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새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23일 첫 방송됐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 23일 첫 방송됐다. ⓒ KBS


무겁게 착 가라앉았던 미니시리즈들 사이에 통통 튀는 '신상' 드라마가 23일 첫 방송됐다. KBS 2TV 새 월화드라마 <트로트의 연인>이다.

전역 후 복귀하는 지현우와 당당하게 공중파 미니시리즈의 주연을 꿰찬 정은지의 조합에 트로트를 더했다는 것만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기엔 충분했다. 엄청난 스케일을 자랑하는 '대작'은 아니었지만, 우리네 일상을 정겹게 담아낼 것이라는 기대감은 있었다.

첫 회는 최춘희(정은지 분)와 장준현(지현우 분)의 악연에 집중했다. 대중성과 음악성을 모두 갖춘 아티스트 장준현이 왜 한순간 나락으로 떨어지게 되었는지, 자신의 꿈을 돌아볼 새도 없이 아버지, 어린 동생과 생계를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최춘희가 왜 트로트를 부르게 되었지를 다뤘다. 그리고 180도 다른 최춘희와 장준현이 사사건건 부딪히면서 결국 제작자와 아티스트의 관계가 되기까지를 빠르게 그렸다.

여기에 데뷔를 앞둔 연습생이자 장준현이 좋아하는 박수인(이세영 분), 벼랑 끝에 선 장준현에게 새 길을 열어주는 연예기획사 샤인스타의 대표 조희문(윤주상 분), 눈빛만 봐도 섬뜩했던 악역에서 한층 온화해진 모습으로 돌아온 샤인스타의 사장 조근우(신성록 분), 그리고 감당하기 힘든 성격의 장준현을 누구보다 정성스럽게 챙기는 매니저 설태송(손호준 분)까지 다양한 주변인물이 소개되며 극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만화 같은 설정, 탄탄한 연기로 다잡을 수 있을까

비록 시청률은 월화드라마 중 꼴찌였다.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트로트의 연인>의 첫 회는 5.8%(전국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동 시간대에 방송된 SBS <닥터 이방인>의 11.9%, MBC <트라이앵글>의 7.5%에 비하면 낮은 수치다. 그러나 두 드라마가 이미 15회까지 방송되며 고정 시청층을 확보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로트의 연인>에게도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전작 <빅맨>이 뒷심을 발휘했던 것처럼 말이다.

문제는 스토리의 개연성이다. <트로트의 연인> 제작진은 로맨틱 코미디라는 친숙한 장르에 까칠하지만 멋있는 남자 캐릭터, 미운 오리에서 훗날 백조가 되는 여자 캐릭터 등을 적절하게 버무렸다. 여기에 더해진 '트로트'라는 소재는 다른 로맨틱 코미디와의 차별화를 꾀하고 시청자에게 친숙하게 다가가는 역할을 한다.

다만 이 모든 것은 탄탄한 스토리가 기반이 되어야 한다. 그러나 첫 회에는 뻔하디 뻔하고, 만화 같기까지 한 이야기만 등장했다. 새로움을 얼마든지 부각시킬 수 있는 장치를 곳곳에 두고도 그것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다.

그나마 희망을 걸어볼 만한 것은 배우들의 연기다. 지현우는 진지한 모습부터 슬랩스틱 코미디에 가까운 연기까지 모두 소화해냈다. 그동안 보여줬던 사투리 연기에서 과감히 탈피한 정은지 역시 옆집 여동생 같은 친근한 매력으로 시청자에게 다가왔다. 아직 드라마에까지 그 영향이 미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안정적인 노래 실력을 갖춘 정은지에게는 '트로트'라는 소재가 큰 장점으로 다가가는 것이 분명하다.

이제 막 첫 술을 뜬 <트로트의 연인>이 과연 풍성한 결실을 맺을지, 아니면 허무맹랑한 이야기에 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트로트의 연인 정은지 지현우 닥터 이방인 트라이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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