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주 넥센과의 주중 3연전에서 선발 임준섭과 김진우가 이틀연속 난타당하며 힘겨운 출발을 했던 KIA는 마지막 날 왼손투수 양현종이 1회 타구에 맞는 아찔한 순간이 발생했지만 기어이 승리투수가 되며 연패를 끊었다.

그리고 두산과의 주말 3연전에서 용병 홀튼의 7이닝 완벽투와 김병현 임준섭이 이틀연속 행운의 강우콜드승을 거두며 주말 3연전을 독식했다. 무엇보다 지난 두 경기에서 소모한 투수 자원이 선발 김병현과 임준섭 단 둘뿐이었다는 것은 불펜이 약한 KIA에게 2승 그 이상의 소득이었다.

이번시즌 극심한 타고투저 속에서 제대로 된 선발로테이션은 고사하고 변변한 불펜자원이 없어 노장 최영필과 김태영에게 의존하고 있는 KIA 입장에서 휴식만큼 큰 보약은 없기 때문이다.

KIA는 지난 5월 8일 휴식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휴식기를 가지지 못했고 이 기간 동안 용병 필과 김선빈 신종길 등 주축선수들의 부상과 한승혁 박경태 등 불펜진의 부진까지 겹치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늘도 오전까지는 비가 내리다가 오후만 되면 맑게 개이며 KIA의 휴식을 허락하지 않았다.

또 하나는 이번 연승과정에서 나타난 선발투수의 중요성이다. KIA는 이번시즌 첫 4연승을 달성하는 동안 4명의 선발투수가 모두 승리를 챙겼고 상대에게 내준 실점은 고작 3점이었다.

연승의 시작을 알렸던 양현종은 넥센을 상대로 7이닝 1실점하며 에이스의 모습을 보여줬고 홀튼도 두산을 상대로 7이닝 무실점하며 분위기를 이어줬다. 김병현과 임준섭도 행운의 완투승과 완봉승을 챙겼지만 모두 경기초반 실점을 최소화 했기에 가능했다.

4연승 이전 KIA의 평균자책점은 6.84로 이 부분 꼴찌였다. 다시 말해 4연승 이전 KIA가 승리하기 위해서는 매 경기 7점 이상을 뽑아야만 했다는 이야기다. 이번시즌 아무리 타고투저 현상이 도드라진다 해도 타자들이 매일 7점 이상 뽑는 것은 사실상 기적에 가까운 일이다.

투수들의 경우 선발과 불펜이 분업화 되어 있고 특히 선발투수의 경우 5일 휴식 후 등판하기 때문에 충분한 휴식과 함께 컨디션 조절을 할 수 있지만 타자들의 경우 일정한 싸이클이 있어 시즌 내내 절정의 타격감을 유지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 하다.

KIA는 이번 주 7연패의 늪에 빠진 SK를 상대로 안방에서 주중 3연전을 가진 뒤 50여일 만에 휴식기에 들어간다. 최근 부진했던 나지완과 안치홍이 살아나며 타선에 힘이 생겼고 선발로테이션도 김진우-양현종-홀튼으로 이어진다.

시즌개막 후 줄곧 하위권를 맴돌며 좀처럼 반등의 기회를 갖지 못했던 KIA가 연패에 빠진 SK를 재물삼아 4강 싸움을 위한 반등의 기회를 잡은 후 편안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관점이 있는 스포츠 뉴스, '오마이스포츠' 페이스북 바로가기

프로야구 투수놀음 4연승 KIA 타이거즈 선발투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