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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군청에서 세월호 사건 실종자 가족들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대국민담화를 발표한 19일 오후 전남 진도군 진도군청에서 세월호 사건 실종자 가족들이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 실종자 가족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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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와 관련해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 구조 부분은 언급조차 없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해경 해체 발언과 관련해 "대통령 담화는 정부의 실종자 구조 원칙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해경이 크게 동요하고 수색에 차질을 줄 것은 명약관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종자 가족들은 19일 오후 진도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 담화에)마지막 한 명까지 모두 찾는 게 간절한 소망임에도 실종자 수색방안은 어디에도 없다"면서 "해경 해체 방안에도 구조 업무에 어떠한 동요도 있어서는 안 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은 해양경찰청 해체, 안전행정부 및 해양수산부 기능 축소 등을 담은 대국민 담화문을 발표했다.

실종자 가족들 "대통령 담화, 실종자 구조 언급도 없어"

이어 가족들은 "마지막 1명까지 모든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중요한 원칙이 돼야 한다"며 "정부는 실종자 구조라는 대원칙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또한 "해경이 끝까지 구조 현장에 머물면서 수색에 조금의 차질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지휘자 역시 구조 현장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족들은 마지막으로 "마지막 1명까지 모두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저희들의 간절한 소망"이라며 "희생자, 생존자,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고 당부했다.

다음은 실종자 가족들이 진도군청에서 발표한 긴급 기자회견문이다.

세월호 사건 실종자 가족 긴급 기자회견문

1. 4월 16일 세월호 참사 이후 34일 현재. 18명의 실종자들은 아직도 차가운 배 속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실종자들을 기다리는 가족들의 피눈물과 애끓는 절규만이 외로운 팽목항에 울려 퍼지고 있습니다. 마지막 1명까지 모든 실종자들이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지금 시점에서 정부의 가장 주요한 원칙이 되어야 합니다. 정부는 실종자의 구조라는 대원칙을 결코 외면하여서는 아니됩니다.

2. 대통령님이 팽목항에 와서 저희 실종자와 면담을 할 때 저희는 구조가 최우선이 되어야 함을 분명희 전달하였으며, 얼마 전 유가족과의 청와대 면담에서도 저희는 구조를 최우선으로 한 요청 사항을 전달한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 대통령 담화에서 정부가 가져야 할 가장 중요한 원칙인 실종자 구조에 대한 부분은 언급조차 없었습니다. 마지막 1명까지 모두 찾는 것이 실종자들의 간절한 소망임에도 실종자에 대한 원칙과 수색방안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정부에서 실종자 구조 방안이 나오고 정부는 가족들에게 어떻게 하는 것이 좋겠냐고 물어보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참담한 심정입니다. 비통함을 느낍니다. 대통령 담화를 듣고 우리 실종자 가족들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슬픔 속에 잠겨 있습니다. 극도의 고통과 괴로움에 빠져 있습니다.

3. 고심 끝에 정부 조직개편안 및 해경조직을 해체한다는 대통령 담화는 정부의 실종자 구조 원칙이 없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기에 담화에도 불구하고 저희는 슬픔에서 헤어 나올 수 없습니다. 담화로 인해 해경은 크게 동요되고, 수색에 상당한 차질을 줄 것은 명약관화합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에 묻습니다. 마지막 1명까지 구조를 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것입니까. 없는 것입니까.

조직개편으로 인해 실종자 수색 작업에 차질이 없어야 합니다. 해경 조직 해제 방안에도 구조 현장에 있는 인원이 빠지거나 변동이 있어서는 아니됩니다. 해경이 끝까지 구조 현장에 머물면서 수색에 조금의 차질도 없도록 해야 하며, 지휘자 역시 구조현장을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여야 합니다. 저희가 믿을 수 있는 사람들은 구조작업을 하고 있는 분들 뿐입니다.

우리는 정부에 요구합니다. 현장의 구조업무에 어떠한 동요도 있어서는 아니되며, 잠수부들이 구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구조를 독려하는 가능한 모든 조치를 즉시 취해주시기 바랍니다.

마지막 1명까지 모두 찾아 가족의 품으로 돌아가게 하는 것이 실종자 가족들의 간절한 소망입니다. 실종자 가족 뿐만 아니라 희생자. 생존자, 국민 모두가 같은 마음으로 실종자들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 저희 실종자 가족들을 도와주시고, 팽목항에 함께해주세요.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2013. 5. 19.

세월호 참사 실종자 18명 가족 일동



태그:#세월호 침몰사고, #박근혜 대통령, #해경 해체, #실종자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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