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이준기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이준기 ⓒ KBS


|오마이스타 ■취재/이미나 기자| "마지막 힘을 쭉쭉 짜내고 있어요."

KBS 2TV <조선총잡이>를 촬영하고 있는 배우 이준기는 밝은 모습이었다. 22일 충남 부여군 서동요 세트장에서 만난 이준기는 "잠을 자다 나와서 정신이 없다"고 고개를 흔들면서도, "액션을 재밌어 하고 즐기기 때문에 무더위 속에서도 욕심을 내면서 하려고 한다"고 했다. 칼부터 총까지 다양한 액션용 '도구'들을 섭렵해 가면서 스스로도 "흥분하면서 촬영한다"고 했지만, 속절없이 떠버리는 아침 해가 아쉬운 건 어쩔 수 없다고 했다.

"시간이 많이 모자라요. 좀 더 새롭고 재밌는 액션을 보여드리고 싶은데 항상 시간에 쫓기네요. (웃음) 특히 요즘엔 밤이 짧은데, 제가 밤에 액션신을 촬영하는 일이 많거든요. 그런 게 아쉽죠. 조금 더 멋있는 모습으로 (촬영)하려다 보니 날밤을 많이 새게 돼요. 하지만 앞으로 좀 더 감정을 효과적으로 보여드릴 수 있는 액션신을 위해 더 구를 거예요. '액션이 힘들다, 힘들다' 하지만 그래도 흥분해서 재밌게 하는 게 (화면에) 보이지 않나요? (웃음)"

이어지는 무더위가 촬영장에선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하지만 지난 제작발표회에서 "여름엔 부기가 잘 빠져 화면에 예쁘게 나온다"며 '여름 예찬'을 펼쳤던 이준기는 이번에도 "여름 작품 단골이라 괜찮다"며 밝게 웃었다. "오히려 무더위에 뛰는 걸 좋아하고, 땀 흘리는 것도 좋아한다"며 "땀 흘릴 때 남자는 섹시하다 생각한다"는 게 그 이유였다. 그런 그를 두고 동료 배우 남상미는 "셔츠가 시스루가 될 정도"라고 전했다.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이준기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이준기 ⓒ KBS


"그래서 (저는) 여름에 '포텐'이 터진다는 생각을 늘 해요. '무더위에 스태프나 배우들이 지쳐서 많이 힘들 거다'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이것도 나름 강점이라 생각하며 재밌게 촬영하고 있어요. 사극을 여름에 촬영하면 색감이 굉장히 좋은데다가, 땀범벅이 되어가며 액션 신을 촬영하면 정말 쾌감이 느껴지거든요. 반 '미친 사람'처럼 촬영하고 있어요. (웃음).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힘들어도 시청자에게 보여줄 걸 생각하면 밤을 새도 미친 듯이 뛰는 것 같아요."

이런 이준기를 향한 배우 유오성의 '특급 칭찬'도 이어졌다. "(이준기의) 액션이 무용에 가까울 정도로 선이 곱다. 아름다우면서도 임팩트가 있다"고 입을 연 유오성은 "이준기와 동년배가 아니고 비슷한 이미지가 아니라 다행이라 생각한다"며 "그랬다면 많이 부러웠을 거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어 그는 "주인공이라는 게 리더 역할을 해야 하는 건데, (이준기가) 빡빡한 스케줄에서도 웃고, 스태프에게 먼저 다가가 챙기는 모습에서 '아름다운 현장'이라는 생각을 했다"며 "배우로서 <조선총잡이>에 참여한 게 좋은 추억으로 남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극 후반 갈수록 개인적인 사연 이상의 이야기 다루게 될 것"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남상미와 이준기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남상미와 이준기 ⓒ KBS


8회까지 방영된 <조선총잡이>는 가족을 잃은 박윤강(이준기 분)이 자신의 정체를 숨기고 일본인 한조로 돌아온 뒤 한조가 박윤강일 것이라 의심하는 정수인(남상미 분), 그리고 그런 한조에게 호감을 품게 된 최혜원(전혜빈 분) 등의 감정이 얽히면서 전개에 탄력을 받고 있다.

이를 두고 "복잡한 감정들이지만 최대한 중심을 잃지 않으려 한다"고 전한 이준기는 "순식간에 많은 감정을 드러내다 보니 정리도 안 되고 지칠 법도 하지만 집중하고 있다"며 "사소한 리허설 하나까지도 배우들이 귀찮아하지 않고 서로 맞추려는 걸 보면서 많은 힘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반환점을 돌고 있는 <조선총잡이>에 대한 기대도 전했다. 이준기는 "11부와 12부 대본을 받아 보니 숨이 턱까지 차오르는 느낌이었다"며 "'이걸 다 찍을 수 있을까, 다 찍으면 대박이겠다'라고 생각할 정도로 액션도 액션대로 많이 나오고, 인물 간의 갈등이나 긴장감도 극에 달한다"고 귀띔했다.

이어 이준기는 "극 후반으로 갈수록 복수와 같은 개인적인 사연들을 떠나 그 이상의 이야기를 다루게 될 것 같다"며 "박윤강을 비롯한 각각의 인물들이 각성하게 되면서 격랑의 시기인 개화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들이 나온다. '이제까진 시작에 불과했구나'라고 생각하며 상당히 긴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전혜빈과 이준기

KBS 2TV <조선총잡이>에 출연 중인 배우 전혜빈과 이준기 ⓒ KBS


"앞으로 박윤강은 시청자께 시대의 아픔을 고스란히 보여드릴 수 있는 '시대의 대변인' 같은 인물이 될 것 같아요. 독립군이 됐든, 뭐가 됐든 '민중의 영웅'으로 거듭났으면 해요. 사실 그간 출연했던 작품들에서 주인공이 죽어도 좋다고 생각해 작품이 끝나기 전에 '멋있게 죽여 달라'고 했는데, 늘 열린 결말로 끝나더라고요.

이번에도 모르겠어요. 가끔 (제작진에) 물어 보면 '시대도 우울한데 주인공까지 죽으면 얼마나 희망을 잃겠냐'고 하는데, 어느 정도 공감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비장한 결말을 맞이했으면 합니다. (웃음)"

한편 <조선총잡이>는 매주 수, 목요일 오후 10시에 방송된다.

이준기 "제 2의 인생 살고 싶다는 생각, 누구나 하지 않을까"

이렇게까지 이준기가 인물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준기는 "다른 삶을 살고 싶다는 욕망이 있어서 배우 생활을 하는 데 재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능글맞고 정이 많다는 점에서 실제의 나는 박윤강에 가깝지 않나 싶다"면서도 "하지만 한조의 '나쁜 남자' 같은, 도시적인 느낌이 개인적으로는 로망이기도 하다"고 전한 이준기는 "그렇게 멋스럽게 살아보고 싶기도 하다. 내 모습을 감추고 제 2의 인생을 살아보고 싶은 생각도 한다"고 털어놨다.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다는 건 누구나 갖고 있는 욕망이지 않을까요. (웃음) 인생을 새로운 사람의 모습으로 살아간다면 좀 더 자유로워질 것 같고, 새로운 목적이 있다면 그걸 이루기 위해 살 수도 있을 거고….

그런 욕구, 내재된 욕망이 있어서 매번 새로운 캐릭터를 입을 때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 같아요.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해 내면서 가끔은 인간 이준기도 잊고 살 수 있고요. 물론 그런 건 있죠. 저도 나가서 일반인처럼 연애도 하고 싶고, 미친 사람처럼 놀아보고도 싶은데…. 아무래도 규제도 있고 눈치도 보이니까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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