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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내부에서 자사의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KBS는 지난달 18일 오후 4시 30분경 자막과 앵커의 발언을 통해 "구조당국이 선내 엉켜 있는 시신을 다수 발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KBS 내부에서 자사의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KBS는 지난달 18일 오후 4시 30분경 자막과 앵커의 발언을 통해 "구조당국이 선내 엉켜 있는 시신을 다수 발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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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보강 : 7일 오후 3시]

"취재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다"

KBS 내부에서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를 비판하는 막내 기자들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세월호 침몰 사고를 취재한 KBS 38·39·40기 취재·촬영기자 40여명은 7일 오전 사내 기사작성용 보도정보시스템에 세월호 사고 보도를 반성·비판하는 글 10건을 올렸다. 이들 중 40기 기자들은 지난해 입사한 막내 기자들이다.

기자들은 국가재난주관방송사인 KBS가 진도와 안산 등 취재 현장에서 희생자·실종자 가족들로부터 큰 비판을 받고 있는 것을 두고, KBS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자들은 KBS 뉴스에서 박근혜 대통령 비판 기사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토로했다. 또한 희생자·실종자 가족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KBS는 지난달 18일 <뉴스특보>에서 "구조당국이 선내에 엉켜있는 시신을 다수 확인했다"고 보도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김시곤 보도국장이 지난달 말 '세월호 사고는 300명이 한꺼번에 죽어서 많아 보이지만, 연간 교통사고로 죽는 사람 수를 생각하면 그리 많은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논란을 낳기도 했다.

"시민들이 '보도 똑바로 하라'고 욕... 죄송하다"

한 기자는 글에서 "세월호 침몰 속보를 접한 취재팀이 비행기에 내려 처음 향한 곳은 팽목항이 아닌 목포였다"면서 "현장으로 가지 않은 기자들, 어쩌면 저희는 이때부터 팽목항 가족들을 향한 귀를 반쯤 접고 시작한 것 아닌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뉴스 제작의 중요한 두 부분을 맡고 있는 취재기자와 촬영기자의 헤드쿼터가 목포와 진도로 나눠졌다"면서 "우리는 현장에서 울렸던 울음과 우리를 불렀던 목소리에 귀를 닫았다, 취재 기자는 목포국에 있는 컴퓨터가 아닌 현장에서 귀를 열어야 했고, 촬영기자는 현장의 이면을 전달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기자는 또한 "며칠 전 <이 시각 현장> 라이브 중계를 위해 광화문에서 2시간 정도 대기했다, 지나가시던 많은 분들이 'KBS 개XX들', '보도 똑바로 해라'고 욕을 했다"면서 "욕한 분 옆에 서 있던 친구 분이 제게 오셔서 죄송하다고 했다, 제가 죄송하다, 저 또한 진도에서 침묵하고 있었던 한 명"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기자는 "요즘 취재 현장에서 KBS 기자는 '기레기 중 기레기'"라고 지적했다. 그는 "얼마 전 한 후배가 세월호 관련해 시민 인터뷰를 시도하다 대여섯 명의 시민에게 '제대로 보도하세요, 왜 그따위로 방송해서 개병신(KBS) 소리를 들어요'라는 말을 들었다"면서 "이 수모, 절대 후배가 감당해야 할 몫이 아니다, 편파 보도를 지휘하는 보도본부장, 보도국장에 화가 났다가도 금세 나 자신을 돌아보게 된다"고 전했다.

이 기자는 경영진을 향해 "그래서 처음으로 말씀드린다, 부디 권력으로부터 '편집권 독립'을 이루세요, 시민들로부터 후배들로부터 '편집권 독립' 외치시지 말고요"라면서 "청와대만 대변하려거든, 능력껏 청와대 대변인 자리 얻어서 나가서 하세요, 그 편이 오히려 솔직한 겁니다, 더 이상 '개병신' 소리 듣기 싫다"고 강조했다.

"KBS 뉴스에서 진도체육관 가족들 목소리 모두 없애"

기자들은 KBS 뉴스에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는 글이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 기자는 글에서 "4일 대통령은 사고 이후 두 번째로 진도를 방문했다, 팽목항에서의 혼란스러움과 분노들을 우리 뉴스는 다루지 않았다, 육성이 아닌 CG(컴퓨터 그래픽)로 처리된 대통령의 위로와 당부의 말씀만 있었을 뿐"이라면서 "톱으로 대통령의 방문을 다룬 것도 모자라 두 개의 꼭지로 대통령의 동선을 따라 장소별로 보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왜 우리뉴스는 대통령에게 책임을 묻지 않는 건가요? 이 나라는 대통령은 없고 물병 맞고 쫓겨나는 총리, 부패하고 무능한 해경, 구원파만 있는 건가요?"라면서 "대통령은 찬사와 박수만 받아야 하고 아무 책임도 없는 건가요? 정권을 감시하고 비판해야 하는 언론은 어디로 간 겁니까? 왜 현장을 있는 그대로 보도하지 않는 건가요"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자는 "대통령의 첫 진도방문 리포트에서 진도체육관에서 가족들의 목소리를 모두 없앴다, (가족들의) 거친 목소리는 사라지고 오로지 대통령의 목소리(와) 박수 받는 모습들만 나갔다"면서 "대통령의 안산분향소 조문은 연출된 드라마였다, 조문객을 실종자의 할머니인 것처럼 편집을 해서 시청자들이 객관적 사실을 왜곡되게 받아들이게 했다"고 꼬집었다.

기자들이 쓴 글 마지막에는 공통적으로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 세월호 보도에 관여한 모든 기자들이 참석하는 토론회를 제안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들은 "KBS가 재난주관방송사로서 부끄럽지 않은 보도를 했는지 반드시 반성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결과물을 우리 9시 뉴스를 통해 전달하고, 잘못된 부분은 유족과 시청자들에게 분명히 사과해야 한다"면서 "침몰하는 KBS 저널리즘을 이대로 지켜보기만 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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