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지난 4일 신혜숙(47ㆍ참선진녹즙태안대리점 대표ㆍ사진) 해당화로타리클럽회장
▲ 신혜숙(47ㆍ참선진녹즙태안대리점 대표ㆍ사진) 지난 4일 신혜숙(47ㆍ참선진녹즙태안대리점 대표ㆍ사진) 해당화로타리클럽회장
ⓒ 이미선

관련사진보기


"친구 같은 봉사, 이젠 안 하면 병나요"

지난 4일 신혜숙(47) 해당화로타리클럽회장은 자신의 봉사관을 한마디로 정의했다. 젊은 시절부터 안 해본 장사가 없을 정도로 도전에 도전을 거듭했던 그녀. 모질 것 없던 삶에 봉사는 그녀의 하루일과이자 중요한 보람체였고, 이제는 한시라도 빼놓을 수 없는 기분 좋은 습관이 됐다.

불혹을 훌쩍 넘긴 나이지만 세월이 무색할 정도로 그녀의 도전정신과 봉사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은 지역 후배들에게도 존경의 대상이 되고 있다.

태안읍 남문리가 고향으로 지금의 남편 심경섭(47)씨와는 태안고등학교 동기동창으로 만나 결혼에 골인한 신씨는 13년 차 지역 봉사동아리 사랑회(회장 김기두)로 늘 한결같은 봉사를 실천하고 있다.

남부럽지 않는 생활에 어디 시련의 흔적 있었을까마는 이제는 엄마를 살뜰히 챙기는 외동아들도 그녀의 일이라면 두 손 두 발 마다않고 돕는 남편도 다 그녀의 덕이다.

그녀는 또 지난달 군내 유일 여성로타리클럽인 해당화클럽의 회장으로 앞으로 1년간 소임을 다할 계획인데 봉사를 이유로 지면에 실리는 게 새삼 창피하다고 고백했다.

"뭐 대단할 것도 없는데 지면에까지 실어주신다고..."

자신 한 사람의 이익이 아니라 해당화회원들과 사랑회회원들의 자부심 고취를 위해 당당히 인터뷰란 한쪽 면을 허락한 그녀는 굳이 지면을 빌려 고마움을 전하고 싶은 분들도 있다고 했다.

벌써 두 달 전 고인이 되신 아버지 고 신현봉(77)씨의 상 당시 동네 지인들의 조위가 참 고마웠다고 어렵게 입을 뗐다.

어머니 임완분(71) 여사에 대한 애틋함이 더 커질 갑작스런 비보에 신씨 자신이 무너질 위기였지만, 보이는 듯 안보이는듯 자신에게 힘이 돼주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많다는 사실에 사뭇 인생은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는 생각에 확신이 찼다.

소싯적에는 볼링을 취미생활로 여기며 여가를 즐기기 바빴지만 이제는 사랑회원들의 사랑을 먹고 크는 8가정과 2명의 아이에 대한 지속적인 봉사가 자신의 유일한 취미이자 여가가 됐다고.

"보람 있었던 때요? 지금은 동생이 고등학교 2학년이 된 한 씨름부 형제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형이 대학까지 졸업하고 지금은 제 아들과 같은 군인이 됐죠."

처음에는 눈도 못 맞추던 씨름부 형제가 이제는 어엿한 성인으로 또 고등학생으로 성장해 이모라고 부르며 신씨의 힘겨운 시간을 보듬어 준다고 한다.

"그 녀석들이 전국대회에 2등을 했을 때도, 저와 처음 만난 날 서로 부둥켜안으며 심장소리에 귀를 기울였을 때도 저에게는 전부 다 보람이었죠."

봉사활동을 하며 그녀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교감'이다. 서로의 생각과 느낌이 교감이라는 것인데, 얼굴이 다르고 웃는 모습이 달라도 수평선일 것 같은 두 마음이 어느 순간 한 지점에서 만난다는 것이다.

해서 해를 달리해 만나는 결손가정, 내지는 일반가정 아이들에게 그녀는 깨달음과 가르침보다 상호 교감하는 '허그'를 먼저 신청한다. 손 내밀 수 있을 때 여전히 많은 봉사를 행하고 싶다는 그녀. 믿음이라는 잣대가 흔들릴지라도 그녀는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이 무한한 감동의 무대에 주인공으로 남고 싶다고 말했다.

"아버지 상을 치르고 한 번 더 깨달은 사실은 인생은 혼자 살 수 없다는 진리예요. 함께, 또 다 같이 재밌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게 행복 아닐까요?"

남을 위해 밥을 해주는 순간이 하루 중 가장 좋은 시간이란다. 그런 그녀가 언제고 행복하길 또, 우리도 그녀 때문에 행복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태안미래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신혜숙, #해당화로타리클럽, #태안군, #로타리, #봉사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