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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는 너무 뚱뚱해 진단을 할 수 없는 여환자를 진단하기 위해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청진기는 너무 뚱뚱해 진단을 할 수 없는 여환자를 진단하기 위해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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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실생활 속 물건이나 도구들 중에는 자연 그대로의 것들도 없지는 않겠지만 대개의 경우는 누군가에 의해 발명되고 발전된 것들입니다.

그러함에도 대개의 사람들은 그것들에 너무 익숙해지다 보니 하나하나가 아주 당연히 있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며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대개의 것들 중에서 당연히 있었고 저절로 생겨난 것은 거의 없습니다. 누군가의 땀과 각고의 노력이 낳은 결과물들입니다.

우연히 탄생한 세기의 발명품 50가지 이야기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에서는 우리 실생활에서 너무나 익숙하거나 산업 발전에 근간이 되고 있는 50가지의 발명품들이 어떤 우연을 계기로 탄생하게 되었는지를 들려주고 있습니다.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지은이 마리노엘 샤를/옮긴이 김성희/윌컴퍼니/2014. 5. 26/1만 5000원)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지은이 마리노엘 샤를/옮긴이 김성희/윌컴퍼니/2014. 5. 26/1만 5000원)
ⓒ 임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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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가면 청진기를 가운 주머니에 넣고 있거나 목에 두르고 있는 의사들을 보게 됩니다. '의사들은 언제부터 저런 청진기를 사용하게 되었을까?'하고 반문해 보는 사람보다는 '청진기는 의사가 당연히 가지고 다니는 물건'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더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청진기 역시 원래부터 있었던 건 아닙니다. 청진기는 100여 년 전인 1816년 6월, 35세의 젊은 의사 르네 라에네크에 의해 발명되었고 그때부터 사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대개의 의사들이 환자를 진찰하는 방법은 몸을 두드려서 나는 소리를 듣고 병세를 진단하는 타진법이었습니다.

어느 날, 의사 르네 라에네크에게 몸집이 지나치게 풍만한 여자 환자가 찾아왔습니다. 타진법으로는 진단이 불가능할 정도로 뚱뚱한 환자였습니다.

뚱뚱한 환자의 진단을 포기해야 할 난처한 입장에 처해 있을 때, 의사 르네 라에네크에게 번쩍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습니다. 몇 년 전에 봤던, 놀이터에서 나무 평균대 한쪽 끝에 귀를 대고 다른 쪽 끝을 철사로 긁었을 때 나는 소리를 들으며 놀고 있던 아이들 모습이 떠올랐습니다.

라에네크는 여환자의 부모에게 종이 한 장을 관 모양으로 말아서 끈으로 묶어 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즉석에서 완성된 그 도구로 새로운 방식의 진찰을 시작했다. 관 한쪽 끝은 자기 귀에 대고, 다른 한쪽 끝은 환자의 가슴에 갖다 댄 것이다. 관을 통해 들려오는 여러 가지 소리에 라에네크는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31쪽, '청진기의 발명' 중에서-

오늘날 아주 당연히 있었던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청진기는 젊은 의사 르네 라에네크가 지나치게 뚱뚱한 여자 환자를 진단해야 하는 어려움에 접했을 때 퍼뜩 떠오른 생각, 아이들 노는 모습에서 발명되었다고 합니다.

청진기만 그렇게 우연히 발명된 게 아닙니다. 병원엘 가면 당연한 코스처럼 찍고 있는 X-선 사진도 알고 보면 아주 우연한 기회가 X-선 발견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검은색 종이로 덮었는데도 크룩스관은 여전히 형광색으로 빛났고, 그 빛은 몇 미터 떨어진 곳에서도 보일 정도로 밝았다. 게다가 뢴트겐은 크룩스관을 만지던 중에 또 다른 놀라운 발견을 하게 된다. 자기 손의 뼈 그림자를 보게 된 것이다. 이때부터 그는 거의 두 달을 연구실에 틀어박혀서 밤낮없이 그 이상한 현상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164쪽, 'X선의 발견' 중에서-

이렇게 우연한 기회에 X-선을 발견한 뢴트겐은 사람을 대상으로 해 세계 최초로 X-선 사진을 찍고, X-선을 발견한 업적으로 1901년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습니다. 뢴트겐이 아주 우연히 발견한 X-선이 오늘날 생명과학분야나 천문학 분야 등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바로 그 X-선입니다.

우연에 앞서는 노력 간과해서는 안돼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에서는 청진기와 X-선 뿐만이 아니라 전화기, 전자렌지, 텔레비전, 축음기와 같은 생활 용품은 물론 비타민, 페니실린, 백신, 신경안정제 등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너무도 친숙하고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물품들이 어떤 우연을 계기로 태어나게 되었는지를 흥미진진하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집과 사무실 등서 정말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는 수많은 물건들이 이런 과정 속에서 발명되었다는 것을 알고 나면 새로운 관심이 생겨나고, 새롭게 생겨나는 관심은 자칫 무료할 수도 있는 하루를 좀 더 재미있는 하루로 만들어 줄것입니다. 

세기의 발명품 50가지가 우연을 계기로 탄생했다고는 하지만 우연에 앞서는 노력, 발명품 하나하나를 발명하기까지 발명자들이 쏟은 노력과 관심이 우연처럼 떠오른 기회를 만났기 때문이라는 걸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지은이 마리노엘 샤를/옮긴이 김성희/윌컴퍼니/2014. 5. 26/1만 5000원)



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 - 우연히 탄생한 세기의 발명품 50가지 이야기

마리 노엘 샤를 지음, 김성희 옮김, 윌컴퍼니(WILLCOMPANY)(2014)


태그:#세상을 바꾼 작은 우연들, #미라노엘 샤를, #김성희, #윌컴퍼니, #청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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