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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작 370원 올려놓고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며 1인 시위 중인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 "고작 370원 올려놓고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청와대 앞에서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구하며 1인 시위 중인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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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23일 낮 12시, 청와대 앞 외국인 관광객들 틈 사이에서 홀로 1인 시위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주변을 맴도는 경찰의 시선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꿋꿋이 서있다. 그리고 그의 두 손에는 "청와대가 책임지고 최저임금 재심의하라!"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있다.

27년을 노동운동가로 살아왔다는 허영구 아르바이트노동조합(아래 알바노조) 지도위원은 최저임금제도가 처음 만들어진 시기부터 민주노총 임원으로 활동했었다. 그동안 셀 수 없이 많은 1인 시위를 했지만 이번처럼 특별하게 느껴진 적은 처음이라고. 그도 그럴 것이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단식농성, 서명운동과 함께 정리해고 철회, 의료민영화 반대, 탈핵 등을 외치며 수많은 사람들이 1인 시위에 함께 나섰기 때문이다.

벌써 3주째 광화문광장과 정부청사 그리고 청와대 앞에서 홀로 외롭게 싸워온 그의 이야기가 궁금했다.

"고작 370원 올려놓고 살라는 건지, 죽으라는 건지"

- 어떻게 1인 시위에 나서게 되었나?
"지난 6월 27일 오전 5시, 모두가 잠든 시간에 내년도 최저임금이 370원 오른 5580원으로 결정되었다. 그러나 사용자위원 중 입김이 센 경총에서는 매년 동결을 주장하며 최저임금 억제에 나서왔다. 이러한 부당함을 알리고 여전히 최저생계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최저임금을 다시 결정할 것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시작했다. 최저임금은 8월 5일 전까지 고용노동부장관이 최종 고시해 결정된다."

광화문 앞에서도 최저임금 재심의 1인시위는 계속되었다. 3주전부터 최저임금 재심의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 광화문 앞에서도 최저임금 재심의 1인시위는 계속되었다. 3주전부터 최저임금 재심의를 주장하며 1인 시위를 이어온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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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적정임금을 보장하라! 2015년 최저임금은 5580원. 올해에도 최임위에서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 최소한의 생계를 위한 적정임금을 보장하라! 2015년 최저임금은 5580원. 올해에도 최임위에서 사용자위원은 최저임금 동결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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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인 시위를 바라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어떤가?
"1인 시위를 하면서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최저임금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것을 느낀다. 내년도 최저임금이 너무 적게 오른 것 같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다. 정규직노동자라 하더라도 고용이 불안하고 가계부채에 시달리기 때문에 퇴근 후나 주말에도 알바를 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제는 전 국민이 알바노동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은 시대이다."

- 청와대 앞 1인 시위가 굉장히 상징적인 것 같다.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가?
"최저임금 결정 권한이 노동부 산하 최저임금위원회에 있는데 매년 노사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공익위원들의 중재안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2012년 최저임금위원회가 34세 미만 단신 근로자의 평균생계비가 180만 원이라고 발표했지만 정부 정책과 가이드라인에 따라 최저임금을 결정했다. 한국처럼 부처의 자율성이 없고 대통령이 막강한 권력을 가진 나라에서 최저임금 재심의를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뿐이다. 청와대가 책임지고 노동부 장관이 최저임금을 재심의하도록 지시할 것을 요구하는 이유이다."

"적정임금으로서의 최저임금 위해 결정방식부터 바꾸어야"

- 최저임금이 왜 올라야한다고 보는가?
"최저임금은 단순히 알바나 최저임금을 적용받는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임금 기준선으로서 전체 노동계급에 관련된 문제다. 사회적인 빈부격차, 노동자 계급 내의 임금격차를 줄이기 위해서는 노동소득 분배율을 높여야 한다. 현재 GDP대비 60% 정도인 노동소득분배율을 70%까지 높이려면 최소한의 생계가 가능한 적정임금 수준으로 최저임금을 인상해야 한다."

- 최저임금 결정방식,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가?
"최저임금이 재심의 될 가능성이 적고 최저임금위원회가 내년에도 똑같은 수준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이제는 재심의 요구를 넘어 최저임금제도 결정 방식을 바꾸자는 논의가 필요하다. 제 기능을 못하는 최저임금위원회를 해체하라는 운동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최소한의 논의기구는 대통령 직속으로 격상시켜 토론하고 논쟁하는 공론의 장을 만들고, 국회에서 위원회를 만들어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방안 등을 고민해볼 수 있을 것이다. 최저임금을 받는 당사자가 그 결정 과정에 참여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앞으로 그런 대안들을 더욱 개발하고 적극적으로 제안할 것이다."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인상 운동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 과거에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최저임금 투쟁은 어떻게 전개되어왔는가?
"그동안 여성 청소노동자들이 주도적으로 최저임금 투쟁을 요구해왔는데 단돈 100~200원이라도 올려야하는 위치다보니 최저임금 결정 구조를 획기적으로 바꾸자는 이야기를 하지 못했다. 2011년에는 '국민임투'라는 이름을 내걸었지만 그 이름에 걸맞게 민주노총 80만 조합원이 함께 하지는 못했다. 기존에 최저임금 투쟁에 나섰던 노동자 대부분의 임금이 최저임금 이상을 쟁취하면서 2013년부터는 투쟁이 힘을 잃고 그 중심이 알바노조로 옮겨왔다.

2004년에 민주노총은 법정노동시간을 주 5일 40시간으로 줄였지만 실제로 노동현장에서는 노동시간을 줄이지 못했다. 현재 울산 현대자동차 공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시간 당 7천~8천원을 받고 있지만 장시간 노동으로 높은 임금을 받고 있기 때문에 투쟁에 나서지 않는다. 조직된 노동자들이 스스로 투쟁에 나서야 최저임금을 인상할 수 있고, 실질적인 노동시간을 줄임으로써 일자리를 나누는 사회로 나아갈 수 있다. 최저임금 결정시기에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투쟁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생각하는 이유다."

최저임금 1만원! 세종시에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 필요한 이유 손피켓을 붙여놓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알바노조 조합원들과 허영구 지도위원(가운데)
▲ 최저임금 1만원! 세종시에 있는 최저임금위원회 앞에서 최저임금 1만원이 필요한 이유 손피켓을 붙여놓고 구호를 외치고 있는 알바노조 조합원들과 허영구 지도위원(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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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의 최저임금 투쟁을 어떻게 평가하나?
"유례없이 사용자위원 전원이 퇴장하고 노동자위원 전원이 정부 중재안에 찬성해 최저임금이 결정됐다. 최저임금위원회 안에서의 관행적인 투쟁의 한계가 극명히 드러난 셈이다. 민주노총은 올해 6700원 이상을 주장했다. 그러나 시급 5210원도 많다면서 8년 연속 동결을 주장하는 사용자단체에게는 인상 요구 자체가 공허한 일이었다.

결국 작년에 이어 올해도 최저임금 선상에 있는 알바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투쟁이 이루어졌다. 최저임금의 구조적인 문제를 폭로하고 '최저임금 1만 원'이라는 구호를 내세우며 최저임금을 획기적으로 인상시켜야 한다는 사회적 공론화를 만들어낸 것이다. 알바노동자들이 앞으로 어떻게 투쟁하겠다는 방향을 제안하기도 했고 민주노총이 어떤 투쟁을 해야 하는지 일깨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투쟁이었다."

- 민주노총에 만약 제언을 한다면?
"노동자 혼자서는 거대한 자본에 맞설 수 없기 때문에 연대하고 노동조합을 만든다. 하지만  대부분의 비정규불안정노동자들은 노동조합을 결성하지 못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아무리 요구하더라도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가 자본에 압박을 가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민주노총을 중심으로 한 민주노조운동이 비정규불안정노동자 조직운동에 인력과 자원을 투입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생각한다.

현대차나 철도사업장처럼 힘 있는 사업장만 파업하는 것이 아니라 한두 명씩 흩어져서 일하는 24시간 식당이나 편의점 노동자들도 조직되어 파업에 나서야 한다. 민주노총이 그런 운동을 위한 조직 전략을 갖고 있어야 한다. 첫 직선제로 치르는 올해 12월 민주노총 선거에서 그런 문제가 주요하게 공론화 되고 새로운 운동을 만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허영구 알바노조 지도위원 누구?
연구원으로 직장생활을 하다 87년 7~8월 노동자 대투쟁의 영향을 받아 연구기관 노조결성 과정에 참여하면서 노동운동을 시작하게 되었다. 전문기술노동조합연맹 위원장, 전국노조대표자회의 집행위원장, 민주노총 준비위원회 집행위원장, 민주노총 1~5대 부위원장, 투기자본감시센터 공동대표를 역임했다.

2006년에는 비정규직 악법과 한미FTA 반대 투쟁으로 구속이 되는 등 15차례의 소위 전과라는 이름으로 정권의 부당한 사법적 탄압(집행유예)을 받았다. 2006년에 구속된 이후 해고되어 해고노동자로 6년째 살아오면서 노동운동에 보다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현재는 좌파노동자회 대표와 알바노조 지도위원로 활동하고 있다.

덧붙이는 글 | * 글쓴이 권유리는 알바노조 활동가입니다. www.alba.or.kr 알바노조(02-3144-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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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최초의 아르바이트 노동조합. 알바노동자들의 권리 확보를 위해 2013년 7월 25일 설립신고를 내고 8월 6일 공식 출범했다. 최저임금을 생활임금 수준인 시급 10,000원으로 인상, 근로기준법의 수준을 높이고 인권이 살아 숨 쉬는 일터를 만들기 위한 알바인권선언 운동 등을 펼치고 있다. http://www.alba.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