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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서울 청년포럼에서 썼던 걸 글자만 수정해서 만들었다. 본인은 포토샵을 전혀 할 줄 몰라서, 인터넷 보고 따라했다.
▲ 강연 웹자보 작년 서울 청년포럼에서 썼던 걸 글자만 수정해서 만들었다. 본인은 포토샵을 전혀 할 줄 몰라서, 인터넷 보고 따라했다.
ⓒ 이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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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비리한 원전에 안녕을 고하자!

지난 18일 금요일 부산 동래정토회. 110명이 작은 강당에 가득 들어찼다.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의 탈핵 강연을 듣기 위해서다. 이날 강연은 평화재단 부산청년포럼에서 준비했다. 특별한 점은 홍보부터 진행과 안내까지 모두 청년들의 자발적 봉사로 이뤄진 것이다.

강연 시작 전, 청년포럼의 정기영님이 GOD의 <촛불하나>를 불러줬다. 공연 덕분에 어색했던 분위기는 사라지고 강연장이 달아올랐다.

"지치고 힘들 땐 내게 기대~, 언제나 니 곁에 서 있을게~,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내가 너의 손 잡아 줄게~."

부산청년포럼의 정기영님이 GOD의 <촛불하나> 를 불러주고 있다.
▲ 여는 공연 부산청년포럼의 정기영님이 GOD의 <촛불하나> 를 불러주고 있다.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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닮은 '세월호 참사'와 '후쿠시마 원전 사고'

후쿠시마 원전사고와 세월호 참사 이야기로 강연이 시작됐다. 하승수 위원장은 두 참사의 공통점으로 막을 수 있었던 '인재'라는 점과 초동대응이 부족했던 '무능한 정부'였다는 점을 지적하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반갑습니다. 좀전에 영상(지식채널e <백만분의일 확률>)을 보면서 세월호 생각이 났습니다. 사실 후쿠시마 원전 사고와 얼마전 일어난 세월호 참사하고 닮은 점이 너무 많은데요.
충분히 예측하고 막을 수 있었던 사고라는 점도 똑같습니다. 아까 영상에 나왔지만, 구체적으로 일본의 54개 원전 중에 후쿠시마가 제일 위험하고 후쿠시마에서 사고가 날 가능성이 제일 높다라고 예측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예측이 다 무시당했습니다.

그리고 사고 난 다음에 허둥지둥하면서 아무런 조치도 제대로 못 취했다는 점도 후쿠시마와 세월호 참사하고 너무 닮았습니다. 재난이 났을 때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사람이 사고 총괄을 맡은 정부에는 없었습니다."

당시 나우토 총리의 24시간 밀착 자문을 맡은 마다라메 하루키(당시 원자력안전위원장)이 "원전은 절대 폭파하지 않는다"라는 자문을 하고, 몇 시간 뒤 후쿠시마 원전이 폭파됐다고 한다. 일본에서 가장 저명했던 원자력분야 전문가였는데도 절대 터지지 않는다고 확언을 했다니…, 이에 참석자들은 헛웃음을 터트렸다.

게다가 일본 원자력보안원장이 단순한 행정공무원으로 단지 순환보직을 통해 그 자리에서 일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해줬다. 일본의 사례지만 우리나라도 똑같을 것 같다는 생각이 자연스레 들어 섬짓했다.

현재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 강연자 하승수님 현재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다.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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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명을 예상했지만,두 배인 110명이 오셨다.
▲ 가득 들어찬 강연장 60명을 예상했지만,두 배인 110명이 오셨다.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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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이 싸다고? 뭘 모르시는군

왜 하필이면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는 3가지일까? 하승수 위원장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원전반대 1인 시위를 100일간 했던 경험을 들며 "연세 드신 분들 중에는 '왜 원전에 반대하는지' 뭐라 하시는 분이 계셨어요, 제가 그런 분을 그냥 보내지 않고 3분 안에 설명을 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제가 3분 안에 설명할 수 있도록 정리한 내용"이라고 밝혔다.

첫째로 '위험하다'. 세계 571개의 원전이 있는데 지금까지 6개가 폭파했다고 한다. 높은 확률이다. 만약 571대 중 6대가 터지는 자동차라면 누가 탈까?

"미국의 스리마일 곳에서는 원자로 안에 연료봉이라는 녹아내려서 뚫고 나와버렸어요. 그래서 사고수습이 아직 안 됐습니다. 1979년에 일어난 사고가 아직 수습이 안 되고 있습니다. 1986년 체르노빌에서 한 개가 폭발했습니다. 후쿠시마에서 4개가 터졌습니다. 571개 지었는데 6개가 폭발했습니다. 원전 가동을 시작한 지 60년밖에 안 됐는데 벌써 571개 중 6개에서 폭발이라고 부를 정도의 사고가 일어났습니다.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난 다음에 우리나라 정치인 몇 분이 무슨 말씀을 하셨냐면, 자동차 사고 난다고 자동차 안 타냐라고 하셨어요. 제가 그 비유를 듣고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왜냐면, 만일 자동차를 571개를 만드는데 6개가 폭발했습니다. 그 자동차를 우리가 탈 수 있겠습니까? 사람들이? 정부가 허가를 낼 수 있을까요? 자동차 사고나 전자제품이 폭발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사고입니다."

둘째는 '비윤리적이다'. 핵폐기물을 인류의 역사보다 더 오래동안 보관해야 한다. 핀란드에서는 지하 500미터까지 굴을 파고 그곳에 보관할 계획이란다. 에너지는 우리가 다 쓰고, 뒤처리는 후세대가 맡게 된다.

"사용후 핵원료라는 것이 남습니다. 핵연료봉을 발전에 쓰고 나면 3~5년 사용 후 핵원료가 되는데. 이것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이게 지금, 사람에 따라 다른데, 적게 잡으면 10만년, 많게 잡으면 50만년 보관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60년 동안 원전을 써서 남는 쓰레기를 10만 년에서 50만 년을 보관해야 합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종교인들 중에 원전에 반대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분들한테 왜 반대하시냐고 물어보면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거는 인간인 건드려서는 안 되는 거다, 너무 비윤리적이다, 다 미래세대에 다 떠넘기는 것밖에 안 된다'."

셋째는 '비경제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원전건설비용과 유지비만 생각하지만, 해체비용을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미 해체를 시작한 유럽에서는 예상치보다 뛰어넘는 무려 원전 '개당 1조 원'이 든다고 한다. 우리나라 원전이 23개니까 23조 원이 든다.

"마지막으로는 사람들이 '위험하다? 비윤리적이다? 좋다, 그런데 싸지 않냐'라고 말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도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수명이 다했는데, 연장해서 쓰고 있는데, 언젠가는 이것을 멈출 수밖에 없습니다.

멈추고 난 뒤에는 원전을 해체해야 합니다. 그냥 놔둘 수는 없기 때문이지요. 그 자체가 다 방사능 폐기물이 됩니다. 해체 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이 엄청납니다. (우리나라는) 기술도 없습니다.

유럽에서 한 번 해체해 보니깐, 원전 하나를 해체하는 데 1조원 이상의 돈이 들어갔습니다. 실제 계산을 해보면 아까 말씀드린 발전소 해체하는 비용, 폐기물 보관비용까지 계산해보면 절대 싼 게 아닙니다. 핵 폐기물은 몇십만 년을 보관해야 하는데, 이걸로 핵무기를 만들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이것을 지켜야 합니다. 경비대가 필요하겠지요. 여기에 드는 인건비만 따져도 얼마가 되겠습니까."

한 청년이 질문을 하고 있다.
 한 청년이 질문을 하고 있다.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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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고 계시는 하승수 위원장님
 웃고 계시는 하승수 위원장님
ⓒ 이채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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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없애기' 입소문이 중요하다

하 위원장은 강연 마지막에 절전과 소형 태양광발전기 설치 같은 '자기실천' 그리고 이런 밑바탕 위에 여론형성을 위한 '입소문'을 강조했다. 자기실천이 없는 말은 설득력을 가지지 않기 때문이다.

"개인의 생활이 바뀌는 게 중요합니다. 그래야만 사람들에게 말을 하게 되지요. 내가 생활을 바꾸면서 말을 많이 하게 되면, 그만큼 지지하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사회는 그동안 입소문으로 바뀌어왔습니다. 모든 세계의 중요한 일은 입소문이 퍼져서 일어났습니다."

강연 후 소감나누기
 강연 후 소감나누기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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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는 평화재단 청년포럼에서 활동한 지 1년 만에 생전처음으로 강연 총괄을 맡았다. 2주간 부산 곳곳에 포스터를 붙이고, 오랫동안 연락하지 않았던 분들께 연락도 했다. 이왕 오실 계획이라면 강연 스태프까지 맡아달라고 부탁을 했다. 모든 것이 처음이라, 연락할 때마다 부끄러웠고 일은 서툴어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고마운 마음뿐이다. 스태프 대부분은 직장인들이었다. 직장에서 눈치를 보며 칼퇴를 하고. 불타는 금요일을 반납하고 이 일을 흔쾌히 맡아주셨다. 또한 하승수 위원장도 먼 시간과 수고를 마다하지 않으며 서울에서 부산까지 내려와줬다. 이런 인연들이 모아져 만들어진 '소중한 강연'이기 때문에 고단함보다 '고마움'만 남는다.

덧붙이는 글 | 강연에 찾아 와주신 분들께 감사하고, 특히 스태프 형, 누나, 동생들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태그:#하승수, #평화재단 청년포럼, #탈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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