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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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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그렇게 해온 거야. (경제) 성장을 왜 하는지, 누굴 위해 하는지, 생각을 못 했거나, 아예 하지 않았거나…. 국민들에게 정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런 것을 제껴두고 말이야."

그는 외투를 벗어 의자 위에 올려놨다. 그리곤 펜을 쥔 손으로 책상을 툭툭 쳐가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의 인터뷰는 결코 만만치 않다. 모든 인터뷰가 그렇지만, 그와의 대화는 긴장의 연속이다. 사전 질문지도 무용지물이다. 그렇다고 이야기의 주제에서 벗어나는 법도 없다.

- 이번 참사를 선장이나 회사의 책임으로 몰아가려는 경향도 엿보이는데요.
"(고개를 흔들며) 그냥 몇몇 사람만 감옥에 집어넣고 끝날 것 같으면 오히려 쉽게 해결될 수도 있지. 근데 세월호 사고가 어디 그런 건가. 밑바닥엔 '돈'이 있잖아. 단순한 '돈'이 아닌 우리 사회를 좌지우지하는 것이 그 '돈'이라는 거야."

그가 말하는 '돈'은 자본주의의 상징이다. 그 체제를 굳건히 지켜주는 핵심이기도 하다. 마르크스 경제학과 공황을 연구해 온 그에게 자본주의는 극복대상이었다. 반복되는 경제위기와 계층 간 부의 양극화, 사회적 갈등은 이미 오래전부터 그의 입에서 예고됐던 것들이다. 그의 '돈' 이야기는 계속됐다.

"누굴 위한 성장인가, 철저히 기득권층을 위한 성장"

"서구 자본주의 역사를 보면 돼. 빈부격차에 따른 불평등은 계속되고 경제위기도 함께 이어져요. 예나 지금이나 위기의 직접적인 피해는 노동자, 서민들에게 집중됐고, 더이상 그들도 참고만 있을 수 없었던 거예요. 유럽은 말할 것 없고, 미국의 잘나가던 재벌들이 해체되고, 노동자의 권리가 크게 높아진 것도 그런 위기 때였어."

그는 "서방 국가들은 자본주의가 성장하면서 민주주의도 한 발 더 앞서갔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오로지 성장만 있을 뿐 민주주의에 대한 체험도 부족했고, 제대로 된 경험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김 교수는 특히 우리 사회의 뿌리 깊은 기득권층에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들은 정부관료를 비롯해 여야 정치권도 포함된다. 재벌기업들도 한 축을 이룬다.

- 이명박 정부 이후 진보진영에선 개발독재의 회귀라는 지적도 있었는데요.
"(고개를 끄덕이며) 김대중이나 노무현 정부도 진보정권이라고 말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민주주의에선 어느 정도 진전하려는 노력이 있었지. 그런데 말야, 이명박 시대부터는 완전히 과거로 돌아간 거야. 일부 대기업과 기득권 중심으로 철저히 자신들만의 이익을 위한 정치를 했잖아."

- 이번에 관료들에 대한 비판도 거센데요.
"예전부터 독재정권은 관료들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을 수밖에 없어. 지금은 많이 투명해졌다고 하지만, 관료와 정치권, 언론 등의 결탁은 오히려 더 교묘하게 유지되고 있잖아. 퇴직 이후 공무원들 산하기관에 재취업하게 해주면서 정치권과 기업, 관료들이 한통속이 되고, 언론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늙은 사람들도 제정신 차리고, 젊은이들 중심으로 새로운 사회 준비해야"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김수행 성공회대 석좌교수.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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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의 인터뷰 말미에 물었다. 이번 사고로 많은 국민의 안타까움과 슬픔이 크다고, 어떻게 치유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다. 그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어 자신이 옛 서울대 상과대학 출신 동기들의 이야기를 꺼냈다.

"그때 함께 학교를 다녔던 친한 동기 10여 명을 지금도 만나고 있어. 몇 해 전에 한 명이 세상을 등져서 9명인데, 이 친구들이 모두 보수, 여당 지지자들이에요. 그동안 우리 사회 여러 곳에서 활동했다는 애들인데 현 체제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크더라고. 과거 독재의 타성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거야."

그러면서 그는 "우리 나이 먹은 사람들부터 정신을 다잡고 살신성인하는 자세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노인빈곤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나라인데도 정부를 비판할 줄도 모른다"고도 했다. 독재로 민주주의에 대해 갈망이 컸던 사람들이 후세들이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이어 젊은 사람들이 나서 새로운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내가 평생 마르크스를 공부해왔지만, 당장 자본주의가 어떻게 될 거라곤 생각하지 않아. 그렇다고 지금 우리 사회가 이대로 가서는 안 되잖아. 최소한의 서구 자본주의 국가들이 했던 복지국가로 가는 노력이 있어야지. 젊은 사람들, 시민들이 서로 연대하고, 힘을 모아서 새로운 사회를 준비하고 만들어가야 돼. 물론 시간이 걸리겠지만, 그렇게 가는 것이 맞아."

[인터뷰①] "박근혜, 대통령 자격 없다... 집권층 무너져도 혼란 없어"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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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이희훈입니다.

"대공황의 원인은 대중들이 경제를 너무 몰랐기 때문이다"(故 찰스 킨들버거 MIT경제학교수) 주로 경제 이야기를 다룹니다. 항상 많은 분들께 배우고, 듣고, 생각하는 고마운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