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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대 강사가 나와 17일 오전 서울 A초에서 상영한 동영상.
 군부대 강사가 나와 17일 오전 서울 A초에서 상영한 동영상.
ⓒ 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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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에 대한 '고문'과 '강제낙태' 모습을 초중고 학생들에게 여과 없이 보여줘 '아동학대 교육' 논란을 빚은 군 장교들의 나라사랑 교육이 일단 서울 지역에서 전면 중지됐다.

교육시민단체들과 야당 국회의원들은 나라사랑 교육에 대해 "교육부-국방부의 MOU(업무협약)에 따른 전국 차원의 아동학대 교육"이라면서 "군인들에 의한 끔찍한 교육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서울시교육청, 수방사에 강의교안 요구했으나 거절 당해  

22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21일 이 지역 초중고에 긴급 공문을 보내 "최근 일부 외부 강사(기관) 초빙 학생교육 특강의 내용이 대상 학생들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있다"면서 "현재 일부 군부대 협조로 진행 중인 나라사랑 교육은 별도 안내 시까지 중지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서울시교육청은 "(다른 강사들의 경우에도) 학생들에게 적절한지 교(육)안을 사전에 검토하고 부적절한 내용은 삭제를 요구하고 이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의를 취소하라"고 당부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8일자 <군 장교의 '끔찍한' 안보교육, 아이들 충격에 빠져 강의 중단> 기사에서 "북한 주민 고문 모습을 담은 군부대의 나라사랑 교육 동영상을 지켜본 서울 강동지역 A초등학교 학생들이 충격에 빠졌다"면서 "현역 육군 소령이 강사로 나선 이 강의에서 6학년 여러 여학생들은 눈을 가린 채 '악!' 비명을 질렀고, 어떤 여학생은 강의를 들은 뒤 한 시간 동안 우느라 수업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이 학교 교원들의 증언을 바탕으로 단독 보도한 바 있다.

또한 <오마이뉴스>는 이 보도에서 "이날 강사로 나선 장교 또한 충격에 빠져 수업을 중단했다"면서 "나라사랑 교육을 주관한 군부대는 서울지역 5개 교육지원청 소속 초중고에 강사를 파견해 국방부 표준교안에 따라 강의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이어 "문제가 된 강의 교안을 해당 학교는 물론 교육지원청, 서울시교육청도 미리 살펴보지 않았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 보도 뒤 서울시교육청은 서울 지역에서 장교 파견 교육을 주관해온 국군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에 강의 교안을 보내줄 것을 요구했지만 거절 당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수방사 산하 부대들은 논란이 된 5개 교육지원청뿐만이 아니라 서울지역 전체 11개 교육지원청 소속 학교에 강사를 파견하거나 파견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의 한 장학관은 "21일에 수방사에 전화를 직접 걸어 강의 교안을 달라고 했더니 '우리는 줄 수 없다. 국방부에 공문을 보내 봐라'는 답변을 받았다"면서 "이미 학생들에게 공개 강의한 교안이 비밀 사항도 아닌데 감독 관청인 교육청에게도 주지 못하겠다는 말을 듣고 이해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1일 보낸 공문.
 서울시교육청이 지난 21일 보낸 공문.
ⓒ 윤근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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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은 내부 회의를 열고 '군인이 강사로 나서는 나라사랑 교육'을 중지하기로 전격 결정했다.

한명숙·김용익·김태년·김광진 의원 관련 자료 제출 촉구

국회 보건복지위 소속 김용익 의원(새정치민주연합)도 지난 21일 보건복지부장관에게 "장교들이 초등학생에게 끔찍한 고문 장면을 보여준 것은 아동학대에 해당한다"면서 "이에 대한 견해를 밝혀 달라"는 서면질의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같은 당 소속 한명숙, 김태년, 김광진 의원도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국방부 등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참교육을위한전국학부모회(회장 박범이)는 성명을 내어 "우리는 '나라사랑'과 관계도 없는 끔찍한 동영상 상영으로 어린 학생들에게 평생 치유하기 어려운 충격을 던진 국방부와 교육부의 나라사랑 교육을 당장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조남규)도 성명을 내어 "서울시교육청은 반인권적, 비교육적 전쟁교육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덧붙이는 글 |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냅니다.



태그:#아동학생 교육, #나라사랑 군인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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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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