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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82학번 서울대 법과대학 동기이자 대권 잠룡으로 부상한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곤혹스런 공개질문을 던지자, 원희룡 도지사는 답변을 피하지 않고 오히려 '공개토론'을 제안해 눈길을 끌고 있다.

공방전은 페이스북에서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발단은 조국 교수가 원희룡 제주지사에게 곤혹스런 돌발 공개질문을 던지며 시작됐다.

조국 교수는 17일 페이스북에 먼저 "원희룡 신임 제주도지사가 제주시정에 제주지역 대표적 시민운동가 이지훈씨를 임명하는 등 광폭행보를 전개하고 있는 점 높이 평가한 바 있다"며 칭찬을 건넸다.

조국 교수는 "그러나 말이 통하는 대학 동기이기에 두 가지 점만큼은 꼭 묻고 싶다"며 곤란한 질문을 던졌다.

그러면서 "첫째, 2010년 한나라당 사무총장 시절 4대강 사업을 철저히 옹호하면서 수질오염이나 생태계 파괴가 일어나면 한나라당이 정권을 내놓을 것이고 자신도 물러나겠다고 공언했다. 둘째, 2004년 노무현 대통령 탄핵 시 처음에는 반대한다고 목청을 높이다가 갑자기 찬성으로 돌아섰다"는 돌직구를 던지며 상기시켰다.

조국 교수는 "원 지사, 공인 중 공인이다. 도지사를 넘어 더 큰 꿈을 꾸고 있을 것"이라고 대권 잠룡으로 추켜세우며 "따라서 오랜 친구 이전에 시민의 한 사람으로 두 가지 점에 대한 공개답변을 들을 권리가 있다"며 답변을 요구했다.

조 교수는 "이는 단지 친구의 과거를 추궁하기 위함만이 아니라 친구의 미래를 예상하기 위함이기도 하다"며 "지금도 이 두 가지 사안에 대한 생각은 같은가? 바뀌었다면 사과해야 할 의향은 없는가?"라고 곤혹스런 질문을 던졌다.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페이스북)
 조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원희룡 제주도지사(사진=페이스북)
ⓒ 신종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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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무척 당황스럽지만 공개토론하자... 노무현 탄핵, 후회스런 지점"

이에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8일 페이스북을 통해 "무척 당황스럽다"면서도 답변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공개토론'을 제안하는 역공을 펼치며 응수했다.

원희룡 도지사는 "존경하는 친구, 조국"이라고 예우하며 "갑작스런 공개 질문을 받고 보니 무척 당황스럽군. 자네가 내 생각을 모르진 않을 텐데 이렇게 페이스북을 통해 질문하는 이유가 있겠지. 자네도 대한민국의 많은 분들이 지지하는 리더이니 간단하게나마 답변하는 게 예의겠지"라고 답변에 나섰다.

원 도지사는 "우선 노무현 대통령의 탄핵 건인데, 내가 정치하는 동안 가장 부끄럽고 후회스러웠던 한 지점을 찾으라면 아마 그때일 것"이라며 다만 "그 동안 내가 출간한 책을 통해서, 그리고 각종 인터뷰를 통해서 입장을 많이 밝혀왔네"라며 자세한 답변은 하지 않았다.

반면 원희룡 도지사는 4대강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답변했다.

원 도지사는 "4대강에 대해서는 자네와 좀 생각이 다를지 모르겠네. 치산치수라는 큰 틀에서 보면 4대강 사업은 필요한 것이라고 보네. 꼭 그 시기에, 전 국토를 한꺼번에 뒤집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수차례 지적했다"며 "4대강은 앞으로 실제 홍수피해와 가뭄 해소에 얼마나 도움이 됐는지, 환경피해의 규모와 복원력은 어떻게 되는지 등 추세를 좀 더 지켜보고 얘기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환경피해 사례는 방치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해결하면서 본래의 목적을 달성하도록 모두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원희룡 도지사는 그러면서 "친구! 우리끼리 페이스북을 통해 소통하는 것은 유치할 수 있으니, 옛 친구들, 선후배들, 함께하고 싶은 국민들과 토론회 한 번 열어보는 게 어떻겠나?"라며 "원희룡-조국, 조국-원희룡 '원조토크' 어떤가^^"라고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원 도지사는 "충분히 이야기 하면 서로의 차이도 확인하겠지만, 공통점은 더 많이 찾을 수 있을 걸세. 토론을 하게 되면 과거에 대한 평가도 중요하지만 미래 어젠다를 많이 다뤄보세. 자네도 마찬가지겠지만, 대한민국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생각하면 잠이 안 오네"라며 제주도정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나라 걱정에 여념이 없음도 밝혔다.

그는 끝으로 "할 말은 많지만 이만 줄이겠네. 무더위에 몸 상하지 않게 관리 잘하시게"라고 건강을 당부했다.

조국 "공개토론 영광"... "진보진영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 추진해 보라"

그러자 조국 교수는 페이스북에 "원희룡 지사가 나의 갑작스런 공개질문에 답했다. '고수'이니, 내가 공개칭찬 글에 이어 공개비판 글을 올린 이유를 짐작하고 있으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가 대권 잠룡으로서 지금부터 차근차근 공개 검증을 받으라는 취지였다는 것으로 보인다.

조 교수는 "원 지사가 제안한 '원-조 토크', 백면서생으로선 영광이지요. 단, 원 지사는 도백(도지사)으로 난 훈장으로 할 일이 산적해 있는바 시기, 주제, 방법은 추후 얘기해 봅시다"라며 공개토론에 응할 뜻임을 밝혔다.

조국 교수는 친구로서 "그 이전까진 염천(몹시 더운) 더위 건강 조심하면서 당파에 얽매이지 않는 혁신적 개방적 도정을 기대하겠다"며 "그리고 진보진영보다 더 진보적인 정책을 선도적으로 추진, 실현해 봄이 어떠한지"라고 조언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끝으로 "그리고 모교에 와서 강의 한번 해주시고. 이건 '공개청탁!' ^^"이라고 부탁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법률전문 인터넷신문 <로이슈>에도 실렸습니다. 로이슈



태그:#조국, #원희룡, #노무현, #4대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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