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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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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환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가 LTV(주택담보인정비율)와 DTI(총부채상환비율)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부동산 대출 규제를 완화해 시장 부양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러나 국내 부동산·금융 관련 학자들은 최 후보자의 발언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놨다. 이들은 "지금도 부동산 거래는 충분히 활성화 되어있다"면서 "이런 금융 규제 완화는 아파트값 상승과도 관계없고 가계부채만 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최경환 "한여름 옷 한겨울에 입으면 감기 걸려"... LTV·DTI 완화 시사

최 후보자는 지난 13일 청와대 장관 내정 발표 후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LTV·DTI 규제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지금은 부동산이 불티나게 풀리고 프리미엄이 붙던 '한여름'이 아니라 '한겨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여름 옷을 한겨울에 입으면 감기 걸려 죽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최 후보자는 "한여름이 다시 오면 옷을 바꿔 입으면 되는데 언제 한여름이 다시 올지 모른다고 여름 옷을 계속 입고 있어서야 되겠느냐"고 설명했다. 계절을 부동산 경기에, 옷을 금융규제에 비유해 규제 완화 필요성을 역설한 것이다.

최 후보자는 경제부총리 지명 전부터 부동산 금융 규제의 완화를 꾸준히 주장해왔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시절이던 지난 4월에는 민생경기와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이유로 LTV·DTI 규제를 합리화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LTV란 집값에서 대출금이 차지하는 비율을, DTI는 매달 갚는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월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말한다. 이 기준이 완화되면 대출자가 가지고 있는 담보 가치나 월 소득에 비해 많은 돈을 빌릴 수게 된다.

전문가들 "가계부채만 늘고 부동산 가격 안 오를 것"

학계 전문가들은 이런 시각에 의아한 시선을 보냈다. 조명래 단국대 교수는 "부동산 경기 활성화가 필요하다는데 무슨 활성화를 말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뗐다. 이미 국내 부동산 시장은 충분히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조 교수는 "부동산 거래가 활황이었던 지난 2007년 거래건수가 87만 건인데 지난해 부동산 거래가 85만 건"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올해는 4월 이후에 약간 주춤했음에도 전년 동기에 비해 거래량이 15%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런 상황을 종합해보면 최 후보자가 말하는 '부동산 활성화'란 가격 폭등을 의미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빚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에게 이런 기준을 풀어주면 가계부채 문제만 커지고 하우스 푸어가 늘어나는데 왜 이런 정책을 펴야 하느냐"는 반문을 하기도 했다.

소수의 자산가들을 위한 인위적인 부동산 가격 부양이 곧장 서민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미국 등지에서 글로벌 금융위기가 벌어졌던 원인이 무분별한 부동산 담보대출이었다"면서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이라고 잘라 말했다.

송인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최근 발표한 'LTV규제가 거시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현재의 LTV 허용 기준을 50%에서 60%로 확대할 경우 국내총생산 대비 가계대출 비율은 2%p 오를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이 경우 주택 가격은 0.7% 상승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가 실제 집값 견인에 효과가 있을지도 의문이다. 임대봉 영남대 교수는 "지금은 LTV·DTI 규제 완화로 부동산 자산 가격을 올릴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부동산 금융규제 완화는 결국 가계에 집을 살 수 있는 유동성을 늘려주는 것인데 소비자들이 유동성이 늘어난다고 해서 비싼 가격의 집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임 교수는 "지난 2000년대에는 시중에 유동성이 과도해지면 서울 아파트 가격이 덩달아 올랐지만 지난 2012년부터는 이런 경향성이 사라졌다"면서 "반면 가계부채 증가액은 유동성이 과도해질수록 늘어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빚만 늘리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얘기다.

김수현 세종대 교수는 "LTV와 DTI는 이미 국제적으로는 규제가 아니라 규범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철폐되어야 할 규제가 아니라 교통법규처럼 구성원들의 안전과 금융 건전성을 보호하기 위해 합의된 사회 규범에 가깝다는 것이다.

그는 "최 후보자가 어떻게 규제를 완화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얘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집값이 안 오르는 게 DTI 비율이 높아서가 아니라는 점을 말해두고 싶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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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4kg. '밥값'하는 기자가 되기위해 오늘도 몸무게를 잽니다. 살찌지 않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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