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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8일 '국정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서 10시간 넘게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는 모습.
 새정치민주연합이 광주 광산을에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을 전략공천한 것을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5월 8일 '국정원 대선개입·정치개입 의혹 사건'을 수사중인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윤석열)에서 10시간 넘게 참고인 조사를 받은 뒤 귀가하고 있는 모습.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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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 안 할 거다."

광주 광산구 첨단동에 사는 박승희(35)씨는 새정치민주연합(아래 새정치연합)의 '광주 광산을 권은희 전 관악경찰서 여성청소년과장 전략공천'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10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박씨는 "(새정치민주연합이) 지난 6월 광주시장 선거에 이어 광산구 선거까지 이런 식으로 나오면 곤란하다"고 강조했다.

박씨를 포함해 많은 광주 광산을 유권자들은 이번 전략공천에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하지만 긍정의 충격보다, 부정적 충격이 주를 이뤘다. "권은희는 믿음이 가지만…"라고 말끝을 흐리는 유권자도 많았다.

새정치민주연합 전략공천 비판, "20년 전 DJ 방식 그대로"

이번 전략공천과 관련, 광주 광산을 유권자들은 주로 새정치연합을 향한 비토를 쏟아냈다. 황법량(20, 광주 광산구 첨단2동)씨는 "원칙은 지역에서 활동한 사람들을 공천하는 게 맞다"라며 "새정치라고 하는 게 이전과는 다르게 투명한 상향식 의사소통 구조가 돼야 할 텐데 이번 전략공천 과정은 오히려 이전 정당의 행태보다 퇴보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황씨는 "새정치연합에 유리한 판인 광주 광산을에서 왜 이런 불통의 모습을 보이는지 모르겠다"며 "안철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극렬하게 싫어하는 사람들이 이번에 이해가 되더라"고 비판했다.

김진영(24, 광주 광산구 첨단1동)씨는 "권 전 과장은 이번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잠재력있는 정치인이 될 수 있을 텐데"라며 "권 전 과장이 광주를 대표하는 정치인이 되길 바라는데 이번 공천으로 당 지도부의 아바타가 될까봐 걱정이다"고 덧붙였다.

"권 전 과장이 광주 광산을 후보로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었다. 최아무개(39, 광주 광산구 수완동)씨는 "긴 시간 동안 지역의 비전과 가치를 고민하는 사람이 공천되는 게 아니라 중앙, 여의도 정치의 업무를 수행할 사람을 내려 꽂으니 거부감이 크다"라며 "그동안 광주 정치가 무기력했던 것은 광주에 뿌리내리는 정치인이 만들어지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번 공천으로 광주가 또다시 중앙정치의 식민지가 될까 걱정이다"고 설명했다.

또 최씨는 "정치는 영웅이 등장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닌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그 곳의 생활인들과 교감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번 전략공천과 같이) 똘똘한 사람을 내려보내는 건 20년 전 DJ의 방식에서 한 발자국도 나가지 못한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권은희 전략공천,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 의견도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전략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7·30 재보궐선거 공천 비판에 대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그랬고 이번 공천도 그렇다.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 없으면 자기 사람도 못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로 비판한다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 전략공천 내홍으로 침통한 김한길-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이 7·30 재보선 전략공천 문제로 내홍을 겪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서 김한길·안철수 대표가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이날 안 대표는 7·30 재보궐선거 공천 비판에 대해 "지난 6·4 지방선거에서도 그랬고 이번 공천도 그렇다. 저와 인연 있는 사람이 최적의 후보일 때 자기 사람 챙기기라고 하고 인연 없으면 자기 사람도 못챙긴다고 한다"며 "그런 잣대로 비판한다면 하느님인들 비판받지 않을 방법이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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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광산을 유권자가 아닌 광주시민들도 이번 전략공천에 좋은 시선을 보내지 않았다. 최지희(37, 광주 동구)씨는 "새정치연합 지도부가 자기 사람을 꽂아 세를 키우고 있는 것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며 "광주시민의 삶을 고민하는 게 아니라 광주를 이용하고 있는 것 같아 '광주가 봉인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최씨는 "지역에서 열심해 해왔던 사람은 이번 공천으로 무시당한 것"이라며 "광주 뿐만 아니라 새정치연합이 공천을 좀 현명하게 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아무개(57, 광주 북구)씨는 "권 전 과장과 같은 사람이 정치를 하면 응원해줄 마음이 충분한데 이번 전략공천은 과정이 좋지 못했다"며 "권은희라는 상징적인 인물의 진실성이 훼손될까봐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광주 광산을 유권자 중 "권 전 과장의 전략공천은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었다"라는 의견도 있었다. 유강근(28, 광주 광산구 신창동)씨는 "솔직히 이번 전략공천에 긍정적인 생각이 드는 건 아니다"면서도 "그래도 권은희라는 사람을 공천했기 때문에 (전략공천에 대한) 반감이 덜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씨는 "권 전 과장의 전략공천 이전에 있었던 공천 잡음 때문에 마음 한 켠으로 '권은희 아니면 그 나물에 그 밥'이라고 생각했다"며 "새정치연합보다 권 전 과장에 기대를 하는 게 사실이다"고 강조했다.


태그:#권은희, #광주, #광산을, #전략공천, #새정치민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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