형 일정 9월부터 11월까지 진행되는 대입수시 전형 일정. 정확한 일정은 반드시 대학별 요강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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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학습정보, #교육정보, #대입논술, #수시논술, #여름방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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