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어 물 들어온다. 저기 있는 사람 다 죽었다..." 절망과 자조가 뒤섞인 목소리였다. 지난 4월 16일 오전 10시 17분, 영상 속에서 세월호 우현 4층 갑판 벽을 바닥삼아 딛고 서 있던 승객들은 객실 안쪽에서 차오르는 바닷물을 보며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 영상은 생존자 김홍경(58)씨가 촬영한 것이다. 김씨 등 탑승객들은 이날 9시 56분 께 객실에서 갑판으로 빠져나와 구조를 기다리고 있었다.
오전 10시 이전부터 이미 거의 90도 가까이 기운 세월호의 침몰 속도는 빨랐다. 가장 높은 지대인 우측 갑판은 비교적 안전하다 여겼지만 15분 쯤 지나자 선미 쪽 객실 출입구에서도 바닷물이 차올랐다. 배 앞 쪽에서 물살에 쓸려온 철제 자판기도 함께 떠올랐다.
이날 김씨는 해경 구조헬기에 함께 있던 학생들 20여 명을 태워 올렸다. 이후 자신은 어선에 의해 구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