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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트라마라톤은 인간 한계의 정점에서 몸이 아닌 정신으로 달리는 레이스며 때로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 대한민국 국토종단 537km는 태종대에서 임진각까지 달리는 울트라마라톤 대회다. 울트라마라톤은 인간 한계의 정점에서 몸이 아닌 정신으로 달리는 레이스며 때로는 목숨까지 잃는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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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대한민국 국토종단 537km 울트라마라톤 대장정을 끝낸 울트라마라토너 황철수(58)씨는 일명 '황깡'이라고 불리는 사나이다. 그는 내후년이면 환갑을 바라보는 나이임에도 혹독한 무더위 속에 태종대에서 임진각까지의 머나먼 길을 포기않고 완주를 해 주변 지인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았다.

놀라운 것은 그가 이번 레이스에 참가하기 전, 많은 사람들이 그의 이번 완주를 그다지 기대하지 못했다는 사실이다.

황철수씨는 완주 소감인사말에서 "저는 이번 레이스에서 완주하지 못할 이유가 99가지나 넘었지만 한가지 확실한 목표가 있어 참가했습니다, 숱한 고통속에서도 목표가 크기 때문에 무사히 완주를 했습니다, 모두들 여러분들 덕분입니다!"라며 자신과의 약속을 지킬 수 있었음에 대해 한없이 기쁜 마음을 전했다.

황철수씨는 현재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경북지맹의 부회장이자 구미마라톤계의 전설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 김영화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경북지맹 회장의 기뻐하는 모습(왼쪽) 황철수씨는 현재 대한울트라마라톤연맹 경북지맹의 부회장이자 구미마라톤계의 전설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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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3일에 하늘나라로 돌아가신 어머니의 임종을 앞둔 시점에서 심기일전해야 할 울트라 마라톤대회를 앞두고, 그의 마음은 온통 어머니에게로 쏠려있었고 어머니 곁에서 근 2주간을 지내며 제대로 된 훈련을 할리가 만무했다.

황철수씨에게 이번 대한민국 국토종단 537km의 의미는 각별했다. 이번에 완주를 하게 되면 울트라마라톤의 그랜드 슬램을 달성할 수 있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기 때문이다.

울트라마라톤계의 그랜드 슬램이란 대한민국 횡단 308km(강화도 창후리-강릉 경포대), 종단 622km(해남 땅 끝-강원 고성), 종단 537km(태종대-임진각)인 울트라마라톤대회를 모두 완주 달성하는 것이다.

500km 이상의 울트라마라톤 대회의 평균 완주율은 40%대이고 부상도 많이 입는다고 한다. 또한 울트라마라톤대회에서 피로에 지친 몸을 이끌고 어두운 밤길을 달리다보면 데쟈뷰(환상) 현상에 의해 울트라마라토너들이 도로 위의 교통사고로 인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했다고 한다.

웬만한 용기와 의지력과 훈련 없이는 오랫동안 활동해온 마라톤 동호인일지라도 감히 도전을 할 수 없는 것이 300km 이상의 울트라 마라톤 세계다.

인간의 한계에 맞서 참고 인내하며 며칠 밤낮을 달린다는 것은 참으로 힘겨운 일이자 인간 승리라고 할 수 있다. 지루하고 머나먼 길위에서 함께 달리는 울트라마라토너들은 서로가 의지가 되는 동료들이고, 서로가 포기하지 않게 용기를 불어 넣는다.

진오스님과 황철수 부회장은 같은 울트라마라토너로서 우정을 다지고 있고 서로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을 하는 관계로 주변의 귀감을 사고 있다.
▲ 황철수 부회장의 완주를 돕기 위해 먼거리를 오가며 봉사활동하는 진오스님 진오스님과 황철수 부회장은 같은 울트라마라토너로서 우정을 다지고 있고 서로를 위해 아낌없이 헌신을 하는 관계로 주변의 귀감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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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달리는 동료중에는 칠순이 넘은 동료도 있지만 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며 인생의 동반자 같은 동료애는 물론이고 끈끈한 정을 나눈다.
▲ 장거리를 달린 후 부어오른 발의 붓기를 가라앉히기 위해 얼음물에 발을 담근다. 함께 달리는 동료중에는 칠순이 넘은 동료도 있지만 서로에게 힘을 실어 주며 인생의 동반자 같은 동료애는 물론이고 끈끈한 정을 나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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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철수씨는 이번 완주의 기쁨을 하늘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바친다고 한다.

"저는 처음 출발 할 때 부터 한 번도 포기한다고 생각하지 않고 레이스에 임했습니다. 달리다 보니까 시간이 흐를 수록 기운이 살아났고, 저 멀리 계시는 어머님께서 저를 도와주는 것 같았습니다."

그는 이 말과 함께 어머니를 떠올리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어머니 영정에 완주패를 바치고 싶어서 끝끝내 무사히 완주를 하게 되었습니다!"라고 말해 지인들로 부터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받기도 했다.

울트라마라톤대회 참가 전 모친의 임종을 앞두고, 그는 모친이 늘 형제들에게 했던 말씀을 떠올리며 어머니를 그리워하기도 했다.

"내 사랑 천사가 천국으로 여행을 떠나려고 합니다.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항상 하시는 말씀이 첫째 형제들은 항상 화목해라, 둘째 큰 욕심 내지 말고 살아라, 셋째 항상 모든 것을 이해하고 살아라."

황철수 부회장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하며,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완주패를 바치기를 간절히 바랬다.
▲ 황철수 부회장은 병상에 누워 임종을 앞둔 모친을 보필하며 힘들었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황철수 부회장은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었다고 하며, 하늘 나라에 계신 어머니께 완주패를 바치기를 간절히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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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슬픔에 직면한 그였지만 천국으로 가신 천사와 같은 어머니를 떠올리며, 당신의 뜻을 잊지 않고 실천하겠음을 다짐한 바가 있었다.

이번의 울트라마라톤 그랜드 슬램이라는 위업을 달성한 황철수씨에게는 본인의 강인한 의지도 있었겠지만, 하늘나라로 떠나신 어머니를 그리워하는 마음과 효심으로 인해 그토록 험난했고 어려웠던 울트라마라톤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볼 수도 있겠다.

울트라마라톤에 임하는 사람들은 우리 주변에서 접할 수 있는 보통사람들이지만 대부분 평범한 사람들은 아니다.

일주일간의 장고의 레이스를 펼치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업도 잠시 접어야만 하고, 오랫동안 훈련에 있어서도 누구보다도 더 성실히 임하며 준비에 만전을 기해야만 한다. 더우기 울트라마라톤에 인생을 걸만한 배짱과 자신감이 넘쳐나야 하는 자질을 갖춰야만 하며, 사랑하는 가족의 무한한 신뢰를 등에 업어야만 가능한 것이 울트라마라토너의 인생이다.

상상을 초월하는 오랜 달리기에서 과연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달려갈까 궁금증이 들때가 많다.

오랜 시간을 달려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오로지 눈앞에 아른 거리는 포기라는 달콤한 유혹과 끝까지 맞서 싸워야만 하는 인간 정신력과의 싸움이라고도 들은 바 있기도 하다.

울트라마라토너는 포기하고 싶어도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고, 자신이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달린다.
▲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은 오랫동안 다져진 불굴의 정신력이다. 울트라마라토너는 포기하고 싶어도 주변의 사람들을 생각하면 그럴 수가 없고, 자신이 다짐한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 끝까지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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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00만 대한민국 인구 중 아주 극소수의 사람만이 이룩한 분야가 바로 울트라마라톤 그랜드 슬램 달성이다.

기자 또한 2년 전에 마라톤을 시작한 햇병아리 마라톤 동호인으로서 울트라마라톤너들이 체험하는 인고의 달리기에서 가슴뭉클한 감동을 매번 느낀다.

나는 언제쯤에나 저들 처럼 한없이 펼쳐진 길위에서 나약한 자신과의 싸움을 처절하게 해 볼 수가 있을런지, 게다가 어떻게 나의 사랑하는 가족으로 부터 험난한 여정에 도전할 수 있게 하는 무한한 지지와 신뢰를 얻을 수 있을지 부러울 따름이다.

울트라마라톤은 혼자만의 힘으로 완주할 수가 없는 레이스다. 가족의 따듯한 배려와 믿음이 달리는 내내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다.
▲ 완주 막바지에 가족의 헌신적인 사랑이 더욱 힘이 된다. 부인과 함께한 사진 울트라마라톤은 혼자만의 힘으로 완주할 수가 없는 레이스다. 가족의 따듯한 배려와 믿음이 달리는 내내 에너지를 불어 넣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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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의 길을 통해 진정한 자신의 인생 길을 찾아가는 황철수님과 더불어 모든 울트라마라토너들께 진심으로 경의를 표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한국유통신문과 한국유통신문 카페, 블로그에도 올려집니다.



태그:#대한민국 국토종단 537KM , #울트라마라톤대회 그랜드 슬램, #한국유통신문 오마이뉴스 후원, #구미김샘수학과학 전문학원 수학무료동영상강의, #황철수 울트라마라토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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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빨간이의 땅 경북 구미에 살고 있습니다. 주변의 사람들이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우리네 일상을 기사화 시켜 도움을 주는 것을 보람으로 삼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고맙다는 말을 들으면 더욱 힘이 쏫는 72년 쥐띠인 결혼한 남자입니다. 토끼같은 아내와 통통튀는 귀여운 아들과 딸로 부터 늘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고 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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