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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지방선거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22일, 경기도교육감 보수 후보들이 언론단체 초청 토론회에서 김상곤 전 교육감의 '경기교육 5년'에 대해 맹공을 퍼부었다. 또 일부 후보들은 상대 후보들의 약점을 들추며 날선 공방전을 펼쳤다.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는 이날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각 후보 선거캠프 관계자와 지지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경기교육감 후보 7명 중 진보진영 단일후보인 이재정(70·전 통일부 장관) 후보와 보수진영의 조전혁(53·전 새누리당 의원)·김광래(65·경기도의회 교육의원)·최준영(62·전 한국산업기술대 총장)·박용우(48·전 송탄제일중학교 교사) 후보, 중도를 표방한 정종희(51·전 부흥고교 교사) 후보 등 6명이 참석했다.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한만용(62·전 대야초교 교사) 후보는 병원진료를 이유로 불참했다.

이날 토론회에서 보수 후보들은 김상곤 전 교육감의 '경기교육 5년'을 혹평하며 일부 정책수정 및 폐지를 거론한 반면 진보와 중도 후보들은 경기교육의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김 전 교육감의 좋은 철학을 이어가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조전혁 "학생인권조례 폐지"... 이재정 "의미 있는 정책" 반론

김광래 후보는 "정치 지향적 교육감이 찾아와 경기교육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다"고 맹비난했다. 그는 "아동 학생의 발달단계에 맞는 성장촉진 프로세스가 없었고, 학업성취도 평가 4년 연속 꼴지를 하는 등 학습능력 향상을 위한 정책이 없었다"며 "교육감이 되면 지속가능한 경기교육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준영 후보는 "전임 교육감이 무상급식, 혁신학교, 학생인권조례 정책을 추진해 예산부족사태가 오고, 교사들의 사기가 크게 떨어졌다"면서 "공교육 현장을 쇄신하기 위해 학생인권조례를 수정하고 무상급식은 당분간 현상 유지를 하겠다"고 밝혔다.

조전혁 후보는 한 발 더 나갔다. 그는 "경기도 교육현실이 참담하다, 진보교육감 5년 동안 학력, 교권, 교육재정, 학교시설의 붕괴를 가져왔다"면서 "학생인권조례는 폐지하고 학생의 권리와 책무에 관한 헌장을 만들어 학생의 인권과 교사의 교권이 조화롭게 구현되는 학교를 만들겠다"고 주장했다.

그는 무상급식에 대해 "현행대로 유지하되, 더 이상 확대하지 않겠다"면서 "전국 최하위로 전락한 경기교육 현실을 임기 중에 확실하게 바로 잡겠다"고 말했다.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는 22일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고 있다.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는 22일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고 있다.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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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이재정 후보는 "경기교육은 경기도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교육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경기교육을 어떻게 변화시켜 나가느냐가 중요한 과제"라며 "그동안 경기교육이 발전시켜온 혁신학교, 혁신교육이야말로 전국에 새바람을 일으키고, 새로운 학교·교육문화를 만들어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학부모 학생 교사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고 그 만족도는 매년 높아지고 있다, 학생인권조례는 학생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니라 하나의 인격체로 보고 자존감과 책임과 의무를 동시에 가르치는 의미 있는 정책으로, 이를 계속 발전시켜 나가야 한다"면서 "무상급식도 교육적 개념에서 풀어야 할 과제"라고 반론을 폈다.

정종희 후보는 "김상곤 전 교육감이 지난 5년 동안 해왔던 좋은 업적들도 있고, 개선해야할 부분도 있다"면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교사 출신들이 교육감이 돼서 김 전 교육감의 좋은 철학을 현장과 부합하는 교육시스템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전혁 도덕성, 이재정 '병역' 공방... 김광래 음주운전 '실토'

이날 토론회에서 일부 후보들은 상대 후보의 약점을 들추며 공방을 벌이기도 했다. 박용우 후보는 조전혁 후보에게 "조 후보가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다 갑자기 경기도로 내려와 경기교육감 선거에 나선 이유가 뭐냐"고 물었다.

이에 조 후보는 "서울시교육감 선거에 출마하려고 생각했으나 문용린 교육감의 재선 출마가 기정사실화 된데다, 보수 원로들이 경기교육이 훨씬 더 엉망이 됐다며 가서 구해내라고 했다, 그래서 경기교육을 구하기 위해 내려왔다"고 말했다.

지난 19일 "정치인 출신 교육감은 안 된다"며 삭발을 단행했던 김광래 후보도 조 후보를 향해 "조전혁 후보는 전교조 명단을 공개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교육감 자질 중 중요한 도덕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서 "조 후보가 교육감 후보로 50% 이상 지지를 얻었다는 뜬금없는 얘기도 있다"고 공세를 폈다.

그러자 조 후보는 "아이들이 잘못했을 때 어른이 꾸짖으면 아동학대냐"면서 "전교조가 우리 아이들에게 잘못된 정치적 이념을 주입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와 잘못에 대해 멈추라는 것을 그렇게 평가하느냐"고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른바 '전교조 저격수'로 통하는 조 후보는 18대 국회의원 시절인 2010년 4월 법원의 공개금지 결정에도 불구하고 전교조 가입교사 명단을 자신의 홈페이지에 공개해 10억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당하는 등 파문을 불러일으켰다.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는 22일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끝난 뒤 후보들이 손을 걸어 잡고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용우-김광래-정종희-조전혁-최준영-이재정 후보.
 경기언론인클럽과 인천경기기자협회는 22일 오후 경기도의회 1층 대회의실에서 경기도교육감 후보 초청토론회를 열었다. 토론회가 끝난 뒤 후보들이 손을 걸어 잡고 공명선거를 다짐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박용우-김광래-정종희-조전혁-최준영-이재정 후보.
ⓒ 김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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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교조 명단 보호보다 학부모의 알권리가 우선한다고 판단했다, 비록 법원에서 배상판결이 내려졌지만 대법원 판결에서는 바뀔 것이라고 믿고 있다"면서 "그게 아니라도 역사적으로 판단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과거 민주화운동하다 투옥된 인사들이 대법원에서 모두 무죄판결을 받고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조 후보는 그러면서 김광래 후보에게 "김 후보는 과거 음주운전으로 벌금을 낸 적 있다"며 "해명하라"고 반격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는 "뼈아픈 과거다, 2002년 음주운전으로 150만원 벌금을 냈다"고 시인했다.

조 후보는 이재정 후보의 병역과 전과 문제도 물고 늘어졌다. 조 후보는 "교육감 후보 중 한 분이 군대를 면제 받았다는데, 병역기피 의혹이 있다"면서 "이 후보는 민주화운동과 거리가 먼 금품수수 전과도 있다"고 공격했다.

최준영 후보도 이에 가세해 협공을 펼쳤다. 최 후보는 "지난 20일 이재정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많은 정치인들이 참석했다"면서 "이는 지방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 위반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재정 "병역 소집면제, '정자법' 위반 벌금형 받아"

이와 관련해 이 후보는 "조 후보가 병역문제를 거론했는데, 소집면제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조 후보가 금품수수 전과도 있다고 했으나 노무현 정부시절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벌금형을 받았다"며 "사실관계를 정확히 해달라"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관련해서도 "개소식에 온 정치인들은 개인적으로 저와 친분이 있는 분들이다"면서 "그날 선관위 관계자들도 방문해 지켜봤으나 문제가 없었고, 개소식 진행상 통상적인 관례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날 박용우 후보는 보수후보 단일화 논의 과정에서 석호현 후보가 조 후보 지지를 선언하고 사퇴한 뒤 새누리당에 입당한 것 등을 염두에 둔 듯 "후보들 간의 밀실야합, 정치적 거래 등 교육에서 상상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태그:#경기교육감 선거, #경기교육, #경기언론인클럽, #인천경기기자협회, #후보 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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