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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1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지구의 주택 모습.
 지난 11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무너진 가자지구의 주택 모습.
ⓒ PE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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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향해 전방위 포격을 가하며 인명 피해가 급증하고 있다.

AP·AF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22일(현지시각) 이스라엘군은 전투기·탱크·함포 등 모든 군사력을 동원해 가자지구의 모스크(이슬람 사원)·주택가·축구장 등 민간 시설을 공격했다.

이로써 지난 8일부터 시작돼 15일째 이어진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망자는 600명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 17일 이스라엘이 지상군을 투입하자 하루 평균 100명 가까이 목숨을 잃었다. 희생자 다수는 민간인이었다.

지상군 투입 전까지는 미사일방어시스템 아이언돔으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을 대부분 막아내며 인명 피해가 거의 없던 이스라엘 역시 사망자가 29명으로 늘어나자 지상군 철수를 원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더구나 이스라엘은 공격 과정에서 대량 살상용 무기를 사용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팔레스타인 측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최근 가자지구를 공습하며 집속탄의 일종인 '플레셰트탄'을 사용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플레셰트탄은 포탄이 공중에서 날아가다가 터지면서 쇠로 만든 작은 화살촉 수천 개가 흩뿌려진다. 인구밀도가 높은 가자지구에서 민간인 희생이 속출하고 있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플레셰트탄 사용 의혹에 대해 정확한 답변 대신 "국제법에 따라 합법적인 무기만을 사용하고 있다"라면서 플레셰트탄 사용을 사실상 부인하지 않았다. 이스라엘의 대량 살상용 무기 사용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스라엘은 2008~2009년 가자지구를 공격할 때 백린 포탄을 사용했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백린은 사람의 몸을 녹여버릴 정도로 잔인한 위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국제법에 따라 사용이 금지된 무기다.

반기문 UN사무총장, "당장 폭력 중단하라" 촉구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충돌로 가자지구 인명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국제사회도 휴전을 압박하고 있다. 직접 중동을 방문한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이스라엘 수도 텔아비브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를 만나 사태 해결 방안을 논의했다.

반기문 사무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와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모든 폭력은 지금 당장 중단돼야 한다"라면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모두 아무런 조건 없이 폭력을 끝내고 대화를 통해 사태를 풀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역시 중동으로 날아간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도 이날 이집트 카이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스라엘은 민간인 희생을 중단하고, 하마스도 이집트의 중재안을 받아들여 휴전 협상에 나서라"라고 촉구했다.

그럼에도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여전히 서로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국제사회는 휴전 제안을 거부한 하마스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면서 "가자지구의 안정을 되찾을 때까지 군사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그는 민간인 희생을 비판하는 여론에 대해서도 "잔인한 하마스가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삼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휴전 조건으로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봉쇄 해제를 요구하는 하마스의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도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면서 "피와 용기로 가자지구 봉쇄를 끝낼 것"이라고 항전 의사를 강조했다.

제2의 우크라이나 참사 막아라... 이스라엘 항로 중단

한편, 미국 대형 항공사 델타항공과 US에어웨이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로켓포 공격으로 여객기 안전이 위협받자 이스라엘 텔아비브 상공을 지나는 항로 운항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날 승객 273명, 승무원 17명 등 탑승객 290명을 태우고 텔아비브로 향하던 델타항공 여객기는 텔아비브의 벤구리온 국제공항 상공에서 공습이 벌어졌다는 소식을 듣고 프랑스 파리로 긴급 회항했다.

그러자 US에어웨이·유나이티드항공도 미국 도시들과 텔아비브를 잇는 항공편을 잇달아 취소했다. 이들 항공사는 승객의 안전을 위해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위험 항로를 운항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항공청(FAA)도 사태의 심각성을 고려해 이날 미국의 모든 항공사에 "이스라엘 텔아비브를 오가는 항공편을 최소 24시간 동안 전면 중단하라"라는 내용의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지난 17일 우크라이나 상공을 비행하던 말레이시아항공 여객기가 친러시아 우크라이나 반군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에 격추돼 탑승객 298명이 모두 숨지는 참사가 발생하자 전 세계 항공사들이 각국의 분쟁 사태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태그:#이스라엘, #팔레스타인, #하마스, #가자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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