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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마저 차별받는 세상은 아니기 바랍니다
▲ 양모 청년의 죽음에 애도를 표합니다. 죽음마저 차별받는 세상은 아니기 바랍니다
ⓒ 이명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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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생명을 잃은 학생의 죽음을 애도하는 물결이 전국에 가득하다. 하지만 안타까운 현장에서 희생당하고도 죽음마저 무관심하게 잊히고 차별당하는 안타까운 죽음이 있다. 아르바이트 노동자, 외국인 노동자 등 탑승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던 이들의 경우다. '청해진해운, 알바생에게는 장례비 지원 안 해'란 기사 내용을 확인해 보니 가슴이 더욱 아프다.

군입대를 앞두고 용돈을 벌려고 세월호에서 배식 담당 아르바이트로 승선했던 방아무개(20)씨의 경우, 청년의 생사를 해운사 측은 알지도 못하고 오히려 기자에게 물었다고 한다. 그는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이유로 투명인간 취급을 받았던 것이다.

청해진 해운 측은 "이번 참사에서 희생된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는 장례비를 지원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정규직 승무원들의 장례 비용을 전액 부담한 청해진 해운은 아르바이트 청년의 죽음에 대해서는 책임지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청년유니온 "고용 형태따라 차별... 안타깝다" 

30일, 청년유니온은 이날 성명을 내어 "세월호 사고에서 숨진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장례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것은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청년유니온은 "청해진해운 측이 주검으로 발견된 아르바이트 노동자에게 장례비를 지원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밝혔다"며 "이는 장례를 치른 정식 승무원들에게 장례비용을 모두 부담한 것과는 대조되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또 청년유니온은 "사람의 죽음에조차 지급 비용을 먼저 계산하고, 그마저도 고용 형태에 따라 차별하는 자본의 논리 앞에 깊은 모욕감을 느낀다"며 "청해진해운은 더는 안타깝게 꺼져버린 이 생명을 욕되게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정연순 변호사에게 자문해봤더니 "소송할 경우, 법원에서 과실 여부를 따져 장례비용 등을 받을 수 있도록 인정하는 경우가 있지만, 소송 시간이 오래 걸리고 일괄적으로 250만 원정도를 지급한다"고 전했다.

청해진해운은 분명 과실이 있다. 세월호에 탑승했던 선원들이 아르바이트생과 탑승객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지 못하고 자기들만 탈출했고, 생명을 살릴 시간이 있었음에도 직무를 유기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명백한 살인이다. 법적으로 과실의 책임을 면할 수 없을 것이고, 도의적으로는 더군다나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청년 백수와 비정규직이 대부분인 나라에서 정식 직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죽음마저 차별당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은 죽음마저도 차별받는 아르바이트생이나 외국인 노동자에게도 관심을 기울여 주었으면 좋겠다.


태그:#세월호 아르바이트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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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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