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에는 총 10명의 외국인 타자들이 첫 선을 보였다. 대부분 각 팀의 중심타선에 배치된 외국인 타자들은 전반기 359경기동안 평균 타율 0.316, 109홈런 411타점을 합작했다. 리그 전체 홈런의 약 15%, 타점은 약 11%에 육박하는 엄청난 수치를 단 10명의 외국인 타자들만으로 만들어냈다. 올시즌 역대급 타고투저의 원인 중 하나로 거론될만큼 외국인 타자들의 비중은 막대했다.

하지만 프로야구가 반환점을 돌면서 태풍의 눈으로 등장했던 외국인 타자들의 위세가 한풀 꺾인 듯한 모습이다. 시즌을 거듭하며 조금씩 약점이 간파되거나 부상-슬럼프 등 변수에 직면하며서 고전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6월 이후 타격지표를 보면 외국인 타자들보다 국내 타자들의 강세가 더 두드러진다. 타율 SK 이재원(.394), 홈런의 박병호(30개), 득점과 최다안타 부문의 서건창(80득점, 125안타) 등이 압도적인 격차로 1위를 달리며 타격부문 개인 경쟁은 국내 타자들만의 잔치다. 타이틀을 놓고 경쟁할 만한 외국인 타자는 타점 부문 테임즈(71개. 2위) 한 명뿐으로 1위 넥센 강정호(73개)를 불과 2개 차이로 추격하고 있다.

현재 타율 10위 이내에 외국인 타자는 한 명도 없다. 20위권 이내에도 루이스 히메네스(롯데. 3할3푼3리) 에릭 테임즈(NC. 3할3푼2리), 펠릭스 피에(한화. 3할3푼) 등 세 명에 불과하다. 전례없는 타고투저로 3할 타자만 무려 37명을 배출하다보니 3할의 가치와 희소성이 많이 떨어진 상태다.

전반기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평가받는 테임즈는 3할대 타율로 타격 16위에 오른 것을 비롯하여 타점 2위(71개), 홈런 4위(21개), 최다안타 11위(94개) 등에 이름을 올리며 외국인 타자중 가장 고른 활약을 선보였다. 삼성의 야마이코 나바로(3할 2푼 2리. 19홈런), 두산 호르헤 칸투(3할 1푼 5리. 18홈런 60타점) 등도 꾸준히 좋은 모습을 보여준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들을 제외하면 다수의 외국인 타자들은 오히려 여름으로 접어들수록 페이스가 점점 떨어지고있는 추세다.

이미 외국인 타자들중 LG 조쉬 벨과 SK 루크 스캇은 벌써 짐을 싸서 '고향앞으로' 돌아갔다. 실속파 외국인 선수로 평가받았던 벨은 5월까지 타율 0.313, 8홈런 20타점을 올리며 최상의 활약을 선보이는듯 했으나 6월부터 변화구 대처능력에 대한 약점이 간파당하며 성적이 추락하더니 결국 2군행을 오르내리다가 7월 2일을 끝으로 퇴출됐다. 시즌 전체 성적은 타율 0.267, 10홈런 39타점이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던 스캇도 초반만 반짝하다가 용두사미로 끝난 케이스다. 6월부터 잦은 부상으로 단 3경기 출전에 그치며 재활군을 들락거린 스캇은 급기야 구단의 처우에 불만을 표출하며 이만수 감독에게 항명하다가 결국 문책성 퇴출을 당했다. 시즌 성적은 타율 0.267, 6홈런 17타점이었다. 올시즌 LG와 SK 두 팀이 나란히 하위권에 처져있는데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이 큰 비중을 차지했다는 평가다.

외국인 타자중 타격 1위를 달리고있는 롯데 히메네스도 최근 슬럼프로 입지가 많이 불안정해졌다. 6월까지 3할 5푼2리를 달리던 타율이 전반기를 마감하는 7월 12경기만 놓고보면 1할9푼2리에 그쳤다. 홈런 1개와 타점 2개를 추가했을 뿐이다.

가장 꾸준한 모습을 보여줬다던 테임즈-나바로- 칸투 등도 공교롭게도 모두 7월 들어 성적이 일제히 하락세다. KIA 브렛 필과 넥센 비니 로티노는 현재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해있는 상태다. 7월 성적이 상승세인 선수는  10경기에서 3할 6푼 6리 2홈런 6타점을 기록한 펠릭스 피에 정도다.

LG는 최근 조쉬 벨을 대신하여 새롭게 가세한 외국인 타자 브래드 스나이더가 5경기에서 3할3푼3리의 타율로 한국무대에 적응하고있는 중이지만 SK는 아직 새 외국인 타자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 후반기 반등을 노리는 두 팀으로서는 외국인 타자의 활약이 중요한 변수가 될수있는 대목이다.

외국인 타자들의 실력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각 구단들도 이미 어느 정도 분석을 마친 상황이다. 순위싸움이 치열해지는 후반기에는 중심타선을 차지하는 외국인 타자들에 대한 견제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이 높기에 시즌 초반만큼의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외국인 타자들이 부상이나 체력같은 변수에 흔들리지않고 얼마나 꾸준하게 페이스를 유지하느냐가 관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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