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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쌍신공원과 공주보 인근. 다수의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발견됐다.
 충남 공주시 쌍신공원과 공주보 인근. 다수의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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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주보 상류 강변... 큰빗이끼벌레 '가득' 22일 기자가 촬영한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강변.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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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 인근 2km 구간,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금강을 뒤덮었다. 야구공부터 축구공 크기까지 자란 큰빗이끼벌레들는 개체 수가 많아 수거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지난 18일 장맛비가 내리면서 금강에 유속이 생겨 큰빗이끼벌레가 수면으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6월부터 수자원공사는 큰빗이끼벌레와 부유물 수거에 나섰다. 하지만, 장맛비 이후 떠오른 큰빗이끼벌레 수가 급증해 수거에 차질을 겪고 있다.

기자는 지난 22일 세종보를 시작으로 공주보, 백제보 하류 구간을 대상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했다. 강변에는 공사장 안전모부터 표지판 등 산업·생활쓰레기들이 즐비했다. 이 와중에 표면이 벗겨진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쓰레기 사이 사이에 자리하고 있었다. 큰빗이끼벌레 사체에는 파리가 꼬이는 등 악취가 진동했다.

이날 기자는 세종시 불티교 다리 밑을 찾았다. 물가에 도착하기 무섭게 날파리떼가 몰려들었다. 맞바람이 불면서 떠밀려온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어림잡아 수천 마리는 돼 보였다. 이곳으로부터 2km 가량 떨어진 청벽나루터 부근 강변에도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가득했다.

"그물 쳐놨는데 큰빗이끼벌레만 잡혀..."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강변.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강변을 뒤덮을 정도다.
 충남 공주시 공주보 상류 강변.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강변을 뒤덮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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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시 쌍신공원 후미진 곳, 수많은 쓰레기가 물가에 떠있었다. 큰빗이끼벌레 또한 쓰레기와 뒤섞여 있었다. 공주보 좌안 선착장 인근에는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바둑알을 뿌려놓은 듯 널려 있었다.

이곳에서 보트를 타고 금강모니터링을 하던 충남발전연구원 조사단을 만났다. 조사단 관계자는 "보트를 타고 나가 보니 둥둥 떠다니는 큰빗이끼벌레를 많이 볼 수 있었다"라면서 "유속을 측정했더니 초당 0.05cm에서 0.10cm 정도였다, 최근 비가 와서 한 달 전에 측정했을 때보다 유속이 두 배 가까이 빨라진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그 다음 기자가 찾은 곳은 공주시 검상동 강변. 지역 주민들이 트랙터를 타고 강변가에 나와 있었다. 한 주민은 "물고기를 잡기 위해 지난 20일 건너편 바위 쪽에 그물을 쳐놨는데 물고기는 안 잡히고 큰빗이끼벌레만 잡혔다, 무서워서 그냥 나왔다"라고 말했다.

이후 찾은 부여군 왕진교, 백제보, 백마강교, 부소산성 건너편, 백제교, 부여대교, 사산리 물가에도 큰빗이끼벌레를 확인할 수 있었다.

상황 이런데도 수자원공사는 "수거하지 않고 있다"

부여군 부소산성 유람선선착장 건너편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
 부여군 부소산성 유람선선착장 건너편에서 발견한 큰빗이끼벌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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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공주시 쌍신공원과 공주보 인근.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즐비하다.
 충남 공주시 쌍신공원과 공주보 인근. 큰빗이끼벌레 사체가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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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수 금강유역환경회의 사무처장은 "큰빗이끼벌레는 죽으면 사체가 부패한다고 알려졌다. 일단은 수거를 한 뒤 소각하는 게 맞다"라면서 "방치하면 더 넓은 구간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큰빗이끼벌레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이 같은 현상은 많은 국민들이 반대하던 4대강 사업이 불러온 참사"라고 덧붙였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큰빗이끼벌레 발견 초기에 일부 수거한 적은 있지만, 지난 15일 환경부에서 큰빗이끼벌레 관련 조사를 하겠다는 발표가 있은 뒤로는 부유물만 수거하고 있다"라면서 "큰빗이끼벌레 수거는 전혀 하지 않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올해 금강에는 현재까지 수질예보제 '주의 단계'가 2회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관심 단계'까지만 발령됐다. 금강의 수질이 더 악화됐다는 것을 보여준다.

환경부 물환경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금강 내 유해 남조류 세포수는 mL당 5만 개(세종보)에서 9만 개(공주보)까지 측정됐다. 정부는 가뭄 때문이라고 해명했지만, 환경단체들은 느려진 유속과 하천 하부에 침식되는 녹조 찌꺼기와 오니 등의 영향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


태그:#큰빗이끼벌레, #공주보, #4대강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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