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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2학년을 둔 학부모의 마음

두 아이 중 첫째가 고등학교 2학년이다. 이 아이는 꿈이 있고 목표가 있지만, 공부를 하지 않아 부모로서 늘 걱정이 앞선다.

3살 때 아데뇨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한 달 이상의 고열로 생사의 갈림길에 있을 때 그저 목숨만 살려달라고 기도했던 자식이고, 그 이후 환절기가 되면 병원에서 살다시피 하고, 평소에도 호흡기 치료기를 달고 살았던 자식이었다. 초등학교 운동회 때 달리기를 꼴찌 해도 끝까지 달려준 것이 대견했고, 친구들과 어울려 같이 놀 수 있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 부모로서 행복을 느꼈다.

성공이나 돈 많이 버는 것, 다 필요 없고 다만 '정상인'으로만 커 주고 살아주기만 해도 부모로서 감사하며 살아야겠다던 시기가 있었는데, 지금은 공부하라는 잔소리에 좀 더 좋은 대학을 보내기 위해서 노력하면서도 '다른 부모들도 마찬가지니까'라며 위안으로 삼았다. 

그런데 세월호의 사건은 그러한 내 모습을 다시금 바라보게 되었다. 말썽꾸러기 아들이지만 살아있지 않은가? 그러면 이 아들에게는 무엇이 되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무엇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한 것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국가적인 자아 성찰의 시기

모든 국민이 세월호 참사를 보면서 내 자식이 세월호에 타고 있다는 안타까운 마음으로 뉴스에 초점을 맞추고 몇 주를 보냈을 것이다. 나 또한 신문 기사를 보면서 유가족과 같은 마음으로 눈물을 흘렸고, 기성세대로서 대한민국을 이렇게 만든 나를 자책하며 내 삶을 돌아보며 보냈다.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의 대한민국과 몇 주가 흐른 지금의 대한민국은 어떻게 달라졌을까? 이 물음에 기성세대의 한 사람으로서 부끄러움을 감출 수 없다. 정부는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하고, 정치권은 세월호 참사 또한 정쟁의 도구로 삼아 국회를 여니 마니 하고 있다. 언론에서는 고위 인사들이 연일 부적절한 발언으로 또 다른 뉴스를 만들고, 일부 보수 단체에서는 세월호 참사를 종북몰이로 끌고 가려는 이해할 수 없는 시도도 있었다.

그렇지만 유족들은 청와대로 향하고, 노란 리본을 단 많은 국민의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촛불을 든 학생들과 시민들을 중심으로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한국이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논의의 장을 만들고 있다.

어느 신문에서 10년 전 고등학교 수학여행을 가던 중 버스가 전복하여 십여 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 중 한 생존자가 10년이 흐르는 과정에서 유족들이 겪었던 많은 일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그는 세월호 사건이 마무리된다고 모든 일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국민들이 세월호 참사를 잊는 만큼 유족들의 아픔은 더욱 혹독할 것이라며 국민들이 아픔을 잊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아픔을 나누어야 한다고 썼다.

매일 노란 리본을 보며 다짐할 것이다

대부분의 국민은 제2의 세월호 참사가 일어날 것을 우려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여론 조사에서도 이러한 사고가 또 일어날 것이라고 대답한 국민이 75%를 넘는다.

우리 사회가 제2의 세월호 사건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삼풍백화점 붕괴사건, 성수대교 붕괴사건 등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들이 천재 지변이 아닌 인재로 지속해서 일어나는 데 있다. 이래서야 내 생명은 둘째 치더라도 자라나고 있는 아이들의 생명을 어떻게 지키겠는가?

국민들이 지난 사건을 잊지 않고 사건이 일어났을 때의 심정과 시각으로 사회를 바라봤다면, 부정과 관행이 판치는 세상이 되었겠는가? 거짓과 눈가림이 통하는 세상이 되었겠는가?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권과 정권이 만들어졌겠는가?

우리 아이들에게 미래를 꿈꿀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 주려면 기성세대들이 과거를 잊지 않는 노력이 있어야 한다. 빠른 고속성장과 빨리 빨리라는 생활 방식에 익숙해진 기성세대들이 지금의 문제를 빨리 떨쳐내고 미래로 가야 한다고 생각할 때 제2의 세월호 참사는 또 일어나게 되어 있다.

나는 우리 사회가 안전한 사회, 행복한 사회, 아이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사회, 부정과 관행이 없어지는 사회, 거짓과 눈가림이 통하지 않는 사회, 국민을 두려워하는 정치권과 정권이 만들어지는 그때까지 노란 리본을 가슴에서 떼지 않을 것이다.

그것이 10년이건 50년이건 죽을 때까지라도 오늘의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다시는 대한민국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비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하나하나 실천하면서 살아갈 것을 가슴에 달린 노란 리본을 보면서 매일 다짐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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