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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책표지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책표지
ⓒ 아시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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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야흐로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는', '누구나 책을 낼 수 있는' 시대다. 인터넷 블로그·카페의 활성화, 모바일 통신의 급격한 성장, 인쇄·전자 출판의 대중화 등으로 누구나 쉽게 글을 쓸 수 있다. 자연스레 글쓰기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관련 서적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글쓰기 이론·기술·실기에만 치중한 모양새다.

이는 지금 시대에 만연한, 가치가 역전된 상태를 보여준다. 무슨 말인가 하면, 제대로 된 준비도 없이 무작정 이기려고만 하고 잘하려고만 하는 실태라는 이야기다.

여기서 말하는 준비란 어떤 '자세'나 '마음가짐'을 뜻하는 것이리라. 실전에서 부딪힐 수많은 난관과 문제 앞에서 반드시 생각하게 될 '기본'도 여기에 속한다.

글쓰기에도 이런 준비 사항은 존재한다. 책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아시아 펴냄)는 바로 그런 본격적 글쓰기를 하기에 앞서, 나아가 창작을 하고 작가가 돼 문학적 소양을 한껏 펼치기에 앞서, 정립해야 할 '기본'을 말하고 있다. 저자는 이 기본을 익힐 때 가장 중요한 것이 '가치관'이라고 말한다.

글쓰기를 하기 전에 익혀야 할 것은?

그는 작가가 되려면 세 가지 가치관을 확립해야 한다고 말한다. '문학관' '창작관' '작가관'이 바로 그것이다. 이 책은 이 3부작의 1부격으로, '문학관'을 주요 모토로 삼고 있다. 저자 김형수는 소설·시·평론에 모두 적을 둔,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사람이다.

일찍이 <자주적 문예운동>이라는 평론집을 통해 말 그대로 '자주적 문예운동'의 기치를 내걸었던 적이 있고, 고은 시인과 함께 대담집 <두 세기의 달빛>을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소설 <조드-가난한 성자들>을 위해 몽고에 거의 1년 동안 체류했다고 한다. 그보다 그의 활동을 돌아보니 진솔한 게 믿음이 간다고나 할까.

이 책의 부제가 '작가수업'인 만큼 당연하게도 작가가 되고자 하는 이들, 혹은 최소한 문학에 관심이 많은 이들을 대상으로 한다. 어려운 건 차지하고, 책에도 관심 없는 요즘인데 문학에 관한 책이라니? 그런데 한 번 읽기 시작하면 헤어나올 수 없다.

어떤 느낌이냐 하면, 캄캄한 미로를 손전등 가진 안내인 한 명에 의지한 채 헤쳐나가는 느낌이랄까? 그 사람이 옆에 있으니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미로가 전혀 무섭지 않으며, 오히려 이 모험이 재밌고 즐겁게 느껴진다. 더구나 미로 곳곳에 숨겨진 보물까지 찾게 해준다.

이건 저자가 의도한 바이기도 할 것이다. 그는 글쓰기가 인생과 닮았다고 말한다. 인생 또한 굽이굽이 애돌아 가는 길이 끝없이 이어지는 미로와 같지 않은가? 저자는 생각하고 있던 바를, 의도했던 바를, 이 책을 통해 선보인다. 

"쓰는 일과 사는 일이 어떻게 닮아 있는지, 글쓰기의 굽이굽이에서 소용 되는 이론들이 애초에 어떤 맥락에서 불거져 나왔는지, 그걸 확인하면 어렵던 것이 정말 감쪽같이 쉬워지곤 했다. 그러니까 '문예창작 원론'이라 할 만한 것이 있다는 말이요, 그것이 인생론을 닮았다는 말이다."(본문 중에서)

책은 우선 저자 자신의 사례를 통해 우리가 왜 문학을 하려고 마음먹게 됐는지, 언제 문학에 욕심을 내기 시작한 것인지 알아 본다. 곧 문학은 존재의 저 뒤쪽 어디에 있는 것들을 명명하는 것이고, 작가는 세계의 무엇을 명명하는 자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쉬운 해설, 거기에 재미와 즐거움은 덤

그러면서 문학을 배우는 것이 아니라 문학을 사는 것, 문학적·창작적·작가적 가치관을 확립하고 온몸이 온몸을 밀고 가는 것이 문학수업의 왕도라고 말한다. 이런 설명을 하기에 앞서 제시되는 수많은 사례들을 생략하니 자칫 진부해 보일 수 있지만 정말 적확한 표현들이 아닐 수 없다.

그는 이어서 인간학(문학과 인간), 언어(문학과 다른 예술 장르), 장르(서정적·서사적), 창작방법(문예사조)를 아우르며 창작에 필요한 예비지식들과 가치관의 정수를 완벽에 가깝게 보여준다. 그러며 담론을 창출함에 있어서도 결코 소홀히 하지 않는데, 그건 바로 '문학이란 무엇인가'라고 말할 수 있겠다.

저자는 김영하 소설가가 개진했던 '게임스토리는 문학이 될 수 없다'는 취지의 글을 인용한다. 그는 이 글에 동의하면서 '삼행시' 같은 오락은 결코 문학이 되지 않는다고 못 박기도 한다. 그는 문학은 형상화된 인물을 통해서 형상적 사유가 개진된 것이이며, 문학에는 반드시 '성격창조'가 시행돼야 한다고 말한다. 이는 자칫 '문학일류주의'처럼 들릴 수 있는 발언이기에 논쟁의 여지가 있다.

책을 덮으며 드는 생각. 분명히 '작가수업'이 이 책의 소재이자 주제인데, 전체적으로는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가 와 닿는다는 것이다. 또한 진실로 문학 작품을 한 권 독파했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것 하나는 말해야겠다. 작가 김형수의 글은 쉽게 느껴진다. 거기에 재미와 즐거움은 덤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singenv.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김형수 지음 / 아시아 펴냄 / 2014년 6월 / 192쪽 / 1만2000원)



삶은 언제 예술이 되는가

김형수 지음, 도서출판 아시아(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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