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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리오 2> 포스터

영화 <리오 2> 포스터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2011년 개봉한 CG 애니메이션 <리오>는 희귀종인 파란 마코앵무새 블루(제시 아이젠버그 분)가 지구에 남은 단 한 마리의 짝을 찾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로 향하면서 벌어지는 모험담을 다뤘다.

인간의 보살핌을 받으며 안락함을 추구하던 블루는 활동적인 쥬엘(앤 해서웨이 분)과 매번 대립각을 세운다. 날지 못하던, 어쩌면 날아야 할 이유조차 모르던 블루에게 쥬엘은 새는 날 필요가 있고, 난다는 건 누구한테도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가르쳐준다.

블루가 인간에게 의존하지 않는, 진짜 새가 되는 과정을 담은 <리오>에서 눈길을 끈 것은 브라질이란 배경이다. 리우데자네이루 출신인 카를로스 살다나 감독은 도시의 여러 풍경, 삼바로 대표되는 브라질 음악, 브라질의 전통인 카니발 축제를 <리오>에 가득 담았다.

삼바 축제의 향연으로 세계 영화 팬을 이끄는 근사한 초대장인 <리오>는 마지막 장면에서 가족을 이룬 블루와 쥬엘, 개구쟁이 세 아이를 보여주며 속편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예고했다.

 영화 <리오 2>의 한 장면

영화 <리오 2>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리오 2>는 전편에서 다룬 새의 독립성과 인간과의 공존이란 주제를 유사한 화법으로 계승한다. 블루 가족은 지구상에서 자신들 외엔 멸종된 줄만 알았던 파란 마코앵무새가 아마존에서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동족을 만나러 가자는 아내 쥬엘의 설득에 못 이겨 아마존으로 여행을 떠나기로 한다.

하지만 TV 보기를 즐기고, 먹이를 구하기보다 팬케이크를 즐기는 블루는 야생으로의 여행이 영 달갑잖다. 인간이 만든 삶에 익숙했던 블루는 밀림에서 지내는 동족을 만나 여러 사연을 겪으면서 야생의 새로 거듭난다.

<리오>에서 인간과 새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쥬엘과 새를 소중히 여기는 인간도 있다는 블루가 의견을 달리했다면, <리오 2>는 쥬엘의 아버지 에드아르도(앤디 가르시아 분)와 블루가 갈등을 빚는다. 아마존의 밀림을 불법 벌목하려는 인간을 보며 에드아르도는 인간과 가족(친구)이 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하지만, 인간의 따뜻한 마음을 아는 블루는 인간과 가족(친구)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리오 2>에선 블루 역의 제시 아이젠버그와 쥬엘 역의 앤 해서웨이 외에도 악당 캐릭터인 나이젤에 저메인 클레멘트 분가 다시금 참여했다. 블루에게 진 빚을 갚겠다며 복수의 칼날을 가는 나이젤은 마치 셰익스피어의 비극에나 나올 법한 "드디어 한 맺힌 앵무새의 복수가 시작됐다" 같은 대사를 읊조리며 재미를 준다.

여기에 나이젤을 짝사랑하는 독 개구리 가비(크리스틴 체노워스 분)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장면을 패러디하며 웃음을 선사한다. 블루의 친구인 니코(제이미 폭스 분)와 페드로(윌 아이엠 분)도 변함없이 등장하고, 새로운 캐릭터인 로베르토 역으로 가수 브루노 마스가 참여하여 영화에 힘을 실어준다.

 영화 <리오 2>의 한 장면

영화 <리오 2>의 한 장면 ⓒ 이십세기폭스코리아(주)


<리오>는 'Real In Rio'(리얼 인 리오), 'Hot Wings(I Wanna Party)'(핫 윙스 아이 워나 파티) 같은 멋진 브라질의 음악으로 뮤지컬 넘버를 장식한 바 있다. <리오>로 아카데미 음악상에 노미네이트되며 전 세계 관객에게 브라질 음악을 소개했던 작곡가 존 파웰은 <리오 2>에서 브라질 음악과 현대 팝 뮤직의 조화를 꾀했다고 밝혔다. 삼바, 클래식, 힙합, 오페라등이 어우러진 <리오 2>의 음악은 관객의 귀를 한껏 자극한다.

'Real In Rio'(리얼 인 리오)로 화려하게 문을 열었던 전편과 마찬가지로 이번에는 'What Is Love'(왓 이스 러브)로 영화의 경쾌한 시작을 알린다. 파란 마코앵무새 무리가 동족인 블루 가족을 환영하는 장면에서 흐르는 'Beautiful Creatures'(뷰티풀 크리쳐스)는 타악기의 활용이 도드라진다. 그 외에도 나이젤을 향한 가비의 치명적 사랑이 담긴 'Poisonous Love'(포이즈너스 러브)와 나이젤이 부르는 'I Will Survive'(아이 윌 서바이브)는 캐릭터의 상황을 한층 재미있게 묘사한다.

<리오 2>는 많은 캐릭터와 볼거리를 내세우나 전편과 비교하여 이야기의 완성도와 재미는 떨어진다. <리오>가 블루와 쥬엘의 대립과 그들을 위험에 빠뜨리는 나이젤을 하나의 이야기로 연결하는 것에 성공했다면, <리오 2>는 야생을 외치는 에드아르도와 도시를 그리워하는 블루의 갈등, 쥬엘을 둘러싼 블루와 로베르토의 삼각관계, 불법 벌목을 하려는 인간의 음모, 전편에서 당한 앙갚음을 하려는 나이젤, 수퍼스타를 찾으려는 니코와 페드로의 이야기를 모두 쏟아낼 뿐 하나로 묶어내질 못한다.

산만한 <리오 2>에서 의미 있게 남는 것은 뮤지컬 넘버 정도다. 브라질의 매력과 이야기의 재미를 모두 잡았던 <리오>를 기억한다면 아쉬움이 크다.

리오 2 카를로스 살다나 제시 아이젠버그 앤 해서웨이 제이미 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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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당 24프레임의 마음으로 영화를 사랑하는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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