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가 지난달 발표한 '2013년 MBC 경영평가보고서'에 따르면, 공영방송 MBC가 방송의 다양성과 유익성은 물론이고, 신뢰성, 공정성, 공익성 면에서 상업방송인 SBS 보다 낮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 항목에서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에 비해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나 MBC가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의 공정성과 공익성 하락은 지난해 국책연구기관인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조사해 발표한 '2013년도 KI 시청자 평가조사 보고서'에서도 이미 지적되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MBC는 다양성·신뢰성·유익성·공정성·공익성 등 5개 항목에서 모두 다른 지상파 방송사들 보다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뿐만이 아니다.

MBC는 지난해 방문진에서 발표한 '2012년 경영평가보고서'에서도 시사보도프로그램이 방송의 공익성과 공정성을 소홀히 하면서 채널 경쟁력이 추락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처럼 MBC는 방문진으로부터 2년 연속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이 하락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지만, 전혀 시정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MBC가 이처럼 공영방송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상업방송 보다 못한 방송으로 전락한 이유는 이명박 정부 이후 MBC 경영진이 친 정부 성향의 인물로 채워졌기 때문이다.

사실 이명박 정부 이전의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국민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방송사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서 대통령 측근인 김재철씨가 MBC 사장으로 임명되고 친 정부성향의 편파방송을 내 보내기 시작하면서, 방송의 신뢰성과 공정성, 그리고 공익성을 잃고 말았다. 특히, 시사보도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정권 친화적 편파방송을 하면서 MBC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도가 급격히 떨어지게 되었고, 이는 결국 MBC 추락의 주요 원인이 되고 말았다.

그렇다면 어떻게 MBC를 다시 국민의 사랑을 받는 공영방송으로 회복시킬 수 있을까? 먼저 사회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한 성역 없는 비판과 고발, 그리고 사회적 약자들과 소외계층에 대한 따뜻한 시선을 담은 시사보도 프로그램의 제작 자율성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 MBC의 대표적인 시사보도 프로그램인 <PD수첩>과 <시사매거진2580>과 같은 탐사 보도 프로그램들의 제작 자율성과 창의성 보장은 MBC의 공정성과 공익성, 그리고 신뢰도를 높이는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공영방송 MBC가 더 이상 정권의 눈치를 보지 않고 공정한 방송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부 여당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현행 방문진 이사와 MBC 사장의 선임 방식을 바꿔야 한다.

여야가 동수로 추천하는 인사들로 방문진 이사회를 구성하고, 방문진 이사회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사장추천위원회에서 추천한 후보들을 대상으로 재적인원 3분의2의 찬성을 통해 사장을 선임해, MBC 사장이 특정 정당이나 정권의 영향을 받지 않도록 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MBC가 지금처럼 공영방송으로서의 역할을 포기하고 편파방송과 불공정 방송을 하는 것을 막을 수 있고, MBC의 몰락 또한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덧붙이는 글 | 최진봉 기자는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로 재직중 입니다. 이 기사는 노컷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MBC, #방송문화진흥회, #공영방송, #최진봉, #공정성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