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가 'KCC와 함께하는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대회 초대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10일 오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펼쳐진 'KCC와 함께하는 2014 아시아-퍼시픽 대학농구 챌린지' 결승전에서 맞수인 고려대와 연세대가 맞붙었다. 연장전까지 이어지는 치열한 접전 끝에 고려대는 87-80으로 승리를 거두며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경기 전반부는 고려대의 일방적인 우세였다. 1쿼터, 신장을 앞세워 제공권을 장악한 고려대가 22-15로 앞섰다. 2쿼터 때도 고려대의 기세는 계속됐다. 이종현(C. 2학년)을 앞세운 강력한 압박수비가 통했고, 김지후(G. 4학년)와 이동엽(G. 3학년)의 외곽슛이 폭발하면서 점수차는 한 때 10점 이상으로 벌어졌다.

연세대, 초반 열세 뒤집고 3쿼터 '매직 타임'

고려대는 외곽에서 좋은 활약을 보여주던 김지후가 2쿼터에만 파울 4개가 되면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이에 연세대는 기회를 놓치지 않고 박인태(C. 2학년)와 주지훈(C. 4학년)의 득점으로 조금씩 점수 차이를 좁혔다. 결국 2쿼터를 40-35, 5점 차까지 추격한 상태로 마무리했다.

3쿼터는 연세대의 시간이었다. 쿼터 초반, 연세대의 김준일(C. 4학년)이 골밑에서 존재감을 발휘했다. 연세대는 최준용과 김기윤(G. 4학년)의 득점으로 44-43으로 고려대를 바짝 쫓았다. 3쿼터 5분께 교체로 투입된 정성호(F. 3학년)의 3점슛으로 48-46으로 재역전에 성공한 연세대는 김기윤의 득점까지 살아나면서 56-46, 10점 차까지 앞서가는 데 성공했다.

반면 고려대는 3쿼터에만 턴 오버를 7개나 기록하면서 경기의 주도권을 연세대에 내줬다. 연세대는 정성호(F. 3학년)와 천기범(G. 2학년)의 3점슛이 연속으로 터지면서 3쿼터 종료 1분여를 남기고 무려 16점 차이로 앞서나갔다. 고려대는 2쿼터에서 15점 차로 앞서 나가기도 했지만, 3쿼터 종료 버저가 울렸을 때 전광판의 점수는 62-49, 연세대의 13점 차 리드였다.

4쿼터, 고려대는 파울 트러블로 경기에 나서지 못했던 김지후를 앞세워 추격에 나섰다. 그러나 고려대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국가대표 센터 이종현이 체력의 열세를 보이며 본래의 실력을 보여주지 못했다. 고려대의 공격이 원활하게 풀리지 않는 사이 연세대는 모든 선수가 골고루 득점에 가세했다.

고려대, 막판 뒷심 내세워 재역전 성공

4쿼터 내내 10여 점 내외의 점수 차를 유지하던 경기에 변수가 발생했다. 바로 연세대의 센터 김준일이 경기종료 4분여를 남기고 5반칙 퇴장을 당한 것. 이후 경기의 양상은 급격하게 바뀌기 시작했다. 김준일이 나가자마자 이승현은 3점슛과 속공 득점을 묶어 단숨에 점수 차를 3점으로 좁혔다.

연세대는 위기 상황에서 1학년인 허훈(G. 1학년)이 연속 4득점을 해주면서 급한 불을 끄는 듯했다. 하지만 고려대는 이종현의 덩크와 이승현의 자유투로 다시 3점 차로 따라 붙으며 추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35초를 남기고 시작된 연세대의 공격에 고려대가 스틸에 성공했다. 김지후의 극적인 3점슛이 터지면서 33초를 남기고 75-75 동점이 됐다. 연세대는 이어진 공격에서 공격 리바운드를 수차례 잡으며 두세 번의 공격 기회를 잡았지만, 끝내 경기를 마무리 짓지 못했다.

결국 경기는 연장전으로 접어들었다. 연세대는 연장전이 시작되자마자 김준일을 대신해 골밑을 지켜주던 주지훈이 5반칙으로 물러나면서 다시 한 번 위기에 빠졌다. 연세대는 고려대의 이종현을 막으며 주지훈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파울을 범할 수밖에 없었다. 이종현이 자유투 4개 중에 3개를 성공시키며 고려대가 다시 리드를 잡는 데 성공했다.

연세대, 감독 퇴장으로 전의 상실

고려대가 80-77로 근소하게 리드하고 있던 승부의 추는, 2분 26초를 남기고 급격하게 기울어졌다. 연세대가 공격을 시도하던 중 고려대의 파울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심판이 고려대에 파울을 주지 않고 경기를 진행하자 연세대 정재근 감독이 심판 판정에 거세게 항의했다.

정재근 감독은 항의하는 과정에서 심판을 밀치고 머리로 박는 등 다소 과한 신체 접촉을 했다. 결국 정재근 감독은 퇴장 조치를 당했고, 그 사이 고려대는 테크니컬 파울로 얻은 자유투를 모두 성공시키며 84-77로 순식간에 점수 차를 벌렸다. 감독까지 퇴장당한 상황에서 연세대 선수들은 전의를 상실했고, 경기는 다소 허무하게 마무리 됐다.

고려대는 연장전에서 침착하게 자유투를 성공시키며 열세를 뒤집고 초대 챔피언 자리에 올랐다. 연세대는 주축선수인 허웅의 부상 속에서도 나머지 선수들이 강한 결속력을 보이며 선전했지만, 감독의 퇴장으로 인해 무너지며 준우승에 만족할 수밖에 없었다.

'KCC와 함께하는 2014 아시아-퍼시픽 챌린지'는 이번에 처음 개최된 대회다. 국내 대학농구팀뿐만 아니라 중국·대만·일본 등 아시아 국가들과 미국·호주 등 태평양 국가 농구팀도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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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태익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blog.naver.com/kti0303)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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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를 좋아하는 대학생입니다. 부족하겠지만 노력해서 좋은 내용 쓸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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