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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와 언론노조, 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보도를 모니터 하는 민주언론시민연합 그리고 현장에서 취재하는 기자들에게 세월호 침몰 언론보도의 문제점을 듣는 인터뷰를 기획시리즈로 준비했다.-기자 말

 2012년 MBC 노조 파업 당시 이용마 기자
ⓒ MBC 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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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권 하에서 언론이 신뢰를 회복할 방법이 없다."

지난 2012년 전국언론노동조합 MBC 본부(아래 MBC 노조)의 170일 파업 당시 노조 홍보국장을 역임한 이용마 MBC 해직기자는 세월호 보도로 쌓인 언론의 불신을 어떻게 극복하고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묻자 이렇이 단언했다.

세월호 침몰 피해자 가족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방송사 간부들의 망언으로 논란이 뜨거운 가운데, 해직기자는 방송사들의 세월호 보도를 어떻게 볼지 궁금했다. 지난 12일 서울의 한 사무실에서 이용마 기자를 만났다.

"각 방송사 기자들이 성명을 낸 것에서 보이는 것처럼 현재 언론 보도 자체가 참사"라며 입을 연 이 기자는 "그동안은 사람들이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드러나지 않았다. 이번엔 300명이 넘는 사람들, 특히 어린 학생들의 목숨이 걸려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주시해서 문제들이 노출된 것일 뿐 정부의 언론장악 이후 (이러한 보도는) 지속된 것"이라고 총평했다.

세월호 사고로 주목받는 것은 다름아닌 JTBC다. 시간이 흘러 다른 방송사들이 세월호에서 발을 빼려는 요즘도 JTBC는 첫 리포트로 세월호가 나간다. 그러나 JTBC는 편법과 위법 속에 탄생한 종편 가운데 하나다. 종편 퇴출을 어떻게 봐야 할까?

이에 이용마 기자는 "처음 종편을 반대한 것은 종편이 출범하면 부적절한 보도를 할 것이란 문제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종편 자체가 출발 과정에서 부도덕성과 불법성이 있다는 점이었다"면서 "그런 점에서 종편의 퇴출 운동은 그대로 유지하되 JTBC와 다른 종편은 구분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송사 간부들의 잇따른 상식 밖 발언에 대해 이 기자는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의 멘탈리티와 일반인들의 멘탈리티가 동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본다"면서 "언론이 갖춰야 할 1차적인 조건이 바로 어느 시각에서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 사람들은 청와대의 관점에서 자기가 대통령인양 모든 걸 바라보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청와대 기자단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비보도 요청을 깬 <오마이뉴스> 등의 언론사를 중징계한 것에 대해서는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자기 자신을 청와대와 동일시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음은 이용마 MBC 해직기자와 나눈 일문일답을 정리한 것이다.

"세월호 보도 '참사', 정부와 언론 긴장 관계 없어져 발생"

 MBC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 책임자인 박상후 전국부장이 8일 유가족을 폄훼하는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예상된다. 다음은 지난 7일 박상후 부장이 민간잠수사의 죽음을 유가족의 조급증에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이다.
 지난 7일 박상후 부장이 민간잠수사의 죽음을 유가족의 조급증에 있다는 취지로 보도한 <뉴스데스크> 방송 화면.
ⓒ MBC <뉴스데스크>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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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침몰 사건이 일어난 지 어느덧 한 달이 되어 갑니다. 지난 한 달의 언론 보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오늘(12일) MBC 기자들이 성명 냈고 지난주 KBS 막내 기자들이 성명서를 냈잖아요. 이런 데서 보여지는 것처럼 현재 언론 보도 자체가 '참사'죠. 일단 정부 발표에 대해 전혀 확인하지 않고 받아쓰기 행태가 그대로 나오고 있어요. 단적인 예가 초기에 전원 구조되었다는 발표라든지, 사상 최대 인력 투입해서 구조작업을 펼친다는 정부 홍보성 발표들이죠.

두 번째는 세월호 참사로 단 한 명의 생존자 구조도 못하면서 정부에 대한 불신과 비난이 높아지자 정권의 안위를 챙기는 보도 형태가 그대로 드러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항의를 하거나 비난하는 목소리는 다 빠지고 요즘은 언론 스스로가 앞장서서 오히려 유족들을 비난하는 보도까지 내고 있죠.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문제성 발언도 있었지만 최근 MBC에서는 박상후 전국부장이 나서서 유족들의 조급성 때문에 잠수부가 사망한 것처럼 보도를 했어요. 또 김장겸 보도국장은 공식석상인 편집회의에서 부장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유족들을 향해 "깡패"라고 비하했다는 것 아닙니까.

이런 모습은 언론장악 이후에 지속되는 실태예요. 그런 보도로 인해서 발생하는 문제점들이 그동안은 사람들이 자기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에 특별히 드러나지 않았어요. 그러나 이번엔 300명이 넘는 사람들의 목숨이 걸린 문제다 보니까 사람들이 주시를 해서 봤고 어린 학생들이다 보니 자기 문제라고 인식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주시를 하는 상황에서 이런 문제들이 여과 없이 노출된 것뿐이죠."

- 전동건 방송기자연합회장은 "비판과 견제 기능이 없는 공영방송에서 얼마나 대참사가 벌어질 수 있는지를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규정하셨던데.
"맞는 얘기죠. 언론과 정부간에 긴장관계가 있으면, 특히 언론이 정부에 대해 건전한 비판과 견제를 할 경우엔 정부에서 나타나는 여러 가지 문제들이 조기 발견돼 해결될 수 있어요. 그러나 언론이 장악되면서 자기 목소리를 못 내잖아요. 정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비판적인 목소리를 못 내는 실정이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문제점은 잠재된 상태로 지속이 되는 거죠. 그러다 언젠가는 이번 세월호 사건처럼 터질 경우엔 문제가 커질 수 있다는 거죠. 수습 과정도 마찬가지였잖아요. 전원 구조됐다고 할 때도 아마 진도 근처에 주재기자가 있을 거예요. 그럼 그 기자들이 주변에 조금만 확인을 했어도, 혹은 인천에서 출발을 했기 때문에 출발할 때 세월호 관련해서 관계기관에 조금만 확인했어도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을 거예요.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다 구조된 것으로 알진 않았을 거예요.

현장에서 확인하고 방송에서 재빠르게 알렸더라면 청와대도 훨씬 빨리 움직었을 거예요. 그런데 언론이 정부 발표만 받아서 전원 구조됐다고 하니까 청와대도 넋 놓고 있었고 일반인들도 안심했잖아요. 심지어 실종자 가족들도 아무 생각 없이 다 구조됐다고 하니까 애들 무사한가 보다 하고 내려간 거잖아요. 이건 언론의 기능이 무너짐으로써 생기는 현상이라고 봐요."

- 세월호 사고로 JTBC뉴스가 새롭게 조명 받고 있어요. 무조건 종편 퇴출을 주장할 수 없을 것 같은데.
"JTBC 때문에 종편 문제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는 말이 나오는데 JTBC의 최근 보도 행태와 종편의 문제는 구분해서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처음 종편 출범에 대해 비판을 했던 이유는, 종편이 출범을 하면 부적절한 보도를 할 것이란 것도 있었지만 그것보다는 종편 자체가 출발 과정에서 부도덕성과 불법성이 있었던 점도 있잖아요.

당시 종편과 관련된 법안도 날치기 처리가 됐고. 이런 문제들 때문에 종편 퇴출을 말하는 거거든요. 지금 와서 JTBC는 보도를 잘하니까 종편 퇴출 운동은 하지 말아야 되느냐 이건 아니라고 봐요.

JTBC는 지금 현재 있는 그대로 보고 대응하면 돼요. 손석희 사장이 들어감으로써 '정상적인 방송이면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느냐'는 표본을 보여주고 있어요. 그러나 손 사장이 떠난 다음에도 JTBC가 그대로 갈 것인지 하는 문제제기를 많이 하잖아요. 그럼 지금은 JTBC에 대해 퇴출 반대하고 나중에 보도가 달라지면 퇴출 운동하자? 이건 아니잖아요.

그런 점에서 종편 퇴출 운동이라든지 그런 목표는 그대로 유지를 하되, 현재 상황에서 우리가 현실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이냐의 문제를 생각해야죠. 이 차원에서는 분명 JTBC와 다른 종편은 구분을 하는 게 맞죠. 따라서 종편 퇴출 운동의 철회 운운 하는 건 책상머리 생각이라고 봐요."

"KBS와 MBC 간부들, 국민 아닌 청와대 관점"

김시곤 KBS보도국장 반박 회견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격하게 항의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발언 당사자로 알려진 김시곤 KBS보도국장이 9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제발언이 왜곡되었다고 반박했다.
▲ 김시곤 KBS보도국장 반박 회견 세월호 희생자와 교통사고 사망자를 비교하는 발언으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이 격하게 항의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는 가운데 발언 당사자로 알려진 김시곤 KBS보도국장이 9일 오후 여의도 KBS신관 국제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실제발언이 왜곡되었다고 반박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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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7일 KBS 막내기자들이 세월호 보도에 대한 반성문을 써서 화제가 되었어요. MBC는 어떤 것 같나요?
"MBC도 오늘 121명이 성명서를 냈죠. KBS에서 먼저 이런 움직임이 나왔잖아요. KBS와 MBC가 지금 단계에서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2012년에 KBS는 95일 파업했고 노사 합의해서 복귀를 했어요. 그러나 MBC는 170일 파업에도 노사가 합의한 게 아니라 노조가 일방적으로 파업을 철회하고 들어갔어요. 회사는 아무 변화가 없었죠. 오히려 회사에서는 그때 이후 지금까지 60명 가까운 경력기자를 뽑아서 충원했고 기존 기자들을 전부 현업에서 내친 상태고요. 그러다 보니 KBS 경우에는 나름대로 동력이 살아 있는 겁니다. 그리고 기자들이 그나마 기자로서의 일을 하고 있어요.

KBS 같은 경우 MBC처럼 경력기자를,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들을 새로 투입해서 인력을 교체한 것은 아니잖아요. 그러다 보니 기존의 인력들이 현재 돌아가는 시스템에 대한 불만이나 비판의 목소리을 낼 수 있는 여지가 그나마 있는데, MBC는 인력이 교체됐어요. 현장에서 뛰는 인력 50명 이상이 다 빠져 버렸단 말이에요.

새로 들어온 인력은 비판의 목소리를 안 냅니다. 쉽게 말해서 그만큼 자기들 입맛에 맞는 기자들로 물갈이를 했다는 얘기예요. 그러다보니 제대로 된 목소리들이 나올 수 없는 시스템이 된 거죠. 기자들이 일을 안 하고 있어요. 그런데 오늘 121명이 반성을 했지만 그들 대다수는 현장에서 배제된 것으로 알고 있어요. 다만, 자기도 기자라는 신분 때문에 최근 MBC에서 진행되는 뉴스를 보고 참담한 심경을 금하지 못해서 성명서에 동참을 한 것일 뿐이죠."

- 그럼 MBC 기자들의 성명서는 어떻게 보세요?
"첫 움직임이라고 봐요. 파업 이후 2년 가까이 되어가고 있잖아요. MBC시스템이 파업 이전에 비해 오히려 더 악화됐단 말이에요. 김재철이 쫓겨났지만 그 시절보다도 더 열악한 상황으로 가고 있거든요. 기자들의 자율성이라든지 하는 것은 완전히 말살되다시피 한 상황이고 내부에서 어떤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 의사소통 통로조차도 전혀 부재합니다.

오늘 성명서 냈더니 회사는 참여자를 찾아서 문책하겠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럴 정도로 삼엄하고 공포정치를 하는 게 현실이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기자들이 그동안 많이 참아왔고 이번 성명서는 그에 따른 소산이라고 봐요. 하나의 시작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 시민들은 MBC 광고주 불매운동이나 KBS 시청료 거부 운동을 하려는 움직임이 있는데 어떻게 보세요?
"의미 있는 일이라고 봅니다. 광고 불매운동이나 시청료 거부운동은 불공정 보도를 일삼는 방송사에게 심리적인 압박요인이 됩니다. 방송사 내부에서 싸우고 있는 언론인들에게 간접적인 힘이 될 겁니다."

- 지난 9일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결국 물러났어요. 방송사 사장이나 보도책임자들의 상식 밖의 발언은 어떻게 보세요?
"KBS 김시곤 보도국장 문제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덮인 게 있어요. MBC 박상후 전국부장이 최근에 잠수부가 사망한 게 마치 유족들의 조급성 때문인 것처럼 비난한 보도도 있었거든요. 양 방송사에서 공히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어요. 저는 이 문제를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의 멘탈리티와 일반인들의 멘탈리티가 동떨어져 있기 때문으로 봐요.

아마 이 사람들은 자기가 말한 것에 대해 전혀 반성하지 않을 거예요. 김시곤 국장도 물러나면서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는 변명으로 일관했고 오히려 길환영 사장에 대해 방송 독립성을 해쳤으니 나가라고 했잖아요. 제가 볼 때 이건 '너나 나나 똑같은데 내가 왜 희생양이 되어야 하지?'란 인식에 기인한 거예요. 반성하기 보다는 재수가 없었다는 인식이죠.

MBC도 뉴스 리포트로 유가족들을 비난하는 뉴스도 하잖아요. 완전히 일반인들과 동떨어진 수준의 생각이죠. 사유구조 자체가 이미 다른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세월호 사건이 지속되면 지속될수록 저 사람들의 상식 밖의 행동이나 문제는 드러난다고 봐요. 사람을 바꾸지 않는 한 해결할 수 없는 거예요.

안광한 MBC 사장도 마찬가지로 자기 혼자만의 생각을 가지고 세상을 바라보고 있어요. 일반인들의 시각, 특히 사고가 났을 때 피해자의 시각에서 보는 게 중요하죠. 언론이 갖춰야할 1차적인 조건이 바로 어느 시각에서 바라볼 것인가의 문제인데 이 사람들은 청와대의 관점에서 자기가 대통령인양 모든 걸 바라보는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이 정권에 피해가 가지 않고 유지될 것이냐는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거지요."

"'계란 라면' 보도 중징계 청와대 기자단, 기자 아니라는 선언"

서남수 '어서 드시죠' 전남 진도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16일 당일 구조된 탑승객들의 임시 보호소로 쓰인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라면을 먹어 논란 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당시 라면을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박준영 전남지사.
 전남 진도해상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사고가 일어난 지난 4월 16일 당일 구조된 탑승객들의 임시 보호소로 쓰인 진도 실내체육관에서 라면을 먹어 논란 된 서남수 교육부 장관이 당시 라면을 먹을 것을 권하고 있다. 반대편에 앉은 사람은 박준영 전남지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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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사퇴를 한다고 했는데 정확히 말하면 보직 사퇴지 KBS를 떠난 게 아니잖아요. 그것은 국민을 우롱한 것 아닌가요?
"우롱한 거죠. 길환영 KBS 사장이 청와대 앞에서 유족들에게 사의를 표명해서 사표를 수리하겠다고 말했거든요. 유족들은 당연히 KBS에서 나가는 것으로 받아들였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순순히 물러난 거죠. 단순히 보직사퇴면 보직사퇴라고 말했어야죠. 보도국장을 교체하겠다가 정확한 표현이겠죠. 결과적으로 국민을 우롱한 거죠.

저는 기본적으로 이 사람들이 국민들을 우습게 안다고 봐요. 김시곤 국장이나 김장겸 국장의 발언이라든지 부적절한 발언이 나오는 자체가 국민들을 존중하지 않기 때문이에요. 현 정부도 마찬가지라고 보는데 국민들을 어리석게 보는 것 같아요. 그래서 자신들이 통치하고 다스려야 할 대상으로 보고 있는 거예요. 그러다 보니 국민들이 조금만 악악 댄다 싶으면 "미개하다"는 발언이 쏟아져 나오잖아요.

'가만히 있으라'는 말은 세월호 내부만의 문제가 아니에요. 정부가 지금도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고 하잖아요. 평소에도 마찬가지예요. 뉴스에서 정치나 경제 뉴스는 다 빼버립니다. '너희는 가만히 있으라. 우리가 해결한다. 너희는 따라오기만 해라'는 인식이 깔린 사람들이에요. 그러다 보니 지금과 같이 국민들 우롱하는 사태도 이 사람들은 잘못이라고 생각 안 할 거예요. 죄의식이 전혀 없어요."

- <오마이뉴스> 등이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의 '계란을 넣어 먹은 것도 아닌데'라는 발언을 비보도 요청에도 불구하고 보도해 청와대 기자단에서 중징계를 당한 건 어땋게 보세요?
"이건 코미디죠. 쉽게 말해서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자기 자신을 청와대와 동일시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일이 벌어진 거예요. 말 그대로 '한통속'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MBC나 KBS 사장이나 보도국장이 자기 자신을 청와대와 동일시해서 생각하는 것과 똑같다고 봐요.

예전 군사 정부 시절엔 제일 센 출입기자가 청와대 출입기자였어요. 그리고 청와대에 출입하려면 청와대에서 검열을 했어요. 때로는 기자를 꼭 집어서 이 기자를 보내 달라고 하기도 했답니다. 이게 민주화가 되어 그 정도까지는 아니라도 적어도 부적격 인사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정도까지 물러난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러나 지금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박 대통령의 해외 순방시 보였던 과도한 찬양일색의 보도 행태, 그리고 평소에 청와대에 대해서 비판적인 보도를 완전히 빼버리는 행태 등을 볼 때, 일반 국민이 아니라 청와대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생각하다 보니 이런 문제가 발생을 했다고 봐요.

<오마이뉴스>에 대해 징계를 한 건 아주 조금은 이해해 준다 해도... 물론 그것도 웃기죠. 그러나 <오마이뉴스>가 이미 보도를 한 다음에는 사실상 '오프 더 레코드(비보도)'를 유지해야 할 이유가 없잖아요. 그 상황에서 나중에 보도한 <한겨레>나 <경향신문>, <한국일보>에 대해서까지 징계를 하는 것은 스스로 기자가 아니라고 선언한 거죠."

- 민 대변인의 비보도 요청은 어떻게 보세요?
"어떤 상황에서 나온 말이며 비보도를 요구했는지 정확히 모르기 때문에 뭐라 확답을 할 수는 없지만 부적절한 발언은 맞아요. 그런데 왜 이런 부적절한 발언을 기자들 앞에서 하고 또 그거에 대해 '오프 더 레코드'를 걸었느냐, 코미디거든요. 민 대변인이 청와대 출입기자들에 대해 '이 사람들은 나와 생각이 같은 사람들이다'는 의식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기자 앞에서 그런 얘기를 스스럼없이 하고, 문제될 거 같으니까 오프를 거는 과정이 진행되지 않았나 생각해요."

- 우선 급선무는 국민들에게 언론이 신뢰를 얻는 일일 텐데 신뢰를 얻기 위해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공영방송사의 지배구조 개선, 그리고 언론사 내부에서의 견제와 감시장치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는다면 이 정권 하에서 언론이 신뢰를 회복할 방법은 없다고 봐요. 지금 엉뚱한 보도들이 나오는 게 방송사 시스템의 문제만이 아니라 사람의 문제거든요. 아무리 시스템이 잘 되어 있으면 뭐해요?

예를 들어, MBC 같은 경우에 노사단협으로 공정방송협의회를 통해서 문제 있는 보도가 나올 경우에 노조에서 회사를 상대로 책임을 묻도록 만들어 놓았어요. 하지만 단협 사항이다 보니 안 지키면 그만이에요. 그리고 MBC는 이제 단협도 없어요. 회사에서 단협체결 안해줘요. 단협 협상할 의지가 전혀 없어요.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사람이 안 움직이는데 시스템이 좋으면 뭐합니까? 사람이 바뀌어야 해요.

예를 들어 김시곤 KBS 보도국장이 나가면서 길환영 사장에게 방송독립성을 해쳤으니 당신도 나가라고 했잖아요. 보도국장이 얘기할 정도면 얼마나 심각한 문제겠냐고요. 보도국장은 뉴스의 총책임자예요. 그 사람이 사장에 대해 그렇게 말할 정도면 엄청 심각한 문제로 봐야 되거든요. KBS뿐만 아니라 MBC도 똑같은 문제예요. 따라서 정권이 공영방송을 마음대로 휘두를 수 있는 시스템을 먼저 제거할 필요가 있다는 거죠.

두 번째로는 내부에서 견제와 감시를 할 수 있는 장치들, 앞서 말한 대로 공정방송 협의회를 운영한다든지 하는 규정들을 단순히 단협이 아니라 법률로 보장을 해준다면 저 사람들이 함부로 무시 못 할 거예요. 혹은 보도국장을 사장이 임명하더라도 구성원들이 임명동의를 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필요한 거죠.

국장 정도 임명되는 사람이면 회사 생활을 오래했기 때문에 어떤 사람인지 견적이 다 나와 있습니다. 문제 있는 인물이 보도국장으로 올 때 거기에 대해 내부 구성원이 비토를 할 수 있는 권한을 준다면 이런 문제들은 많이 해소될 수 있다고 보거든요. 그런데 현 정부가 이런 것을 할 의지가 전혀 없어요. 이런 상황에서 언론의 신뢰라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이영광 시민 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blog.daum.net/lightsorikwang)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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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들의 궁금증을 속시원하게 풀어주는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너뷰'를 연재히고 있는 이영광 시민기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