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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장에 꽂혀있는 책 <새로운 100년>.
 책장에 꽂혀있는 책 <새로운 100년>.
ⓒ 박선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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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100년> 책이름부터 거창하다. 1년 후 내 진로 고민만 생각해도 머리가 아파오는데, 100년이라니. 부제목을 살펴본다. '가슴을 뛰게 하는 통일이야기' 란다. 통일...? 초등학교 때 그저 '우리의 소원은 통일~' 이라는 노래만 맴돈다. 초등학교 이후 언젠가 통일이 되겠지라며 내 갈길 바빴다. 그런데 이 책에선 '내 갈길 가는 것'과 '통일'이 하나라는 것을 일깨워준다. 즉, '통일이 밥 먹여준다'는 말이다.

통일? 통일은 밥 먹여준다!

첫 번째로, 일자리창출이다. 통일이 되면 전체적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봅니다. 우선 북한을 대대적으로 개발해야 하니까요. 물론 북한 인력으로 가능할 것들도 있겠지만, 도로, 철도, 통신, 전기 등 주요 인프라를 설계하고 건설하는 전문가들이 많이 필요하죠. 또 수많은 건물들도 지어야 하고 하천 방재도 해야죠. 북한에 남한의 여러 기업들이 들어가게 될 테니 일자리는 절대적으로 엄청나게 늘어날 겁니다. (256p)

요즘 청년실업난이 심각하다. 새 정부가 들어섰지만 고졸 취업자, 여성일자리만 일시적으로 늘릴 뿐이지, 정작 실업자 대부분인 '대학졸업자'들에 대한 마땅한 대책이 없다. 유일한 돌파구는 '통일'임을 말한다.

두 번째, 남북의 막대한 국방비를 국민복지에 상당히 투자할 수 있다. 통일을 하면 새로운 개발거리들 때문에 경제가 활성화되기도 하겠지만, 그동안 과도하게 지출된 분단 비용을 복지 비용으로 전환한다든지 하는 방식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 같습니다. 그중 핵심이 국방비겠죠. 남한의 2012년 한해 예산이 325조 5000억 원 규모인데, 그중 10퍼센트 정도인 32조 9576억 원이 국방비거든요. (260p)

북한은 GDP의 30퍼센트 정도를 국방비로 쓰고 있어요. 분단 유지 비용, 혹은 체제 방어 비용이 엄청나게 많이 든다고 할 수 있죠. 통일이 되면 이 부분이 엄청 절약되겠죠. 첫째는 군인들 대폭 감소할 수 있잖아요. 군대 가서 근무하는 기간을 줄여줄 수도 있겠죠. 의뭅여은 기간을 많이 줄여주고 대신에 국가의 상시 방어체계를 위해서는 유급 직원인 모병제로 대체할 수도 있습니다. (261p)

노무현 정부 때 점진적으로 시행하던 '18개월 군복무기간 단축'이 이명박 정권에 들어서 멈췄다. 북한도발이 큰 원인이었다. 몇 년이 지난 박근혜 정부에서도 군복무 기간 단축에 대한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또한, 대선공약이었던 '복지'도 국가 재정 위기로 제대로 이루어진 정책이 없다. 하지만 통일 후, 북한의 국방비만이라도 복지로 돌린다면? 적어도 커다란 한 개의 복지정책은 이뤄낼 수 있을 것이다.

세 번째, 진짜 창조적 경제사회가 이루어진다. 우리는 분단된 가운데에서도 한류라든지 체육 쪽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잖아요. 통일이 되면 창조성이 더욱 발휘될 테니 문학이든 자연과학이든 경제든 세계 수준으로 올라갈 겁니다. 사람이란 자신감을 갖게 되면 굉장한 힘을 발휘하거든요. 통일이 한국 사람들에게 그런 기운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뿐만 아니라 이산가족의 아픔을 치유할 수 있고, 납북자·군군포로·장기수 등 전쟁과 분단이 만들어낸 희생자들의 아픔을 다 청산할 수 있겠죠. 우리로서는 어쨌든 일본에 나라를 빼앗기고 분단되고 전쟁하고 갈등했던 지난 100년의 상처를 완전히 청산할 수 있을 겁니다. 그러고 나서 새로운 100년을 향한 설계를 해나갈 수 있겠죠. (262p)

새로운 100년에서는 통일을 이룬 다음에, EU 같은 한중일 동북아경제공동체를 만들자고 제안한다. 궁극적 목표는 통일을 넘어선. 유럽선진국과 같은 '더 큰 대한민국'이다.

'두근두근' 가슴뛰는 역사공부

이뿐만 아니라, 이 책에서는 단군시대부터 독립운동사 그리고 근현대사까지 역사를 재밌게 쭉 정리해준다. 역사책 버금간다. 고대사부분만 짧게 소개해본다.

당시 토착세력은 곰이나 호랑이를 토템으로 삼았죠. 그런데 이 신시 혹은 배달나라의 건국세력들은 환인의 후예로서 하늘의 자손이라는 자부심이 있어서 그 징표로 천부인(天符印) 세 개를 가져왔어요. 그게 청동거울, 청동검, 청동방울이에요.

여기서 인류문화사적인 분석이 가능하죠. 이 배달나라를 건국한 세력이 청동기 문명을 소유한 선진문명이었다는 겁니다. 오늘날 고고학이 발달하면서 청동기 문명이 처음 시작된 시기가 거의 7000년 전으로 확인되었거든요. 중앙아시아 초원지대에서 형성된 스키타이 문명이나, 티그리스 강 또는 유프라테스 강 유역에서 발달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이 7000년 전에 출현했는데, 그런 수준의 선진문명이 동북아시아로 이주해온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나라를 세울 때의 건국이념은 무엇이었을까요? 바로 홍익인간이죠. 홍익인간은 단군의 애기가 아니라 환웅의 얘기입니다. 그러면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다는 것이 무슨 뜻일까요? 보통 신이 인간을 이롭게 한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만 저는 이렇게 해석해요. 여기서 신은 선진문명을 가진 이주민이고, 인간이라고 지칭하는 것은 원래 이 지역에 살고 있던 토착세력이죠. 그런 시각으로 홍익인간을 해석하면, 선진문명을 가진 이주민들이 토착세력의 원시사회를 침략한 뒤 정벌한 것이 아니라, 토착민의 이익을 위해서 새로운 사회를 건설했다는 뜻이죠. 저는 이것이 굉장한 얘기라고 생각해요. 어떤 나라에서도 이런 건국이념은 보기 어려워요. (100p, 101p)

법륜스님은 동북아역사기행을 수십년째 하고 있다. 그 풍부한 지식과 경험을 통해 쉽고 재밌게 가슴 뛰는 역사 이야기를 해준다. 교과서를 통해 국사기피증이 생긴 사람이라면, 이 책이 바로 '딱'이다.

풍부하다, 색다르다 그래서 추천한다

총 335p 분량은 결코 많지 않다. 고대사부터 근현대사, 국가비전과 미래, 북한에 대한 예리한 분석을 통한 한계점과 이해, 구체적인 통일필요성과 통일방법, 통합의 리더쉽 등 많은 분야들이 집약적으로 들어가 있다.

이 책은 대담형식으로 되있어서, 틈틈히 버스안에서, 지하철안에서 읽어도 흐름이 끊키질 않는다. 게다가 전혀 어렵지 않다. 이해가 어려운 부분은 오연호씨가 콕콕 찝어서 질문을 던진다. 사회분야에 관심이 없었던 분도 재밌게 읽을 수 있고, 이미 지식을 가지고 계신 분들도 색다른 관점과 통찰적인 관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새로운 100년 - 오연호가 묻고 법륜 스님이 답하다, 개정증보판

법륜.오연호 지음, 오마이북(2018)


태그:#새로운 1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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