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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여름에 익어가는 토종블루베리 까마중입니다
 한여름에 익어가는 토종블루베리 까마중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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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텃밭에서 일하다가 까마중 열매를 먹음 갈증이 싹 가십니다.
 텃밭에서 일하다가 까마중 열매를 먹음 갈증이 싹 가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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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가 하늘을 찌를 즈음에 파란 열매가 까맣게 변하는 토종 블루베리 까마중을 아세요? 요즘 텃밭에 풀을 뽑노라면 밭 고랑 사이나 밭 모서리에서 혼자 조용히 열매를 까맣게 익혀가는 까마중이 있습니다. 예전에는 풀이라고 사람들에게 천대시 받고 사람 손에 뽑혀서 멀리 던져 버리곤 했었는데요. 지금은 항암효과가 있는 건강식품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시골집 텃밭 흙 살리기 작전으로 손수 풀을 뽑아서 채소나 과일을 재배합니다. 땀 흘린 수고의 대가로 건강한 유기농산물을 자연에서 얻어먹습니다. 텃밭에서 일하다가 목마를 때는 까마중 열매를 한 움큼 따서 입에 넣으면 달콤한 맛과 함께 갈증이 한방에 싹 가십니다. 까마중에는 활성산소를 억제하는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항암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기관지 염증과 황달, 염증에 좋고 혈액순화를 왕성하게 하여 피부를 젊게 합니다.

  농촌의 초록빛 들판
 농촌의 초록빛 들판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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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의 삶 중에 얻는 기쁨 중에 하나는 눈앞에 펼쳐지는 초록빛 들판입니다. 저 들판을 멀리서 바라보면 마음이 안정되고 편안해집니다.

도시의 치열한 생존경쟁 대열에서 벗어나 몇 년간 농촌에 살면서 지친 몸과 마음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소비생활의 맛을 알고 난 후부터 물질에 대해 욕심을 갖게 됩니다. 텃밭을 일구면서 소비 위주의 생활 방식에서 생산과 소비를 적절히 조화롭게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게 되었습니다.

텃밭에서 일하다 목마르면 따먹는 각종 과일들

     알타리 열무가 자라는 텃밭입니다
 알타리 열무가 자라는 텃밭입니다
ⓒ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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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뿌려놓은 알타리 씨앗이 그동안 내린 비로 성큼 자랐습니다. 농약과 비료 대신에 퇴비로만 키우기 때문에 약간의 벌레 구멍이 있지만, 살아있는 흙 속에서 자란 덕에 신선한 잎사귀가 연합니다.

여름철에는 열무 씨앗을 땅에 뿌리면 대가 자라서 거세어 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무우씨나 열무 씨앗을 뿌려서 열무 대신 어린 잎사귀를 솎아 김치를 담아 먹습니다. 무우 잎사귀가 15cm 정도 자랐을 때 듬성듬성 뽑아서 먹고 나머지는 알타리 무우로 키웁니다. 나머지는 추석 때 즈음이면 알타리로 김치를 만들 수가 있습니다. 해가 갈수록 농사짓는 방법을 터득하여 건강한 먹거리를 손수 만들 수 있는 즐거움이 농촌에는 있습니다.

   텃밭에서 일하다가 목마르면 대추토마토를 즉석에서 따 먹어요
 텃밭에서 일하다가 목마르면 대추토마토를 즉석에서 따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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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란곷이 지고나면 오이가 달려요
 노란곷이 지고나면 오이가 달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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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에서 일하다가 목마르면 각종 과일을 즉석에서 따 먹을 수가 있습니다. 올해는 대추 토마토가 풍년입니다. 토마토는 퇴비와 적당한 수분을 공급해야 하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토마토 원대 한가지만 남기고 옆 가지를 모두 잘라주어야 열매가 풍성하게 열린다는 점입니다. 삶도 마찬가지로 안 좋은 습관이나 과욕을 잘라내어야 자연의 이치처럼 좋은 열매를 거두지 않을까 합니다.

노란 오이꽃이 지고 나면 까칠한 오이가 달리는데요. 오이 역시 퇴비와 물을 주고 재배하므로 맛과 향기가 뛰어납니다. 지금은 돌아가신 할머니께서는 오래전 가족들이 바깥에서 똥을 누고 오면 나무라던 생각이 납니다. 비료나 퇴비가 귀한던 옛날 농촌에서는 잘 썩인 인분이나 가축분뇨가 채소재배의 소중한 영양제로 사용했습니다.

요즘은 밭에 퇴비와 비료를 뿌리고 농약과 비닐 사용 그리고 기계식 밭갈이로 농사짓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 합니다. 대농은 어쩔 수 없지만, 가족들이 먹을 작은 텃밭은 돈 안들이고 짓는 방법을 연구하는 것이 좋습니다.

농촌은 집 앞에 텃밭만 있으면 채소백화점이 됩니다. 식사준비를 위해 즉석에서 채취한 신선한 채소로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음식 맛 또한 좋습니다. 가족의 건강을 위해 제초제나 농약을 일절 하지 않습니다.

자연 품에 안기면 자연이 먹여 살려줍니다

  잠깐 벗어놓은 모자위에 고양이가 앉아 쉬고 있네요
 잠깐 벗어놓은 모자위에 고양이가 앉아 쉬고 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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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땅콩밭에서 낮잠을 자는 방실이
 땅콩밭에서 낮잠을 자는 방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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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동안 잠깐 벗어놓은 모자 위에 앙증스런 고양이가 앉아서 쉬고 있는 모습이 그림 같습니다. 사람이 미미야~~ 하고 부르면 야옹~~ 대답을 하는 귀여운 고양이랍니다.

시골집 마당에서 놀던 방실이는 땅콩밭에서 낮잠을 자고 있네요. 얼마 전에 엄마 금순이가 갑자기 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텃밭에서 개구리 사냥을 좋아하던 금순이가 아기를 여섯 명이나 낳아주고 세상을 떠나서 슬픕니다.

금순이와 방실이가 연이틀 낳은 강아지 열두 마리 중 한 마리는 죽고 여덟 마리는 인터넷으로 홍보하여 여러 지역으로 분양되고 삼 형제가 남았네요. 저기 창고 밖 2m 이상 나가면 혼나기 때문에 주인 눈치를 살피고 있습니다.

마당에서 뛰어놀고 싶어 눈치를 살피는 강아지들
 마당에서 뛰어놀고 싶어 눈치를 살피는 강아지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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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땅콩심고 남은 땅콩 껍질을 깝니다.
 올해 땅콩심고 남은 땅콩 껍질을 깝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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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땅콩 씨앗을 텃밭에 심고 남은 땅콩 껍질을 까서 프라이팬에 볶아 먹을 참입니다. 이렇듯 시골집에는 곳곳에 먹거리들이 있습니다. 도시에서 소비생활 위주로 살다가 갑자기 수입원이 끊기면 가족이 동반하여 목숨버릴 생각만 하지 마세요. 자연 품에 안기면 자연이 먹여 살려줍니다.

사람은 태어나서 자연 속에서 생존하는 방법을 먼저 가장 먼저 배워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연속에서 이루어지는 온갖 섭리를 깨닫게 되면 삶이 훨씬 편안해집니다.

적당히 마음 비우고 살면 근심·걱정 없는 농촌생활

  시골집의 텃밭 구경
 시골집의 텃밭 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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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집 텃밭을 둘러보는데 참외가 반기고 풀 속에서 도라지꽃이 피어나고 있습니다. 참외는 서너 마디에서 끝 순을 잘라주면 참외가 잘 달립니다. 수박은 그와 반대로 원순 3줄기만 남기고 젖순(새로나온 순)을 잘라줍니다. 수박 세줄기 중에 한줄기에는 수박 한 개가 달리게 하고 나머지 두 줄기는 수박을 지탱해줄 힘이 됩니다.

올해 인근 수박농장에 가서 수박 순지르기 일을 하면서 제대로 배웠습니다. 그동안 해마다 수박을 길렀지만 정확한 방법을 몰라서 품질좋은 수박을 따먹을 수가 없었는데요. 수박은 3 줄기를 기르고 수박은 한 개만 달리게 해야 맛좋은 큰 수박을 수확할 수가 있습니다. 농촌은 해가 갈수록 농사 지식을 배워가는 즐거움이 있습니다.

  대파가 무럭무럭 자라는 텃밭
 대파가 무럭무럭 자라는 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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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골집 저녁식사 열무 비빔밤
 시골집 저녁식사 열무 비빔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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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에 거두어 둔 대파 씨앗을 올봄에 뿌려서 일년내 양념 재료가 되는 대파가 무럭무럭 자랍니다. 먹거리를 순수 재배하고 풀 속에서 피어나는 온갖 꽃들의 향연이 있는 자연에게 감사합니다. 올해 수확한 자색 양파와 마늘을 광에서 가져와서 알타리 열무 솎은 것으로 김치를 담기 위해 다듬습니다.

오늘 시골집 저녁은 텃밭에서 솎은 알타리 열무 비빔밥에 텃밭의 풋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된장찌개입니다. 3년간 발효한 산야초 효소를 조금 넣고 참기름과 깨소금 각종 양념을 넣고 버무려서 보리밥에 비벼 먹었습니다. 텃밭에서 적당히 땀 흘리고 난 후에 먹는 열무 보리 비빔밥 한 그릇은 시골맛입니다.

오늘 텃밭에서 솎은 여린 알타리 열무로 자색 양파와 마늘 그리고 오이 몇 개를  따서 숭숭 썰어 넣고 물김치를 담았습니다. 빨갛게 익은 고추와 감자를 갈아서 풀을 쑤어 만들었습니다.

옛말에 등 따시고 배부르면 부자 안 부럽다는 말이 있듯이 농촌에서 가족들 건강먹거리 직접 재배하여 먹고 여가시간내어 가끔 인근 회사에 가서 알바도 합니다. 농촌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적당히 마음 비우고 살면 근심·걱정 없는 곳입니다.

   시골집에서 수확한 과일들입니다
 시골집에서 수확한 과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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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오늘 수확한 참외와 복숭아 토마토를 감사하게 먹었습니다. 복숭아는 은행을 썩혀 만든 액기스를 물에 타서 살충제 대신 주었습니다. 복숭아는 원래 단 과일이라 벌레가 좋아합니다.

어린 시절 더운 여름밤에 할머니께서 보리쌀과 동네 복숭아와 물물교환하여 어두운 밤 달빛 아래에서 먹던 생각이 납니다. 지금 생각하니 농약이 귀하던 그 시절에 복숭아에 박힌 벌레를 보면 아이들이 안 먹을까 봐 할머니께서 밤에 복숭아를 구해다가 먹이던 추억이 떠오릅니다.

할머니께서 길에 떨어진 벼 이삭을 한복 치마에 담아 집 마당에 뿌리며 닭을 부르던 목소리가 들리는 것 같습니다. 굴뚝에 저녁연기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아이들이 동네 앞에서 뛰어놀다가 동네가 떠나갈 정도록 부르던 할머니의 쩌렁쩌렁한 목소리에 집으로 돌아가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농촌을 지킨 할머니의 억척스러운 삶이 있었기에 도시의 험난한 삶을 헤치고 오늘 여기 농촌으로 돌아와 제가 꿋꿋이 살아갈 수 있는 거겠죠.


태그:#귀촌해서 살아가는 방법, #유기농텃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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