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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배드리러 왔습니다 15일 12시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다니는 양재 온누리 교회는 예배를 마치고 나온 교인들로 붐비고 있다.
▲ 예배드리러 왔습니다 15일 12시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다니는 양재 온누리 교회는 예배를 마치고 나온 교인들로 붐비고 있다.
ⓒ 송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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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으로서 교회 안에서 한 것이어서 일반인의 정서와 다소 거리가 있을 수 있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는 지난 2011년 자신이 장로로 있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온누리 교회 강연에서 한 발언이 문제가 되자 이같이 해명했다. 당시 문 후보자는 일제 식민지와 남북분단이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한 바 있다.

문 후보자의 이런 해명은 또 다른 논란을 일으켰다. 마치 기독교인의 역사 인식이 일반인과 다를 수 있다는 뜻으로 들리기 때문이다. 온누리 교회는 예수교장로회 통합 소속이다. 예수교장로회 통합 교단 소속인 정태효 목사는 <미디어오늘>과 한 인터뷰에서 "교회는 만민이 기도하는 집이자, 온세계가 기도하는 집인데, 마치 교회 안에서만 일부 발언한 것이라는 주장 자체가 모순"이라고 비판했다. 또 정 목사는 "하나님이 온 우주에 충만하듯 교회는 세계 안에서 모든 사람이 같이 들을 수 있는 공간"이라고 반박했다.

온누리 교회 성도들의 생각은 어떨까. 예배가 열린 15일 양재동 온누리 교회를 방문해 교인들에게 문 후보자의 강연에 관한 의견을 들었다. 교인들은 대체로 문 후보자의 강연을 이해하는 분위기였다. 기자가 만난 열댓 명의 교인 중 단 한 명만이 문 후보자의 강연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나머지 교인들은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교회 교인들 "전혀 문제 없어... KBS 영상은 짜깁기 된 것"

자신의 견해를 밝힌 교인들 중 상당수는 KBS 보도에 대해 부정적이었다. 아홉시 예배를 마치고 교회를 나서던 변아무개(남, 50대 초반) 집사는 "직접 그 자리에 있었다"며 "당시 교인들 사이에서 별문제 없이 넘어갔는데 이렇게 이슈가 될 줄 몰랐다"고 밝혔다.

그는 "KBS에서 꼭 그것만 집어 가지고 보도했다"고 지적하고 "주위 교인들도 비슷하게 얘기 한다"고 했다. 또 변씨는 "제가 이분(문 후보자)과 성경공부도 함께하고 서로 안 지가 십년 이상 됐다"고 소개하며 "장로님이 보수적인 면은 있으시나 크게 인격적으로 흠잡을 데 없는 분"이라고 덧붙였다.

3년 째 이 교회를 다니고 있는 김아무개(남, 49) 성도도 "그 영상(KBS 뉴스)은 짜깁기한 거 아닌가?"라고 반문하며 "제가 보기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교회 내 두란노서점 앞에서 만난 김아무개(남, 64) 안수집사도 "교회차원에서 강연한 건데 방송에서 문제 삼는다는 건 이해되지 않는다"며 "그거 가지고 강연을 잘 했나 못 했나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말했다.

신앙적 관점으로 문 후보자의 발언을 이해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푸른색 원피스를 입은 박아무개(여, 32)씨는 "우리(기독교인)는 역사적인 것도 다 하나님이 주관하심 아래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박씨는 "그 분(문 후보자)도 신앙적 관점으로 말씀하신 것이다"며 문 후보자를 옹호했다. 교회 앞에서 주차봉사를 하던 한 남성(53)도 "모든 것은 하나님 섭리로 이뤄진다, 그 안에 하나님 뜻이 있다, 하나님이 사고 냈다는 뜻이 아니라 그걸 통해서 교훈받고 회개하고 그런 거다"고 말했다.

일부 교인들은 문 후보자를 취재하기 위해 대기 중인 기자들을 보고 흥분하기도 했다. 한 손에 꽃다발 든 30대 남성은 채널A 카메라 기자에게 "어디서 나왔어요, 교회에서 한 소리 가지고 이러시면 안돼요"라고 거칠게 항의했다. 파란 가방을 메고 예배가 열리는 사랑홀로 들어가던 20대 여성은 방송사 카메라를 보고 "여기가 온누리 교회라고 하면서 나쁘게 얘기하는 거 아니야, 완전 기분 나쁘다"고 말했다.

비판하는 목소리도 있어... "성향 자체가 굉장히 보수적"

만차된 양재 온누리교회 주차장 15일 12시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다니는 양재 온누리 교회의 주차장에 교인들 차량이 꽉 들어찼다.
▲ 만차된 양재 온누리교회 주차장 15일 12시께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다니는 양재 온누리 교회의 주차장에 교인들 차량이 꽉 들어찼다.
ⓒ 송규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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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후보자의 극우적인 행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박아무개(31, 여) 성도는 "사람마다 신앙관이 다를 수는 있다"고 하면서도 "(문 후보자) 성향 자체가 굉장히 보수적이다, 이런 성향에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건 아니다"고 했다.

또 "오늘 혹시라도 담임 목사님이 그걸(문 후보자 강연 논란) 위해서 기도하자고 했으면 굉장히 마음이 좋지 않았을 거다"고 밝혔다. "예전에도 새누리당 의원들 인사시켰는데 그럴 때 진짜 마음이 좋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0년 째 온누리 교회를 다니고 있는 트위터 아이디 @new*********를 사용하는 트위터리안은 15일 문 후보자에 대해 "교회 내에서 식민사관으로 떠드는 장로와 목사들이 그것이 하나님 뜻이라는 따위로 호도해도 앞으로는 젊은 성도들이 믿지 않을 것이다"며 문 후보자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그 장로의 잘못된 신앙관을 비판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이날 교회는 오전 내내 예배를 보러 온 교인들로 붐볐다. 일곱시 예배에는 빈자리가 듬성듬성 보였으나, 아홉시와 열한시 반엔 약 2000석 규모의 예배당에 빈자리를 찾기 힘들었다. 교회 앞 주차장에도 빨간 글자로 만차라고 적힌 안내판이 놓였다. 노란색 미니버스와 봉고차들이 계속 교회를 오고갔다.

한편 문 후보자는 이날 교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무전기를 들고 주차를 안내하던 한 교회 관계자는 기자들에게 "장로님은 보통 아홉시나 열한시 반에 오신다"고 귀띔했다. 예배는 문 후보자 강연 논란에도 불구하고 차분한 분위기 속에 열렸다. 설교를 한 이성준 목사도 문 후보자와 관련한 내용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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