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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사공들이 아무리 열심히 노질을 해도 선장을 잘못 만나면 배는 침몰한다. 낙하산 인사인 임영록 KB금융지주회장과 이건호 국민은행장의 싸움으로 KB가 무너지고 있다. 두 사람이 나가고 조직을 책임질 새로운 선장이 필요하다."

각종 사건사고로 몸살을 앓고 있는 케이비(KB)금융의 직원들이 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9일 오후 7시 30분께 국민은행 서여의도 본점 앞에서 KB국민은행 노조원 500여 명은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한산하던 은행 앞은 7시께 퇴근 시간이 되자 가방을 맨 직원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이들은 간이방석을 바닥에 깔고 앉아 경영진들의 갈등을 다루는 영상을 응시했다. 주 전산시스템 교체를 둘러싸고 지주회장과 은행장이 갈등을 초래한 이후 국민은행 직원이 대거 참여하는 집회는 이번이 처음이다. 

"직원들 피땀 흘려 일했는데 정작 경영진들은..."

이날 집회에는 김기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도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은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기관인 KB가 이렇게 망가지는 걸 보니 답답하다"며 "모피아인 임영록 회장과 이건호 행장이 싸움을 하다 못해 이제 집안을 거덜내는 형국"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임 회장은 올해 초 개인정보 유출사건이 터졌을 때 자신은 책임이 없는 척 계열사 임원들의 사표를 받아 마무리했다"며 "수장이 조직원을 보호하지 않고 자기 먼저 살겠다는 행동은 낙하산 인사로서 조직에 대한 책임감이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에 임 회장이 로비로 금융당국의 징계를 빠져나가려 하고 있지만 절대로 통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당국이 임 회장과 이 행장에게 징계를 하도록 지켜보겠다"고 밝혔다.

그는 만약 임 회장과 이 행장이 예정된 중징계를 면한다면 오는 8월 열리는 국감에서 모든 관계자를 소환해 책임을 묻겠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도 "KB에서 벌어지는 최근의 사태를 보면서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개인정보 유출사태가 터지고 모든 직원들이 휴일, 철야근무를 하며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피땀 흘려 일했다"며 "그러나 정작 조직의 발전을 생각해야 할 경영진들은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추태만 부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최소한의 도덕적 책임이라도 느낀다면 두 경영진은 즉각 사퇴해야 한다"며 "관치와 낙하산 인사들이 KB에서 나갈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낙조 KB국민은행지부 위원장은 "KB를 본인들의 부를 축적하는 장으로 인식하는 임 회장과 이 행장을 보면 피가 거꾸로 흐르는 느낌"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또 "KB에 먹을 게 많긴 한 것 같다"며 최근 두 경영진의 징계 연기를 요청한 감사원을 지적했다. 그는 "관치 낙하산인 두 경영진은 자진사퇴하라"며 "퇴진하지 않을 시 출근 저지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퇴진운동을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노조는 10일부터 감사원과 국무총리 공관 앞에서 '관치낙하산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는 릴레이 1인 침묵 시위를 진행할 예정이다.


태그:#KB국민은행노조, #이건호 , #임영록, #김기식, #KB금융지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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