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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대 소식을 재미있게 전해드리고 싶어서 남들은 놀며 들어가는 유머게시판을 일로 들어가요."

많은 기업과 지자체들이 트위터, 페이스북 등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를 통한 온라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요즘은 사회 관계망 서비스의 주 사용자 층 인 젊은이들의 언어로 그 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주는 것이 대세이다.

그 중 바닷가와 축제 풍경을 실시간으로 보여주어 휴가철을 맞은 가슴을 더욱 요동치게 하는 페이지가 바로 해운대구 페이지이다.

해운대구 페이지는 해운대해수욕장과 송정해수욕장 등 해운대의 대표 관광지와 지역 문화행사 등을 소개하는 지자체 공식 페이스북 페이지이다. 자칫 딱딱할 수도 있는 이러한 정보들을 톡톡 튀는 재미있는 말투로 소개해 최근 인기를 얻고 있다. 요즘은 생활 정보 외에 해운대를 찾은 관광객과 주민들의 해운대구의 풍경 사진 제보를 받아 게시해 많은 페이스북 이용자들에게 해운대에 대한 관심을 얻고 있다.

해운대구 페이지를 구독하며 운영자에 대한 이미지는 친구들과 이야기하기 좋아하고, 웹툰이나 유머사이트 보기를 즐겨하는 20대 젊은 여성의 느낌이었다.

페이스북 페이지 메인화면.
▲ 해운대구 페이스북 페이지 메인화면.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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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2일, 해운대 지하철역 앞 카페에서 '해운대구' 페이스북 페이지( facebook.com/haeundaegu)의 운영자 해운대구 관광문화과 홍보팀 소속의 성민영씨(26)는 기대대로 발랄한 느낌에 사교성 좋은 여자 분이었다.

성민영씨는 부산 소재 대학에서 신문방송학을 전공하고 학보사 기자 일도 했었다. 졸업 후 목표는 기업의 홍보 관련 직무로 취업이었다. 사 기업을 목표로 했지만, 스토리텔링 업무 전반과 SNS관리 직무로 부산 해운대구청의 관광문화과 홍보팀 계약직 사원으로 근무하고 있다. 지자체에서 온라인 홍보 직무를, 그것도 발랄한 어투로 운영한다는 것에 대해 궁금한 점을 물어보았다.

해운대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22일 해운대 지하철역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성민영씨 해운대구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자. 22일 해운대 지하철역 근처 카페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 김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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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해운대구 페이지가 정말 흥한 것 같아요! 인기를 실감하시나요?

"네. 작년 봄 시작했으니 시작해서 이제 일년 반 좀 넘었는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 주시고 또 제보도 많이 해주시니 정말 고맙죠. 6월 초에 해운대 모래축제를 했어요. 그 때 홍보 게시글을 올리고 한 달 사이에 만 오천 명이 넘는 분들이 좋아요를 눌러주셨어요. 지금 예년에 비해 얼마나 많은 분들이 더 해운대를 찾아 주셨는지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해운대구 페이지를 보고 일부러 해운대를 찾아왔다는 관광객 분들의 이야기를 들을 때 마다 보람을 느끼는 편이지요."

- 이벤트 한 번 없이 페이스북 페이지를 이렇게 키웠는데 참 대단해요!

"부족한데도 많이 좋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이죠. 말씀하신 이벤트를 위해 구에서 홍보예산으로 편성 받았었어요. 하지만 지역 주민들에게 상품을 나누어 주거나 하는 행위가 선거법 에 금지되어 있어요. 때문에 홍보 예산은 다 반납했지요. 사 기업 페이스북 페이지라면 홍보기획이 좀 더 자유로울 텐데, 지자체 페이지라 제약받는 점도 이렇게 있네요."

- 인기가 많아지면 책임감도 클 것 같은데, 페이지 운영하시면서 어려운 점은 뭐가 있나요?

"페이스북의 특징 중 하나로 어디서든 쉽게 접할 수 있음을 들 수 가 있겠죠. 친근한 어투로 재미있게 운영하고 있지만 분명 지자체의 공식 페이지인지라 정확한 정보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요. 홍보팀 소속이라 해운대구의 모든 정보를 정확히 알기는 힘들어요. 주중 업무시간이라면 담당자에게 물어보고 답변을 드릴 수 있지만, 업무 외 시간이나 주말은 즉각적인 응답이 어려울 수 있답니다. 지자체 공식 페이지라 정확한 정보를 알려드려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지요. 그럴 때 즉각적인 응답이 어려워 죄송하기도 해요.

민원처리 업무에 관해 페이스북으로 막말을 하시는 분도 있어요. 모니터 너머에도 분명 사람이 있는데 그럴 때 스트레스를 받기도 해요. 부산 지역 온라인 홍보 담당자들 끼리 정기 모임을 갖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 일은 감정 노동이라고 하소연하기도 해요.

- 일종의 콜센터같은 느낌일까요?

"민원처리 콜센터는 업무 시간이 있잖아요. 저희는 페이스북을 활용하니까 24시간 365일 업무에요. 또 말이랑 글은 느낌이 다르잖아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어 언어 선택에서 더 조심스러워 지는 것도 있어요."

- 그럼 페이스북을 운영하며 아쉬운 점이 있다면요?

"페이지가 인기를 얻어 물론 좋지만 아쉬운 점이 있어요. 예전에는 모든 게시물의 댓글에 답글도 달아 드리고 정서적인 유대관계도 있었어요. 지금은 그렇게 하면 제 업무가 마비가 될 지경이니 그렇게 할 수 없는 게 제일 아쉽죠.

또 감천문화마을이나 광안리해수욕장과 같이, 해운대구 소속이 아닌 부산의 명소의 아름다운 풍경을 함께 보고 싶다고 공유 제보를 주시는 분들이 많으세요.(감천문화마을과 광안리해수욕장은 각각 사하구와 수영구 소속이다.) 저도 공유를 하고 싶지만 저희 관할이 아닌 곳을 올리면 나중에 문제가 될 수도 있어 그럴 수 없는 게 참 아쉬워요. 아무래도 지자체 페이지다 보니 조심스럽죠."

- 드립이 보통 찰진 느낌이 아닌데 소스를 얻는 곳이라도 있나요?

"출퇴근 시간으로 약 1시간 정도 걸려요. 그 시간 동안 유머사이트를 많이 보죠. 많이들 재미로들 보실 텐데 저는 유머사이트 보는 게 일이에요. 소위 '짤방'이라 하는 재미난 그림들도 많이 모으고요, 패러디 콘셉트의 글들을 많이 보고, 저희 페이지 게시물에 이용하기도 해요.

- 커플을 질투하는 콘셉트의 게시 글도 많이 보이던데 혹시 남자친구 있으세요?

"아뇨. 연애한지 꽤 되었네요. 솔직히 커플보다 쏠로가 많잖아요? 재미있게 하려고 '쏠로천국 커플지옥' 글 올리는 게 아니고요. 진심입니다. 진짜 진심으로 쓰는 거예요.

- 끝으로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데 목표가 있다면요?

"지금은 페이지를 제 감만 믿고 운영하고 있어요. 페이스북 페이지 운영에도 체계를 잡을 수 있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서 해운대라는 이름을 모르시는 분은 거의 없을 거예요. 그래서 얼마나 더 알리겠다, 좋아요 수를 얼마까지 올리겠다! 하는 그런 욕심은 없어요. 대신 많은 분들이 해운대의 소식을 재미있게 접하시고, 또 놀러와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태그:#해운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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