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의 공공재는 어떻습니까?'

다큐멘터리 영화 <블랙딜>(감독 이훈규)이 던지는 질문이다. 이 외에도 영화는 수많은 질문을 던진다. 하지만 답을 내려주진 않는다. 그저 '민영화에 관심을 가져라'는 외침뿐이다.

영화는 국민이 위탁한 국가적 자산을 집행하는 정부의 모습을 적극적으로 지켜보라고 한다. 만약 국가의 부채를 해결하고, 이익을 도모하겠다는 이유로 국가 자산을 외국에 파는 등 '민영화'를 추진하면 우리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한번 예견해 보자는 것.

민영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과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

 영화 <블랙딜>의 한 장면. 수도에서는 돈이 쏟아져 나오고 권력가들은 뒤에서 손을 잡고 있다.

영화 <블랙딜>의 한 장면. 수도에서는 돈이 쏟아져 나오고 권력가들은 뒤에서 손을 잡고 있다. ⓒ 인디플러그


영국을 시작으로 '민영화'는 유행처럼 행해져 왔다. 그렇게 행해진 일본의 JR선 민영화는 성공사례로 불리기도 한다. 하지만 일본의 철도 민영화로 인해 고통받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고, 일본 국민들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관심 있게 지켜보지도 못했다.

그래서 <블랙딜> 제작진은 민영화를 진행한 아르헨티나, 일본 등을 직접 찾아갔다. 민영화로 인해 발생한 문제점과 피해자들을 직접 찾아가 그들의 입을 통해 문제를 보여준다. 국가적 이익 문제를 떠나 직접 철도, 물 등을 이용하는 국민들의 삶을 살펴본다.

영화에는 그런 피해자들은 물론이고 무관심한 국민, 공공기업 종사자, 민영기업의 사장까지 등장한다. 그러면서 다양한 시선으로 '민영화'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극명한 견해차이를 보여준다. 그런 과정에서 내가 현재 어떤 위치에 있고 어떤 태도를 보여야 할지 고민하게 한다.

실사례 통해 공감 이끌어내

 영화 <블랙딜>의 한 장면. 아르헨티나 온세역에 많은 승객들이 열차를 기달고 있다.

영화 <블랙딜>의 한 장면. 아르헨티나 온세역에 많은 승객들이 열차를 기달고 있다. ⓒ 인디플러그


전체적으로 영화는 주장을 강하게 말하기보다 '보여주기' 방법을 선택한다. 실제 사례를 깊이 다루면서 취재원의 입을 통해서 기획 의도와 주장을 드러내는 것. 그래서인지 거부감없이 지켜볼 수 있었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사례가 그랬다. 수많은 승객이 문도 닫지 않은 채 최고 속도로 달리는 열차를 당연한 듯 이용하고 있었다. 아르헨티나 열차는 승객의 안전은 뒷전이었고 기업의 이익이 선행됐다. 그렇게 금전적 이익을 위해 고귀한 생명이 사고로 세상을 떠나는 사고가 여러 번 발생하기도 했다.

영화는 직접 사고의 피해자들을 보여주면서 무리한 민영화가 낳은 문제를 보여줬다. 또 그런 외국의 사례와 한국의 모습을 교차해 보여주면서 외국의 처참한 상황이 한국의 미래와 얼마나 가까이 맞닿아 있는 것인지 생각하게 한다. 또 강원도 태백에서 일어나고 있는 수도 민영화 사례를 통해 현재 우리가 '민영화'에 얼마나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지 보여주기도 한다.

<블랙딜>은 전체적으로 설득력 있는 다큐멘터리였다. 영상미도 뛰어났다. 한 장면 한 장면 심혈을 기울인 흔적이 보였다. 모든 장면에서 직접 발로 뛴 노고가 드러났다.

하지만 중반까지 흡입력있게 이끌어가던 힘이 마무리에서 떨어지면서 아쉬웠지만, 우리 삶에 맞닿아 있는 문제를 적나라하게 다루고 있는 만큼 한 번쯤 봐야 할 영화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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