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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TBC <크라임씬>의 스틸컷

JTBC <크라임씬>의 스틸컷 ⓒ JTBC


친구들과 보드게임 카페를 자주 찾는 편이라면, <클루>라는 게임을 한 번쯤 해 보았을 것이다. <클루>는 한 저택에서 열린 파티에서 집주인이 살해당하자 용의 선상에 오른 6명의 손님이 직접 범인을 찾는다는 설정으로, 플레이어들이 가진 알리바이 카드를 조금씩 공개하여 제외해 가면서 마지막에 남는 범행 카드를 맞추는 게임이다.

JTBC <크라임씬>은 이 보드게임을 현실로 끄집어내어 스튜디오에 구현해 놓았다. 평면 세계를 실사로 구현하면서 범행 현장은 더욱 다양하게, 구체적이 됐고 추리 단계도 세분되었다. 하지만 게임 참여자들이 말(캐릭터)을 선택하고, 각 캐릭터가 가진 알리바이를 하나씩 꺼내 가며 용의자를 압축해가는 방식은 <클루>와 거의 같다.

'크라임씬', 밥상 차리는 데 6주나 걸렸다

기획만 놓고 보면 참 재밌어 보이는 프로그램이지만, 사실 <크라임씬>은 계속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첫 번째 사건(1화~2화)에서는 아직 프로그램에 다 적응하지 못한 출연자들이 증거를 놓치거나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는 경우가 너무 많다 보니 시청자가 사건 추리에 몰입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이 때문에 두 번째 사건(3화~4화)에서 제작진은 출연자들이 깊이 관찰하지 않는 증거도 친절히 짚어주어 시청자가 쉽게 추리를 할 수 있도록 도왔다. 하지만 출연자들의 역량이나 주어진 조건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발전 없이 사건 현장을 헤매는 출연자들이 시청자 입장에선 답답해 보였다. 결국, 한 달이 다 가도록 <크라임씬>의 시청률도 첫 회 기록한 1.004%(닐슨코리아, 전국 기준)에서 더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제작진은 세 번째 사건을 촬영하면서 긴급 처방을 내렸다. 그것은 현직 형사를 특별 게스트로 투입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처방은 꽤 성과가 있었다. 일단 가상 현장에 진짜 형사가 들어오면서 사실적인 무게감이 더해졌다. 임문규 형사의 존재감은 현장에서는 물론이고, 이전 사건부터 자주 흐름이 느슨해지던 난상토론이나 심문 단계에서도 긴장감을 만들어 주었다.

 JTBC <크라임씬>의 스틸컷

JTBC <크라임씬>의 스틸컷 ⓒ JTBC


게다가 그는 추리 길잡이 역할을 기대 이상으로 충실히 수행하면서 첫 범인 검거에 큰 도움을 주었다. 전문가답게 그는 다른 출연자들이 보지 못하는 부분까지 살피며 사건 진상의 대부분을 정확히 짚어냈고, 출연자와 시청자 모두 그의 도움을 받아 추리에 몰입할 수 있었다. 덕분에 제작진도 불필요한 편집이나 과한 자막을 쓰지 않고 방송을 만드는 것이 가능했다. 정작 자신은 여인의 눈물에 너무 당황한 나머지 범인을 찾아내는 데 실패했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특별 게스트로서의 임무는 충분히 완수했다고 볼 수 있겠다.

'강용석' 카드 꺼내든 제작진, 의도가 뭘까

<크라임씬>은 세 번째 사건(5화~6화)에 이르러서야 겨우 반등의 기회를 잡게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곧바로 시청률 상승효과로 이어질 지는 미지수다. 일단 다음 주부터 기존 출연진 중 임방글 변호사가 강용석 변호사로 교체된다.

타 방송에서 만들어진 헨리의 4차원 캐릭터만 보고 그를 게스트로 섣불리 기용했다가 별 효과를 보지 못했던 제작진이 왜 강용석을 선택했는지는 알 수 없다. 단순 노이즈 마케팅 차원이 아니면 이해하기 어려운 결정이기도 하다. 그를 기용한 다른 이유가 있다면 다음 주에 확인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현재 강용석에 대한 <크라임씬> 시청자의 여론이 상당히 나빠, 기껏 만든 프로그램 상승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까 염려되는 것도 사실이다.

<크라임씬>이 지닌 소재의 매력은 지금도 여전하다. 다만 이 밥상을 차리는 데 6주씩이나 걸렸다. 이제는 도로 망쳐 버리지 않도록 제작진의 세심한 '젓가락질'이 필요한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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