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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수정 : 2일 오후 6시]

홀로 선거운동 중인 전현경 후보
 홀로 선거운동 중인 전현경 후보
ⓒ 전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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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철마다 20대의 투표율과 정치참여는 늘 화두다. 정치인들은 20대의 표심을 잡기 위해 반값등록금과 청년취업 문제 해결을 약속한다. 하지만 아직도 새 학기가 돌아오면 등록금 때문에 대학생과 학부모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뉴스는 계속되고, 청년취업 문제의 해결도 묘연하다.

그동안 선거에서 20대의 역할은 주로 선거운동원이 되거나 잘해야 선대위 특보로 임명되는 것, 아니면 그저 후보와 함께 '말춤'을 추는 것이었다. 그나마 20대를 대표하겠다며 정치에 뛰어든 이들도 결국엔 '누구누구 키드'로 반짝 눈길을 끄는 것에 그쳤고 이후에도 이렇다 할 성과는 보이지 않고 있다.

사회는 20대의 정치참여를 요구하지만, 정작 정치의 첫 단추인 선거에서 20대의 역할과 입지는 좁기만 하다. 하지만 부산에서 20대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정치참여를 시작하겠다는 작은 움직임이 일고 있다.

부산 남구 제1선거구에서 시의원 후보로 출마한 전현경(28·여·통합진보당) 후보이다. 자신을 '취준생, 청년백수'라 소개한 전 후보의 출마 이유와 포부를 5월 30일 전화인터뷰로 들어보았다.

선관위에 '공식적으로' 신고된 전 후보의 직업은 '무직'이다. 하지만 작년에 대학을 졸업한 전 후보의 알바 경력은 화려하다. 카페, 식당, 호프, 백화점, 물류창고 등의 알바를 전전하며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휴학을 반복했다. 하지만 아직도 쌓인 등록금 빚은 전 후보의 발목을 잡고 있다.

"돈정치가 아닌 사람정치"... '백만원 선거운동' 약속

전현경 후보의 공보물
 전현경 후보의 공보물
ⓒ 전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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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20대의 문제와 과중한 등록금의 무게에 대해 가장 잘 이해하는 사람이 정치를 해야 한다, 또 나같이 돈도 없고 '빽'도 없고 가진 것 없는 청년 백수라도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줘야겠다"는 마음에 대학가가 밀집한 남구에서 출마를 결심했다고 한다. 부산 남구에는 부경대, 경성대, 동명대, 부산예술대 등의 대학들이 있다.

"대학생들의 등록금 문제와 마찬가지로 세월호 사건 역시 결국엔 돈 때문에 일어난 일이에요. 사람의 생명과 안전보다 돈과 이익을 우선시했기 때문이죠. 비정규직 선장과 선원, 선박규제 완화로 노후한 배, 과적한 짐들. 그래서 저는 돈보다 사람을 생각하는 정치를 해보고 싶어요. '시의원 후보가 왜 세월호 이야기를 해?'라고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전 시의원부터 주민들과 함께 골목에서, 동네에서, 거리에서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해요. '돈정치'가 아닌 '사람정치'를요."

가진 것 없는 청년 후보는 '백만원 선거운동'을 약속했다. 꼭 필요한 현수막과 벽보, 공보물만 찍어서 지금까지 선거운동으로 90여만 원을 썼다. 명함도 선거운동원도 홍보차도 없다. 공보물도 책자형은 비싸서, 주민들에게 드리는 손편지를 써서 앞뒤 한 장짜리 공보물을 만들었다. 선거운동은 혼자서 휴대용 엠프와 피켓을 들고 한다. 휴대용 엠프가 방전되면 수첩을 들고 주민들을 만난다.

주민들을 만나서 부두와 접해 있는 남구의 환경문제와 대학생들의 문화시설 부족, 교통불편 문제를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대학생이 밀집해 있는 지역이다 보니 아르바이트 문제도 당연 화두였다. 전 후보는 지역의 '알바안심센터'를 공약으로 걸었다. 또한 '반값 연봉' 공약도 내걸었다.

손편지 공보물에 알바안심센터와 '반값 연봉' 공약도

홀로 선거운동 중인 전현경 후보
 홀로 선거운동 중인 전현경 후보
ⓒ 전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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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원 연봉이 6000만 원이 넘어요. 거기다 해외 연수, 의정활동 보조금 등 하면 1년에 받는 돈이 어마어마하죠. 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악수하고 돌아다니다가 평소엔 보이지도 않잖아요. 주민들도 우리 지역 시의원이 누구인지, 뭘 하는지도 잘 모르고. 지금 하는 일에 비해 받는 돈이 과분하다고 생각해요. 제가 당선된다면 노동자의 평균 임금 정도만 받고 나머지는 다 지역에 환원하겠어요."

전 후보의 선거운동은 일대 학생과 주민들 사이에서 눈길을 끌 만하다. 손편지로 쓴 공보물과 다른 선거운동원들 사이에서 후보 혼자 마이크와 피켓으로만 하는 선거운동이 신선하게 느껴진다. 전 후보는 선거의 목표에 대해 묻자 이렇게 이야기했다.

"한 번은 선거운동을 하고 있는데 여학생 둘이 지나가면서 하는 소리를 들었어요. '쟤 누구야?' '걔 있잖아, 부경대 백만원' 이러더라구요. 또 후배가 학교에서 학생들이 하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손편지 온 거 봤냐, 진심은 느껴지는데 당이…' 이랬다고 전해주더라구요.(웃음)

대학생들 사이에서 자기와 비슷한 또래가 선거에 나오고 새로운 선거운동을 하는 게 신기한가 봐요. 저는 제 선거운동을 통해 누구나 정치에 참여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진 것 없고 '빽' 없어도 다리와 목소리, 진정성만으로요. 20대도, 그리고 국민 누구나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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