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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KBS의 인사와 보도에 개입했다'는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폭로를 길환영 KBS 사장이 부인하고 있는 가운데, 구체적인 추가 폭로가 나왔다. 자막으로만 처리한 야당 대표 발언은 아예 빼버리라고 한 반면 박근혜 대통령 관련 뉴스는 보도순서를 앞으로 빼는 등 길 사장이 직접 '정권보위'성 보도개입을 해왔다는 것이다.

KBS 기자협회(협회장 조일수)가 18일 공개한 '보도 외압 일지'는 김 전 국장이 직접 작성한 것으로 보도국장 재임 중이던 5월 1~8일 사이 길 사장이 뉴스 제작에 개입한 구체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길 사장은 자사 간판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9>의 예고, 하단 자막, 헤드라인 순서 등에 직접 개입했다.

고개숙인 KBS 새노조 KBS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를 열고 국민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맨 오른쪽)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 고개숙인 KBS 새노조 KBS 새노조 권오훈 위원장(오른쪽에서 두번째)과 조합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본관 민주광장에서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과 길환영 사장의 자진사퇴를 촉구하는 KBS 새노조 조합원총회를 열고 국민앞에 고개숙여 사과했다. 강성남 언론노조 위원장(맨 오른쪽)도 이 자리에 함께 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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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입 방향은 세월호 참사 보도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사과를 부각시키고 정부의 책임을 축소하는 쪽이었다. 일지 속 '5월 3일 사례'에 따르면,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라'는 취지로 연 기자회견은 메인뉴스인 <뉴스9> 꼭지로 내보내지 못하고 자막으로 처리됐다. 그런데 길 사장이 전화로 이 자막을 빼라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5월 5일 사례'는 길 사장이 이례적으로 보도본부장실에서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 회의를 오후 2시에 소집했는데, 누군가와 점심을 먹으면서 들었는지 해경에 대해 비판하지 말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이다. 참석자들은 이 지시에 어안이 벙벙해했으나 결국 그날 잡혀있던 사회 2부의 '이슈&뉴스'가 해경 관련 부분을 거의 빼내고 제작 · 방송됐다는 것이다.

'5월 6일 사례'는 박근혜 대통령 관련 내용의 보도순서를 앞으로 빼라는 요구였다. <뉴스9> 예고편에 대통령 또는 정치 사안이 나오면 시청자 이탈현상이 발생해 예고에 포함시키지 않았는데, 길 사장이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해 예고에 박 대통령 관련 기사가 왜 안 나갔는지, 헤드라인에는 나가는지를 물었다는 것이다.

김 전 국장이 세 번째로 보도된다고 보고하자 길 사장은 두 번째로 올리라고 요구했고, 결국 방송을 15분 남기고 길 사장의 요구대로 뉴스 순서가 바뀌었다. 이날 방송된 박 대통령 관련 기사 제목은 '박 대통령 거듭 사과…"안전한 나라 만들 것"'이었다.

길 사장, 19일 오후 기자회견....KBS 기자협회 "사퇴 안 하면 제작 거부 돌입"

길 사장은 <뉴스9>의 '가편집'(큐시트 가안)을 일일이 검토했으며 보도국은 이를 피하기 위해 '가짜 가편집'을 만들기도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5월 8일 사례'에는 이런 내용이 상세하게 담겨 있었다. 당시 해양경찰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뉴스&이슈' 꼭지가 잡혀 있었는데, 사장실로는 '해경'이란 단어를 다 지운 '가짜 가편집'을 보내고 실제 방송에선 원안대로 방송했다는 것이다.

지난 16일  김 전 국장의 폭로에 대해 길 사장은 지난 17일 <뉴스9> 보도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길 사장은 오는 19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통해 관련 입장을 밝히겠다고 한만큼 기자협회가 이번에 밝힌 추가 폭로 내용에 대해 어떤 답변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한편 길 사장의 사퇴를 요구해온 KBS 기자협회는 길 사장이  19일 '사원과의 대화'에서 사퇴 입장을 밝히지 않으면 제작거부에 들어가기로 했다. 18일 오후 2시부터 비대위회의를 연 기자협회는 길 사장이 사퇴를 거부할 경우 19일 오후 6시부터 제작거부에 들어가겠다고 결정했다.

다음은 이날 KBS 기자협회가 추가폭로한 '보도 외압 일지' 전문이다.

 길환영 KBS 사장은 17일 <뉴스9>을 통해 "김시곤 전 국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청와대 개입설을 전면 부인했다. ('뉴스9' 화면 캡쳐)
 길환영 KBS 사장은 지난 17일 <뉴스9>을 통해 "김시곤 전 국장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청와대 개입설을 전면 부인했다. ('뉴스9' 화면 캡쳐)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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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①] 5월 3일

안철수 새정치연합 대표가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에 대해 통렬히 반성하라는 회견을 해 이를 9시뉴스에는 반영을 못해 뉴스 하단에 롤업 아이템에 <안철수 대표 "대통령 통렬한 사과 요구" VS 새누리, "사고 수습이 먼저"> 이렇게 균형을 잡아서 살짝 끼워넣어 뒀는데 사장이 이를 보고 21:05에 전화를 해 그거 당장 빼라고 주문... 하지만 9시뉴스 진행 중간에는 시스템적으로 뺄 수가 없어 그대로 방송한 다음, 후배 기자들이 눈치 못채게 보도국 간부 A를 거쳐 다른 보도국 간부 B에게 전달됐으며 간부 B는 뉴스가 다 끝난 뒤 21:45:43에 직접 문자그래픽실로 가서 이를 삭제하기도 함.

[사례②] 5월 5일
사장은 이례적으로 본부장실에 보도본부장 보도국장 편집주간 취재주간 회의를 오후 2시 소집 누군가와 점심을 먹으면서 들었는지 해경에 대한 비판하지 말라 지시. 이에 대해 본부장 이하 간부들은 모두 어안이 벙벙해하며 썰렁한 분위기가 수분 동안 흘렀음. (이는 BH의 일관된 요구였음. 아마도 보도국장이 말을 안 듣는다고 사장에게 전하는 자리였던 것으로 추정) 그날 잡혀있던 사회 2부의 이슈&뉴스가 해경을 거의 빼내는 방법으로 제작 방송됨.

[사례③] 5월 6일
9시뉴스 그래프를 보면 일반적으로 대통령 또는 정치 아이템이 나오면 시청자 이탈 현상이 나오는 만큼 예고에는 포함하지 않고 있음. 5월6일 이 원칙에 따라 대통령 아이템을 예고에서 삭제했었음. 사장은 예고를 보고 20:39분 010-xxxx-xxxx번에서 010-xxxx-xxxx번으로 전화가 걸려 옴. 왜 예고에 대통령 기사가 안나갔는지 묻고는 헤드라인에서는 나가는지 순서는 몇 번째인지 물음. 헤드라인에는 나가고 큐시트 순서에 따라 3번째라고 보고하자 사장은 2번째로 올리라고 요구함. 이에 따라 00 간부에게 다시 전하고 00간부는 담당 기자에게 얘기해 16시에 만들어져 있던 헤드라인 순서를 바꿔 20:44분 59초 뉴스를 15분 남겨두고 바꾸게 됨.

[사례④] 5월 8일
이날도 경제부를 중심으로 정치부까지 참여하는 해경 조직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이슈&뉴스가 잡혀 있었음. 그러나 이대로 가편집(가 큐시트)이 사장실로 전달될 경우 틀림없이 사장의 저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돼 △△간부에게 가편집에서 '해경'이란 단어를 다 지우고 가짜 가편집본을 만들도록 해 사장실로 보냈고, 실제 뉴스에서는 원안대로 해경 비판으로 나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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