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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종각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
 법종각 주변을 가득 메운 인파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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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우리나라 제일 높은 절서 열린 음악회... 가슴이 '쿵쾅'>기사에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같은 음식이나 똑 같은 차(茶), 동일한 음악이나 같은 영화라도 언제, 어디서, 누구와 어떤 분위기에서 함께 하느냐에 따라 맛은 물론 가슴에 와 닿는 느낌도 달라집니다.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절, 그 절에 있는 범종, 그 범종이 울려주는 첫 범종 소리, 지리산 자락을 휘감고 돌아오는 울림은 누구에게라도 눈물이 찔끔 날 만큼 가슴 벅찬 감동일 거라 생각됩니다. 

법계사에서 받을 수 있는 감동은 타종식 전부터 이미 여기저기서 전희처럼 펼쳐지고 있었습니다. 흑산도 아가씨처럼 검게 타버린 관해 스님 마음도 감동이고, 입고 계시던 옷에 흠뻑 밴 땀도 감동이고, 노심초사의 흔적으로 부르튼 입술도 감동입니다. 마음의 눈으로 둘러보니 시시각각이 감동이고 처처곳곳이 감탄입니다. 

왜? 무엇 때문에, 누구를 위해...

째깍, 째깍, 째깍… 시계를 보니 막 자정을 지나고 있는 시간입니다. 산사음악회가 끝나니 누구는 잠자리에 누워 꿈을 꾸고, 누구는 법당 안이나 그 주변에 앉아 밤샘기도를 할 거라며 자리를 접더니 어느새 자정을 넘기고 있습니다. 안개 속에서 어둠을 밝히고 있는 불빛을 따라 공양간 앞으로 타박타박 걸어 가봤습니다.

 밤 12시가 넘어 50킬로 그램이 넘는 짐을 지고 올라온 도거사님. 흠뻑 젖은 땀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밤 12시가 넘어 50킬로 그램이 넘는 짐을 지고 올라온 도거사님. 흠뻑 젖은 땀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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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보살님들을 도와 2500명 분 아침을 밥새 준비한 도해거사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보살님들을 도와 2500명 분 아침을 밥새 준비한 도해거사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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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땀이 흥건하게 밴 관해 스님 등판
 땀이 흥건하게 밴 관해 스님 등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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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술이 부르튼 관해 스님
 입술이 부르튼 관해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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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계사에서 생활하고 있는 도해거사님(58세)이 보입니다. 구면이기에 스스럼없이 다가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데, 계단 쪽에서 누군가가 올라오는 기척이 납니다. 저벅저벅 내딛는 발소리가 점점 가까워지더니 지겟짐을 진 누군가가 공양간 앞으로 점차 다가옵니다.

시간을 보니 12시 9분입니다. 지겟짐을 내려놓는 이를 보니 온 몸이 땀으로 범벅입니다. 다들 긴팔 옷을 입고 있었지만 그 분은 반팔 티를 입고 있었습니다. 그러함에도 일부러 물바가지라도 뒤집어 쓴 것으로 보일만큼 온 몸이 땀에 흠뻑 젖어있었습니다. 지겟짐을 지고 올라온 분은 도거사(44세)라고 했습니다.

대낮에도 오르기 어려운 그 비탈길, 비탈길보다도 더 힘들게 하는 이 한 밤중에 족히 50Kg은 넘어 보이는 짐을 지게로 지고 올라온 것입니다. 지게를 벗으며 길게 몰아 내쉬는 숨소리에 저절로 가슴 끝 명치가 뭉클해졌습니다. 왜? 무엇 때문에… 도거사님은 누구를 위해 이 한밤중에 저리도 무거운 지겟짐을 지고 지리산 중턱에 있는 법계사까지 올라와야 했을까를 생각하니 마음 한 쪽이 울컥해지는 감동입니다. 달랑 가방하나 둘러메고 올라오면서, 너무너무 힘들다고 투덜대던 몇 시간 전 내 모습이 저절로 민구스럽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도해거사님은 2500명 분 아침을 준비하느라 밤샘을 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어느 절에도 그 많은 밥을 한꺼번에 지을 솥은 없을 겁니다. 법계사 역시 그만한 밥을 한꺼번에 지을 솥이 없으니, 몇 십 명에서 몇 백 명분의 밥을 거듭해 지으며 아침을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고 했습니다.

 적멸보궁에서 기도를 울리고 있는 사람들
 적멸보궁에서 기도를 울리고 있는 사람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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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밤샘 기도 중인 산신각
 밤샘 기도 중인 산신각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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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개의 사람들은 그냥 다녀가기만 하면 되지만 누군가는 입술이 부르트고, 땀범벅이 되고, 밤잠을 참아가며 준비를 하고 있으니 이것들 하나하나가 벅찬 감동을 더더욱 고조시켜 줄 감동전희가 될 것입니다. 

밖에서 밤샘 산신기도 하고 있는 사람들

잠시 눈을 붙이기 위해 방으로 들어갔지만 가슴이 두근거려 잠이 오질 않습니다. 산신각에서 밤샘기도를 하는 사람들이 동시에 부르고 있는 '산신대왕' 정근소리가 바람소리인 듯 꿈결 소리인 듯 끊이지 않고 들려옵니다. 들려오는 정근 소리, 흥건 할 정도로 흐르던 땀, 땀에 흠뻑 젖어 있던 도거사님 얼굴이 마음과 가슴에 어른거려 도저히 더 이상은 누워 있을 수가 없었습니다.

새벽 2시가 조금 넘은 시간, 적멸보궁과 산신각 모두 밤샘기도를 하는 사람들로 가득합니다. 힘들게 올라오느라 지쳐있을 법도 한데 밤샘 기도를 올리고 있는 100여 명 중 어느 한 사람도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들이 너무 지극하니 문을 여닫는 것조차 참 조심스럽습니다.

적멸보궁에서 기도를 하고 있는 분들 모습도 지극하고, 극락전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모습도 정성스럽지만 산신각 밖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는 사람들 모습은 허투루 봐 넘길 수 없을 만큼 지극하고 애절하고 간절해 보였습니다. 

 산신각 밖에서 밤샘 기도를 한 보살님 모습은 차라리 산신령처럼 보였습니다.
 산신각 밖에서 밤샘 기도를 한 보살님 모습은 차라리 산신령처럼 보였습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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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벽 4시, 도량석을 돌고 있는 법진 스님
 새벽 4시, 도량석을 돌고 있는 법진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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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아침, 아직은 조용한 법계사 경내
 6월 10일 아침, 아직은 조용한 법계사 경내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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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식을 준비 중인 범종각
 타종식을 준비 중인 범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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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10일 아침, 법계사로 들어서고 있는 사람들
 6월 10일 아침, 법계사로 들어서고 있는 사람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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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신각 안에 자리를 잡지 못한 열 분 정도가 산신각 밖 바위 바닥에서 기도를 올리고 있었습니다. 안개가 이슬처럼 내리는 밤, 추위를 달래려 입은 우비, 체온 때문에 우비에 맺힌 뿌연 이슬, 흐느낌처럼 이어가고 있는 '산신대왕' 정근, 간절함이 뚝뚝 묻어나게 올리는 큰절… 산신각 밖에서 밤샘기도를 하고 있던 분들은 이미 산신령이 된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오전 3시 50분이 되니 밤샘 기도가 끝납니다. 서울에서 혼자 차를 몰고 내려와 밤새기도를 했다는 도명보살(60세)님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했던 환희를 경험했다고 했습니다. 주체할 수 없는 기쁨에 눈물이 뚝뚝 떨어지고 주르르 흘러내렸지만 조금도 창피하거나 이상하지 않았다고 했습니다.

그런 기쁨이 있기에 밤샘 기도를 할 수 있는 가 봅니다. 자리를 털고 일어서는 모습까지도 너무 진지하고 지극해 보이니 마음으로 나마 그분들이 그토록 애타게 밤새 기도한 것들 모두가 성취되고 이뤄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손을 모았습니다.

법계사 도량을 깨우는 도량석이 새벽 4시 정각에 적멸보궁 앞에서 시작됩니다. 목탁소리가 유난히 맑고 깨끗하게 들리는 건 법계에서 머문 하룻밤 사이에 목탁소리를 듣는 마음이 그만큼 맑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법계사 창건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도 있는 엄청난 인파

6월 10일 아침입니다. 얼마나 일찍 서둘러 집을 나섰는지, 8시가 조금 넘으니 아침에 출발한 사람들이 한두 명씩 법계사 마당으로 들어섭니다. 사람들 수가 조금씩 늘어나는 가 했더니 어느새 사람이 서있을 만한 곳곳이 인파로 북적입니다. 거반 11시가 되니 혜국 스님께서도 비탈진 산길을 걸어 올라와 도착합니다.

 당목과 당좌
 당목과 당좌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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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식을 준비 중인 벙종각
 타종식을 준비 중인 벙종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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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얀 천으로 에워싼 범종
 하얀 천으로 에워싼 범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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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흐믓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관해 스님
 모여드는 사람들을 보며 흐믓한 표정을 짓고 있는 관해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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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영국인 필립 고먼
 두 손을 모으고 있는 영국인 필립 고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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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긴 몰라도 연기조사가 법계사를 544년에 창건 한 1500여년 역사 이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만큼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밤을 새워가며 지은 2500명 분 밥이 남지 않았다고 하니 어림잡아도 2500명은 넘는 인파입니다.

법계사에는 2500명이 한곳에 모여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그러다 보니 여기저기, 이곳저곳마다 사람들이 무리를 이루며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개회사와 삼귀의례, 불가의 식순에 따라 혜국 스님의 법문이 시작됩니다.

혜국 스님은 30년 만에 법계사엘 오시는 거라고 했습니다. 혜국 스님께서는 30년 전에 다녀간 법계사와 오늘 다시와 보신 법계사를 말씀하시며, "쌍봉사에서 봤을 땐 까맣기만 했던 관해 스님 머리가, 지난 번 충주 석종사로 찾아왔을 때 보니 거반 희끗희끗해져 조금 놀랐는데, 오늘 법계사에 올라와 보니 그 이유를 알겠다"는 말로 관해 스님이 법계사 불사를 위해 얼마나 진력하고 계시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해 주십니다.  

혜국 스님께서는 법문을 하는 내내 익히 알려진 명성만큼이나 깊지만 어렵지 않고, 무겁지만 결코 버겁지 않아 누구라도 재미있게 들을 수 있는 법문을 40여분 동안 하셨습니다. 먹물이나 똥물을 뿌려도 물들지 않는 허공처럼, 사람 또한 마음을 비우면 어떠한 죄에도 물들지 않을 수 있으니 참 나를 찾아 마음을 비우라는 말씀으로 부처님 가르침을 전했습니다.

 법문을 시작하고 있는 혜국 스님
 법문을 시작하고 있는 혜국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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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문을 하고 있는 혜국 스님
 법문을 하고 있는 혜국 스님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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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처곳곳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
 처처곳곳을 메우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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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계사 타종식에 참석한 인파
 법계사 타종식에 참석한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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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종각 앞 인파
 범종각 앞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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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찬불가를 불러 준 진주시불교대학 합창단
 찬불가를 불러 준 진주시불교대학 합창단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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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식에 참석한 인파
 타종식에 참석한 인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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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여든 사람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관해 스님
 모여든 사람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는 관해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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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프 커딩
 테이프 커딩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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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이프 커팅
 테이프 커팅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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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국 스님이 법문을 끝내니 타종식이 이어집니다. 법계사가 자리하고 있는 산청군내 여러 관계자, 국회의원, 군수 당선인, 도의원 당선인, 군의원 당선인, 환경교육원장, 지리산국립공원관리소장, 산청군 홍보대사로 활동하고 있는 영국인 필립 고먼씨 등이 내빈으로 소개됩니다.

범종 불사에 도움을 준 사람들에게 공로패와 감사패가 전달되고, 범종을 에워싸고 있던 흰색 천을 걷어내는 제막식에 이어, 오색 테이프를 자르는 커팅식을 마치니, 우리나라 제일 높은 곳에서 커다란 불음으로 울려 나갈 첫 범종 타종이 관해 스님과 참석자 몇몇 분들에 의해 이뤄졌습니다. 

사부대중 모두가 한마음으로 하나, 둘, 셋하며 구호를 외칩니다. 힘껏 뒤로 밀려있던 커다란 당목이 구호에 맞춰 범종 표면에 연꽃 문양으로 표시돼 있는 당좌를 때리는 순간, 범종이 뎅~, 데엥~ 데에엥~ 거리며 사자후 같은 울림을 토해냅니다.

1080관 무게의 범종이 온 몸으로 토해내는 울림은 천왕봉 쪽, 세존대 쪽, 산 아래 중산리 쪽을 가리지 않고 지리산 자락 사방팔방을 넘고, 허공을 가르고, 땅속을 파고들며 산바람처럼 불어가고 물 흐름처럼 흘러갑니다. 멈춰지지 않는 여음은 여음을 넘고, 여음을 넘은 울림이 지리산 봉우리를 성큼 넘으니 법계사 범종이 품었던 지리산은 또 다른 울림이 되어 돌아와 범종을 품어주고 사부대중 모두를 안아 품어줍니다.

 범종을 에워싸고 있던 막을 거두는 제막식
 범종을 에워싸고 있던 막을 거두는 제막식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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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 아래 첫 산사에서 울린 첫 타종식
 하늘 아래 첫 산사에서 울린 첫 타종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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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을 하고 있는 사람들
 타종을 하고 있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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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을 마친 사람들
 타종을 마친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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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은 법계사를 품고, 법계사는 범종을 품고, 지리산과 법계사를 품은 범종이 토해내는 울림은 불음이 되고 법음이 될 것입니다. 시방삼세를 아우르며 사바속계의 온갖 고를 가뿐히 건너게 하는 능파너울이 되어 삼천대천계에 너울너울 울릴 커다란 울림으로 무구한 세월에 걸쳐 울려 처지고 메아리치며 울릴 것입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얼굴마다 행복한 감정이 뚝뚝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한 사람 한 사람 얼굴마다 행복한 감정이 뚝뚝 떨어지는 표정입니다. 지리산도 이날의 감격을 묵묵히 감당하기엔 참 버거웠을 겁니다. 천왕봉 또한 지금 이순간의 환희를 그냥 넘기기엔 벅찼고 넘쳤을 겁니다. 변덕을 부리던 안개도 행복한 사람들이 내뿜는 열기에 그 변덕을 꾹꾹 참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사람들이 줄을 섭니다. 타종식 행사에는 산청군내 여러 기관, 군청, 경찰서, 소방서, 지리산국립공원관리공단 등이 적극적으로 협조를 하고 있는 게 여실히 보였습니다.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 지원을 나온 30여 명의 직원들이 무수한 사람들이 별 탈 없이 타종을 할 수 있도록 조직적으로 돕고 있었습니다.

 타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타종을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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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종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타종할 순서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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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길을 내려가야 한다는 조급함에 자칫 질서가 흐트러질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체계적으로 안내하고 잘 따라주니 무리 없이 진행됩니다. 여섯 명씩이 차례차례로 나와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 있는 범종을 직접 칩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끝을 통해 전해지는 느낌에 가슴이 저릿하다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환하게 웃는 모습이고, 어떤 사람은 벅찬 감동을 어쩌지 못하겠는지 눈물까지 찔끔 흘립니다. 앞서 타종을 한 사람들은 하산을 서두릅니다. 한 번에 여섯 사람이 흐르는 물결처럼 타종을 하고 있지만 범종소리는 1시간이 훌쩍 넘도록 멈추지 않았습니다. 

불이의 조화, 합일의 아름다움이 된 울림

내려가는 길이 만만치 않습니다. 장담하건데 법계사에서 중산리로 이어지는 길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내려가는 건 예전에도 없었고 앞으로 없을 전무후무한 상황이 될 거라 생각됩니다. 길을 걷고 있는 인파가 장마철에 계곡을 흐르는 물결 같습니다. 2Km가 넘는 산길이 인파로 넘쳐납니다.

내려가는 길 곳곳마다 사람들이 그냥 서 있습니다. 평소 같으면 혼잡과 다툼이 벌어질 법한 상황이었지만 마음을 비우라는 법문을 새겨서인지, 아니면 범종을 치면서 받은 기쁨 때문인지 하나 같이 여유로운 얼굴들입니다.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인파
 중산리로 내려가는 길을 가득 메우고 있는 인파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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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라갈 때보다 훨씬 더 많은 시간이 걸려서야 차를 탈 수 있는 곳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법계사로 올라가는 입구에서 기념품으로 다보를 한 장씩 나눠주고 있습니다. 사람들 표정은 오늘 하루 내내 받은 감동과 기쁨을 막 나눠 받은 다보에 고이 싸 동여매는 듯한 표정입니다. 아래에서는 혹시라도 모를 상황에 대비해 119 소방대원들이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하늘아래 첫 산사 법계사,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곳에서 울린 첫 범종소리는 천·지·인을 아우르고, 사부대중을 감화시키며 중산리 계곡까지 흘러내려와 불이의 조화, 합일의 아름다움이 되어 사람들 가슴을 행복하게 하는 커다란 울림으로 울리고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마음으로 느낀 감동을 보고, 듣고, 느낀 만큼으로 전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10분의 1이라도 채 전하지 못하고 있으니 게으른 공부를 후회하고 서투른 표현을 스스로에게 변명하며 탓할 뿐입니다.

▲ 우리나라 제일 높은 절에서 울린 첫 범종소리 6월 10일, 하늘 아래 첫산사 법계사에서 울린 범종소리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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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우리나라에서 지일 높은 곳에 있는 절에서 울린 첫 범종소리를 통영상에서 들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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